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가 북한 무기를 미얀마 군사정권에 판매한 과정에 관여한 북한·미얀마 국적의 개인 5명과 미얀마 기업 1곳을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
미국 재무부는 25일(현지시간)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중국 베이징에 거주하는 김용주(41)씨, 다롄에 거주하는 남철웅(56)씨를 제재 대상 개인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김씨는 베이징 주재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 부대표로, 미얀마 측과 함께 미얀마 공군에 공중 폭탄 및 항공 감시 장비 두 종류의 공중 폭탄 유도 키트 판매를 조율했다.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는 미국과 유엔 대북제재 대상으로, 북한이 해외에 탄도미사일 장비 등의 무기를 수출하는 창구 역할을 하는 북한의 무기 프로그램 자금 조달처 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씨는 북한군 정보기관인 정찰총국 요원으로, 2013년부터 북한 정부를 대신해 다수의 해외 수익 창출 계획에 관여해 왔다. 라오스와 태국에 리조트, 기업·식당 등으로 구성된 방대한 네트워크를 만들어 자신의 사업체를 통해 정권의 외화 수익을 세탁했다. 해당 사업체는 북한산 담배 제품을 동남아시아 국가들로 밀수하는 데 관여하는 수출입 회사들이 포함된다. 남씨는 북한으로 물품을 수입하기 위한 무역 계약서를 위조하기도 했다.
김씨와 협력해 무기 판매에 관여한 미얀마의 무기 조달 업체인 '료얄 슈네 레이'와 미얀마 국적인 직원 2명, 이사 1명도 제재 대상이 됐다. 이들은 2023년 말부터 중국을 방문해 김씨와 무기 판매를 조율하고 베이징을 방문해 미얀마 대표단의 북한 방문을 위한 비자를 확보했다. 로얄 슈네 레이는 지난해 10월 영국과 캐나다, 2023년 12월에는 유럽연합(EU)의 제재를 받았다.
제재 대상이 된 개인과 기업은 미국 내 또는 미국인의 소유·통제하에 있는 모든 재산과 재산권은 동결된다. 또 이들이 직·간접적으로 소유한 지분이 개별 또는 총합으로 50% 이상인 법인도 동결된다.
존 헐리 재무부 테러리즘·금융정보 담당 차관은 "북한의 불법 무기 프로그램은 미국과 동맹국에 대한 직접적 위협"이라며 "재무부는 이를 유지하는 금융 네트워크를 계속 해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