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고의적 자해)이 암을 제치고 40대의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했다. 10대에서 40대까지 모든 연령층의 사망 원인에서도 자살 비중이 가장 컸다. 전체 자살률은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024년 사망원인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로 숨진 사람은 1만4872명으로 전년보다 894명(6.4%) 증가했다. 자살 사망률(인구 10만 명당 사망자 수)도 29.1명으로 같은 기간 1.8명(6.6%) 늘어나 2011년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일 평균 자살 사망자 수는 40.6명으로 나타났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봐도 한국의 자살률은 심각한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연령표준화 자살률에서 한국은 26.2명으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았으며, 이는 OECD 평균(10.8명)의 2.4배에 달한다. 연령표준화 자살률은 각국 자살률을 제대로 비교할 수 있도록 연령대별 인구 비중을 보정해 산출한 수치다.
지난해 40대에서는 자살이 전체 사망 원인의 26.0%를 차지했다. 암(24.5%)을 제치고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그전까진 없던 현상이다. 박현정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자살 동기를 통계로 직접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경제적 요인이 더 크게 작용했을 가능성을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10대부터 40대까지는 모두 자살이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했으며, 비중도 전년보다 상승했다. 10대는 46.1%에서 48.2%, 20대는 52.7%에서 54%, 30대는 40.2%에서 44.4%로 증가했다. 반면 50대 이상에서는 여전히 암이 가장 비중이 큰 사망 원인이었다.
한편 지난해 전체 사망자는 35만8569명으로 전년보다 6058명(1.7%) 늘었다. 이 역시 13년 만에 최대치다. 남성 19만1738명, 여성 16만6831명이었다. 하루 평균 사망자는 980명으로 전년 대비 14명 증가했다. 인구 고령화가 사망자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80세 이상 사망자가 전체의 54.1%를 차지해 10년 전보다 15.3포인트 높아졌다.
전체 사망 원인 1위는 여전히 암이다. 전체 사망자 4명 중 1명(24.8%)이 암으로 사망했다. 인구 10만 명당 암 사망률은 174.3명으로 전년보다 7.5명(4.5%) 상승했다. 심장질환(9.4%), 폐렴(8.4%), 뇌혈관질환(6.9%), 자살(4.1%)이 그 뒤를 이었다. 알츠하이머병은 3.4%로 6위를 차지하면서 전년보다 5계단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