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마티스 텔(20, 토트넘 홋스퍼)이 언제쯤 자신의 가치를 입증할 수 있을까. 그가 잉글랜드 리그원(3부리그) 팀을 상대로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토트넘은 2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잉글랜드 카라바오컵(EFL컵) 3라운드에서 동커스터 로버스를 3-0으로 격파하며 4라운드(16강)에 진출했다.
일방적인 승리였다. 토트넘은 경기 초반 동커스터의 매서운 공격에 슈팅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전반 14분 팔리냐의 환상적인 바이시클 킥 선제골로 앞서 나갔다. 여기에 3분 뒤 윌손 오도베르가 빠른 발로 좌측면을 돌파하고 올린 크로스가 상대 수비 맞고 자책골로 연결되면서 2-0을 만들었다.
동커스터도 반격을 시도했으나 번번이 안토닌 킨스키의 선방에 막혔다. 토트넘은 후반 들어 적극적으로 교체 카드를 활용하며 여러 선수에게 기회를 줬다. 후반 추가시간 브레넌 존슨이 루카스 베리발의 스루패스를 받아 수비 뒤로 빠져나간 뒤 쐐기골을 뽑아냈다. 경기는 그대로 토트넘의 대승으로 막을 내렸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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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텔의 부진은 이날도 고민거리로 남았다. 그는 오랜만에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하며 기회를 받았지만, 이번에도 자격을 증명하지 못했다. 한때 손흥민의 장기적인 후계자로 기대받았던 재목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특히 텔은 결정적인 슈팅 기회를 몇 차례나 헛발질로 날리면서 팬들의 탄식을 자아냈다. 지상 경합에서도 헤더 경합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는 후반엔 히샬리송에게 원톱 자리를 내주고 왼쪽 날개로 이동했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다.
3부리그 팀을 상대로도 고전한 텔. 영국 '풋볼 런던'은 "텔은 초반에 슈팅을 날렸지만, 존슨의 낮은 크로스를 예상치 못하게 놓쳤다. 이후 또 한 번 존슨이 만들어준 기회를 날렸다. 해트트릭을 기록할 수도 있었다. 정말 열심히 뛰었고, 연계 플레이도 좋았다. 그러나 골문 앞에서 자신감이 부족해 보인다"라며 그에게 팀 내 최하 점수인 평점 5점을 줬다.
그럼에도 토마스 프랭크 감독은 텔을 감싸안았다. 그는 "솔직히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는 웨스트햄전에서도 꽤 잘했다. 오늘처럼 올바른 지역에 침투할 수 있도록 매우 열심히 훈련했다. 한 단계 더 발전했다"라며 "텔은 골을 넣을 수 있는 박스 안 위치에 도달했다. 매우 만족한다. 후반엔 멋진 슛도 날렸다"라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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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텔은 여전히 보여줘야 할 게 많다. 토트넘은 올여름 옵션 포함 4000만 유로(약 659억 원)를 들여 텔을 완전 영입했다. 지난 시즌 후반기 바이에른 뮌헨에 지불했던 임대료 1000만 유로(약 165억 원)까지 고려하면 그의 몸값은 사실상 5000만 유로(약 824억 원)에 달하는 셈.
사실 텔은 임대생 신분일 때도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그는 왼발을 잘 활용하고 좌측 윙어와 중앙 스트라이커로 뛸 수 있다는 점에서 손흥민의 장기적인 대체자로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텔은 지난 시즌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20경기에서 3골 1도움을 넣는 데 그쳤다.
이 때문에 토트넘이 완전 영입을 결정하자 팬들 사이에서도 비판 여론이 적지 않았다. 게다가 텔은 새로 부임한 프랭크 감독 밑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개막 전 열린 파리생제르맹(PSG)과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에선 부진과 승부차기 실축으로 역적이 되기도 했다.
특히 텔은 UEFA 챔피언스리그(UCL) 출전 명단에서도 제외됐다. 프랭크 감독은 선수 등록 자리가 부족하자 텔을 제외하는 선택을 내렸다. 안 그래도 기회가 부족한 가운데 카라바오컵에서도 또 다시 실망을 안긴 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