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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병 앓았지만…짐바브웨 의료인 4000명 키웠다

중앙일보

2025.09.25 09:03 2025.09.25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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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에서 의료 봉사로 JW성천상을 받은 강동원(왼쪽)·전진경 부부. [사진 JW홀딩스]
약 4000명. 보건의료 환경이 열악한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한국인 의사 부부가 길러낸 의료 인력 숫자다. 13년간 의료 봉사에 매진해 온 부부는 2025 JW성천상의 주인공이 됐다.

JW중외제약의 공익재단인 JW이종호재단은 지난 24일 경기도 과천 JW사옥에서 시상식을 열고, 강동원(57) 아프리카미래재단 짐바브웨 지부장과 전진경(55) 메디컬디렉터 부부에게 상패와 상금 1억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연세대 의대 동문인 두 사람은 같은 기독교 의료봉사 동아리에서 활동하며 처음 인연을 맺었다. 1997년 결혼 후 각각 관동대 의과대학에서 약리학 교수, 연세대 원주의과대학 소아청소년과 임상조교수로 일하던 이들은 2010년 오래 준비했던 아프리카 의료 봉사의 꿈을 실천하기로 했다. 설립 때부터 참여해온 비정부기구(NGO) 아프리카미래재단을 통해 봉사지를 물색한 끝에, 의약품과 젊은 의사가 부족한 짐바브웨를 골랐다. 자가면역 희귀질환인 강직성 척추염을 앓고 있던 강 지부장은 하늘이 주신 소명이란 생각에 전 디렉터, 두 자녀와 함께 비행기를 탔다. 전 디렉터는 “(짐바브웨) 엄마들이 굶어죽기 직전의 아이를 업고 병원 문을 두드렸다”며 “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부부는 2013년부터 각각 짐바브웨 국립의과대학 임상약리학 교실과 소아과학 교실에서 무보수 전임교수로 일했다. 이후 13년간 두 사람이 가르친 현지 의료 인력은 약 4000명으로, 현재 짐바브웨 보건의료 시스템의 핵심 인력이 됐다. 전 디렉터는 현재도 짐바브웨국립의대 부속 샐리 무가베 어린이병원에서 무료 진료를 하고 있다. 환자는 대부분 수직 감염으로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을 앓거나, 말라리아 등 감염성 질환에 시달리는 빈민층 어린이들이다. 이성낙 JW성천상위원장(가천의대 명예총장)은 두 사람이 “단순한 의료봉사에 그치지 않고 현지 보건의료 체계의 자립과 미래 의료 인재 양성에 집중해 왔다”고 평가했다.

JW성천상은 고(故) 이종호 JW중외제약 명예회장이 창업자인 성천(星泉) 이기석 선생의 생명존중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2012년 제정한 상이다.





김경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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