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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클 "사기 때 환불 검토"…'블록체인 불변성' 원칙 깨나

연합뉴스

2025.09.25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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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 동의 땐 신용카드의 환불과 비슷한 '역거래' 허용 검토
서클 "사기 때 환불 검토"…'블록체인 불변성' 원칙 깨나
당사자 동의 땐 신용카드의 환불과 비슷한 '역거래' 허용 검토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세계 2위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인 서클이 사기나 분쟁에 연루된 토큰 거래를 취소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5일 보도했다.
히스 타버트 서클 사장은 FT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토큰의) 거래를 취소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하지만 그와 동시에 결제의 최종성(finality)도 원한다"고 말했다.
타버트 사장은 "뭔가를 즉시 이체가 가능하다는 것과 그게 취소 불가능해야 한다는 것 사이에는 내재적인 긴장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조치는 가상화폐 업계가 그동안 강조해온 블록체인의 '불변성'(immutability) 원칙과의 중대한 결별이라고 FT는 평가했다.
또 기성 금융(tradfi)과 차별화를 위해 애써온 가상화폐 업계로선 극적인 태세 돌변이자 일부 순혈 가상화폐주의자에겐 '이단'으로 여겨질 수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블록체인은 참여자들에게 공개된 디지털 장부로 누구나 거래 내역을 투명하게 볼 수 있고, 한번 기록된 거래는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왔다.
한 유명한 벤처캐피털 투자자는 이 같은 구상을 여전히 블록체인이라고 부르는 것은 모욕적이라고 말했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 출신인 타버트 사장은 현재 개발자들 사이에서 "특정 블록체인에서, 특정한 상황 하에, 모든 참여자가 동의한다면 사기에 대해선 어느 정도 거래 취소가 가능할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했다.
그는 또 "사람들은 블록체인 기술과 스테이블코인, 스마트 계약이 현재 (금융) 시스템보다 기술적으로 우월하다고 한다"면서도 "하지만 현 시스템에도 아직 드러나지 않은 장점들이 있다"고 말했다.
거대 가상화폐 기업이 전통적인 금융 산업으로부터 배울 게 있다고 인정한 드문 사례라고 FT는 지적했다.
서클은 현재 740억달러(약 103조7천억원) 규모의 스테이블코인 'USDC'를 유통하고 있으며, 새로운 블록체인 '아크'(Arc)를 시험 중이다.

아크는 기업이나 은행, 자산운용사 등 금융기관들이 외환 거래를 할 때 결제 수단으로 사용할 것을 겨냥해 만들어졌다.
서클은 아크 블록체인에서 곧바로 거래를 되돌릴 수는 없지만 대신 거래 당사자들이 신용카드의 환불과 비슷한 '역거래'를 하기로 동의할 수 있는 추가 층위(layer)를 설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클은 또 이용자들이 민감한 금융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계좌 잔액과 거래액 규모의 공개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아크 블록체인에서 고객의 익명화된 지갑 주소는 여전히 볼 수 있지만 거래 액수는 암호화한다는 것이다.
타버트 사장은 금융기관이나 다른 고객을 대신 송금하는 경우라면 세상이 모든 거래를 보길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래서 우리는 금액을 가리도록 기밀 층위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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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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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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