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이탈리아 축구의 전설이자 현 로스앤젤레스FC(LAFC) 구단주 그룹 일원인 조르조 키엘리니가 손흥민(33)을 향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키엘리니는 지난 25일(한국시간)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공식 프로그램 ‘디스 이즈 MLS’에 출연해 손흥민의 영입 과정과 현재 팀 내 영향력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꺼냈다.
유벤투스에서 전설적인 커리어를 쌓고 LAFC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키엘리니는 구단의 공동 구단주 그룹의 일원이다. 따라서 그는 현지 팬과 구단 분위기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인물이다.
키엘리니는 지난여름부터 손흥민 영입 논의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그는 “클럽 월드컵 기간 구단 관계자들과 만나 손흥민 영입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그때 ‘가능하다면 무조건 추진하라’고 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키엘리니가 실제로 본 손흥민의 영향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좋은 영입이 될 거라 생각했지만 지금 손흥민이 만들어낸 변화는 상상을 뛰어넘는다”고 감탄했다.
무엇보다 키엘리니가 주목한 것은 손흥민의 성격과 팀 분위기를 바꾸는 힘이었다. 그는 “시즌 초반 팀은 기복이 심했고, 경기에서 즐거움조차 사라졌다. 그런데 손흥민이 그걸 되찾아줬다. 팬들뿐 아니라 라커룸 안의 선수들 모두가 그의 에너지를 느낀다. 세리머니에서 드러나는 활기찬 분위기의 대부분이 손흥민이 가져온 것”이라고 말했다.
손흥민과 데니스 부앙가의 호흡도 키엘리니가 꼽은 핵심이다. “두 사람이 자신감을 찾으며 특별한 듀오가 되고 있다. 미드필드와 수비가 균형을 이루면 리그 전체를 흔들 괴물 듀오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손흥민은 MLS 데뷔 후 7경기에서 6골 3도움을 기록하며 초반부터 무서운 활약을 펼쳤다. 부앙가 역시 손흥민 합류 이후 9골 1도움을 추가하며 골든부츠 경쟁에서 메시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현지 해설가 케빈 이건도 “두 선수가 전속력으로 뛰면 수비 입장에서는 악몽”이라며 공포의 듀오라고 평가했다.
키엘리니는 손흥민의 인간적인 면모에도 깊은 감탄을 표했다. “손흥민은 경기장 밖에서도 기쁨을 퍼뜨린다. 팬과 함께 웃고 동료들과 즐거움을 나누며 구단 문화를 바꿨다. 이런 긍정적인 분위기는 구단주와 감독 모두가 원하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름 투어를 시작할 때부터 손흥민이 라커룸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선수라고 확신했다. 지금 그 확신이 현실이 됐다”고 강조했다. 스티브 체룬돌로 감독과 손흥민의 관계 역시 매우 끈끈하다고 전하며 “이번 시즌이 감독에게 마지막 몇 달인데, 시즌 끝에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것이 모두의 바람”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손흥민의 합류 이후 LAFC는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최근 3연승을 달리며 서부 콘퍼런스 4위로 올라섰고,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었다. 공격진뿐 아니라 팀 분위기까지 바뀌었다는 것이 현지의 공통된 평가다.
손흥민의 존재는 경기력에만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다. MLS는 그의 등장 이후 아시아 시장에서 중계권과 팬덤 규모가 확대되는 효과를 보고 있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으며, 리그 브랜드 가치 역시 상승세다.
‘LA 타임즈’는 “손흥민은 단순한 득점자 이상의 존재다. 그의 친화력과 긍정적인 태도가 팀 문화를 바꿔놨다”고 평가했다. 이어 “팬들이 손흥민을 보기 위해 훈련장 밖에서 몇 시간을 기다리고, 손흥민은 싸인과 사진으로 보답한다”며 구단 문화 전반이 달라졌다고 전했다.
키엘리니의 말처럼 손흥민은 단순히 뛰어난 공격수 그 이상이다. 경기장 안에서는 득점과 도움으로 팀을 이끌고, 경기장 밖에서는 웃음과 열정을 퍼뜨리며 문화를 바꾸고 있다. LAFC가 꿈꾸는 우승 트로피까지 그와 함께라면 결코 허황된 꿈이 아니다. MLS는 지금 ‘손흥민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