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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줄선다…못 하나 안 쓴 2025m ‘오사카 에펠탑’

중앙일보

2025.09.25 08:51 2025.09.25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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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간사이 엑스포 최고의 명물 ‘그랜드 링’. 못 하나 박지 않고 나무를 조립해 높이 20m 길이 2025m의 벽을 쌓았다.
‘2025 오사카·간사이 엑스포’가 6개월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다음달 13일 폐막한다. 엑스포는 올림픽·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이벤트로 꼽힌다. 이웃나라 일본에서 열린 초대형 이벤트여서 국내에서도 관심이 높았다. 마침 올해는 한·일 수교 60주년이다.

일본정부관광국(JNTO) 초청으로 지난 10∼13일 엑스포 현장과 엑스포와 관련한 장소들을 돌아봤다. 현장에서 놀란 건 두 가지다. 사람이 어마어마하게 많았고, 그렇게 많은 사람이 2∼3시간씩 줄을 서는데도 별 탈이 없었다.

‘오사카 에펠탑’ 엑스포 뒤에도 남기기로
일본관. 일본관은 에너지 순환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하늘에서 보면 엑스포 행사장은 커다란 동그라미다. 원 안에 일본을 제외한 157개 참가국의 파빌리온이 설치됐고, 원 바깥에 일본관·기업관 등이 배치됐다.

원을 그리는 경계가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의 최대 명물 ‘그랜드 링’이다. 그랜드 링은 국가관 구역을 에운 높이 20m 폭 30m의 목조 건축물로, 전체 길이가 2025m다. 2025m는 2025년을 상징한다. 그랜드 링은 4월 세계 최대 목조 건축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그랜드 링은 벽이자 통로이자 설치작품이다. 이 초대형 구조물은 나무로만 이뤄졌다. 일본의 전통 목조기술을 동원해 못 하나 쓰지 않았다. 나무 조각을 끼우고 맞춰 길고 높은 벽을 쌓았다. 구멍 숭숭 뚫린 나무 건축물의 상부는 산책로다. 매일 수십만 명이 산책로를 돈다.

그랜드 링은 건축가 후지모토 소우가 설계했고, 일본 건설회사들이 구간을 나눠 건축했다. 그 중 하나가 도쿄타워·도쿄돔 등을 지은 ‘다케나카(竹中) 공무점’이다. 옛 한국은행 건물도 다케나카 공무점 작품이다.

고베의 다케나카 목수박물관. 그랜드 링 건축에 참여한 다케나카 공무점의 박물관이다.
고베의 ‘다케나가 목수박물관’을 들러 그랜드 링을 끼우고 맞추고 세운 비법을 보고 왔다. “400년을 지켜온 전통(가와사키 아츠코 관장)”이라는 자부심이 대단했다. 일본의 목조 건축 기술은 2020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지정됐다.

프랑스 랜드마크 에펠탑은 1889년 파리 엑스포를 기념하기 위해 1888년 세워졌다. 애초의 에펠탑은 시한부 건물이었다. 20년 뒤에 해체할 예정이었다. 오사카의 그랜드 링도 엑스포가 끝나면 허물 계획이었으나 최근 생각을 바꿨다. 일부 구간은 남겨 시민공원으로 활용할 작정이다.

아톰 손이 가리키는 곳엔 제작사 테마파크
오사카·간사이 엑스포는 오사카 앞바다의 인공섬 유메시마(夢州)에 열린다. 행사장 규모는 축구장 217개 크기인 15만5600㎡. 전시관이 모여 있는 파빌리온 구역은 6만5700㎡ 면적이다.

9월 20일 현재 누적 입장객은 2344만3382명이다. 애초 목표인 2800만명 돌파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초반에는 흥행이 저조했으나 여름이 지나면서 입장객이 확 늘었다. 요시무라 사치코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홍보부장은 “9월 들어 하루에 20만명씩 입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한국관 앞 풍경. 온종일 긴 줄이 서 있다.
행사장 어디를 가나 긴 줄이 서 있는데, 가장 줄이 긴 국가관 중 하나가 한국관이다. 한국관 박영환 관장은 “이달 초순 입장객 200만명을 돌파했다”며 “두 시간은 기다려야 입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는 않다. 한국관 한쪽 벽면을 통째로 덮은 높이 10m, 폭 27m의 스크린에서 한국 홍보 영상이 상영되고 있어서다. 한국관 안에서는 AI 기술과 K문화가 접목한 체험형 전시가 진행된다.

일본 파소나 그룹의 전시관. 아톰이 전시관 지붕에서 손가락으로 바다 건너 아와지시마를 가리키고 있다. 아와지시마에 파소나 그룹이 운영하는 테마파크가 있다.
누가 뭐래도 최고 인기 전시관은 아톰을 앞세운 ‘파소나 네이처버스’와 건담이 버티고 선 ‘건담 넥스트 퓨처 파빌리온’이다. 아톰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이 아와지시마(淡路島)다. 이 섬에 파소나 그룹이 운영하는 테마파크가 있다.

매일 저녁 두 차례씩 엑스포 행사장 분수에서 펼쳐지는 멀티미디어 쇼.
해가 지면 행사장 호수에서 멀티미디어 쇼가 펼쳐진다. 워터 스크린 쇼에 분수 쇼, 레이저 쇼, 불꽃 쇼가 결합해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의 주제인 ‘생명 존중’에 관한 메시지를 전한다. 장관이다.





손민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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