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전후80년 메시지' 발표 방침에…보수 총재후보 "불필요"
다카이치·고바야시, 연이어 견제…"전후 70년 아베 담화로 충분"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내달 퇴임 이전 전후 80년 메시지를 발표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데 대해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한 보수 성향 의원들이 "필요하지 않다"며 견제에 나섰다.
교도통신과 지지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선거 양강 후보 중 한 명인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25일 취재진에 "전후 70년 담화는 실로 미래 지향적이고 최고였다"며 "그 이상 메시지는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정기적으로 참배하고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정치 노선을 따르는 인물이다.
일본 총리들은 전후 50년이었던 1995년부터 10년 간격으로 패전일인 8월 15일께 각의(국무회의)를 거쳐 담화를 발표했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이 언급한 전후 70년 담화는 아베 전 총리가 2015년 발표했다.
아베 전 총리는 당시 "우리나라는 지난 대전에서의 행동에 대해 반복적으로 통절한 반성과 진심 어린 사죄의 마음을 표해 왔다"며 '과거형'으로 사죄하고 후대에 사죄를 계속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자민당 보수파는 아베 담화를 통해 역사 문제에 마침표를 찍었다고 판단해 추가 담화 등은 낼 필요가 없다고 주장해 왔다.
또 다른 보수 성향 후보인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도 이날 "필요성은 모자라지 않은가"라고 지적하고 "전후 70년 담화로 정부 메시지는 확실히 냈다"고 말했다.
앞서 이시바 총리는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메시지라는 방법으로 나름의 생각을 말하고자 한다"며 전후 80년 메시지를 발표하겠다는 방침을 공식 표명했다.
그는 전후 80년을 맞아 각의(국무회의)를 거친 담화 발표를 검토했으나, 보수파 반발 등을 고려해 개인 명의로 메시지를 내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메시지 발표 시점은 내달 4일 자민당 총재 선거 후, 총리 퇴임 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임 총리 지명선거는 내달 중순 이후 치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아사히신문은 이시바 총리가 전후 80년 메시지를 내기에는 장애물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총재 선거에서 후임자가 결정되면 권력은 새 총재에게로 이동하고 내각은 레임덕에 빠진다"며 "메시지 발표는 새 총재 의향도 고려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이시바 총리 주변 인물은 아사히에 "새로운 정권이 출범하는 단계에서 메시지를 내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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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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