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보기술(IT)·가전 기업 샤오미가 한국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한다. 샤오미의 국내 스마트폰 점유율은 0%대 불과하지만, 애프터서비스(AS) 전용 센터를 추가하고 국내 IT 업계의 빈틈을 파고드는 신제품을 내놓는 등 한국 시장 공략이 한층 정교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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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영 매장 3곳으로 확대…AS 전용 센터도 신설
25일 샤오미 한국법인(샤오미코리아)은 서울 풀만 앰배서더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제품과 한국 시장 확대 전략을 공개했다. 그동안 한국 총판을 통해 보조배터리 등을 판매해오던 샤오미는 지난해 말 국내 법인을 설립한 뒤 올해 6월 여의도 IFC몰에 첫 직영 매장을 열었다. 이 매장에서 스마트폰, TV, 로봇청소기, 전기밥솥 등 판매 제품군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샤오미코리아는 오는 27일 서울 광진구 구의 NC이스트폴과 강서구 마곡 원그로브에 2호점과 3호점을 동시 오픈한다. 두 곳 모두 최근 조성된 쇼핑몰과 업무 시설이 결합된 대형 복합단지로,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주요 상권으로 평가된다. 조니 우 샤오미코리아 사장은 “첫 매장이 서울 중심부에 위치한 만큼 서쪽과 동쪽으로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자 한다”며 “교통이 편리하고 상가와 인구 밀집도가 높은 지역을 고려해 선정했다”고 말했다.
신규 매장은 1호점과 마찬가지로 직영 판매와 AS 서비스를 결합한 통합형 매장으로 운영된다. 또한 10월에는 서울 용산구에 약 230㎡ 규모의 ‘익스클루시브 서비스 센터(ESC)’를 열어 전문적이고 차별화된 AS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ESC에서는 로봇청소기 등 가전을 포함한 전 제품의 방문 수리와 택배 수리를 전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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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 패드 미니’ 국내 상륙…갤럭시탭 빈틈 노린다
이날 간담회에선 8종의 신제품도 선보였다. 최신 플래그십(주력 기종) 스마트폰인 ‘샤오미 15T 프로’는 한국이 1차 출시국에 포함돼 이날 처음으로 공개됐다. 샤오미코리아 측은 “한국 시장을 전략적 거점으로 삼아 프리미엄 브랜드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독일 광학기기 업체 라이카와 공동개발한 렌즈와 샤오미가 자체 설계한 이미지 센서를 탑재해 카메라 기능을 특화한 제품이다.
샤오미 최초의 플래그십 소형 태블릿인 ‘샤오미 패드 미니’도 이날 국내 출시해 눈길을 끌었다. 8.8인치 화면 크기의 태블릿으로, 애플의 ‘아이패드 미니(8.3인치)’와 경쟁하는 제품이다. 삼성전자 갤럭시탭의 플래그십 라인은 10인치대 제품만 있어 국내 소형 태블릿 시장은 사실상 애플의 독무대였다. 샤오미는 안드로이드 계열 태블릿으로 틈새시장을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지난 6월 중국에서 출시한 같은 제품(레드미K패드)의 가격은 2799위안(약 55만원)이지만, 국내 출시가는 69만9600원으로 책정됐다. 샤오미코리아는 이 외에도 로봇청소기, 무선 이어폰, 스마트워치 등의 신제품을 함께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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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TV 판매량 비공개…한국 시장 공략은 계속
기대를 모았던 샤오미코리아의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다. 간담회에서 올해 상반기 비즈니스 성과를 밝히겠다고 사전 안내를 했지만, 정작 주요 제품의 구체적인 판매량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발표에선 “판매된 스마트폰의 40%는 고급형 모델” “TV 구매 고객의 60%가 65·75인치 미니 LED 제품을 선택” 등 판매 경향성만 언급됐을 뿐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84%)와 애플(16%) 양강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샤오미 스마트폰은 0%대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샤오미는 한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조니 우 사장은 “내년에는 더 다양한 제품의 포트폴리오를 선보일 예정이다”며 “한국이 샤오미 제품의 전 세계 최초 출시 시장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