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손흥민(33)·데니스 부앙가(30·LAFC), 이른바 ‘흥부 듀오’의 미친 화력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를 집어삼키고 있다. 그러나 그 앞길을 가로막는 절대자가 있다. 바로 여전히 ‘GOAT(역대 최고)’의 위용을 뽐내는 리오넬 메시(38·인터 마이애미)다. 지금 MLS는 말 그대로 신들의 충돌이 펼쳐지는 무대다.
MLS 사무국이 24일(한국시간) 발표한 최신 파워랭킹은 충격적이었다. 직전까지 10위였던 LAFC가 무려 4계단을 뛰어 6위에 오르며 메시가 버티는 인터 마이애미(7위)를 제쳤다. 사무국은 “파워랭킹은 단순 인기 투표가 아니다. 최근 경기력과 흐름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며 “LAFC의 공격력은 지금 리그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핵심은 단 하나, LAFC의 득점 = 손흥민과 부앙가의 득점이다. 최근 5경기에서 터진 14골 모두 이 ‘흥부 듀오’의 발끝에서 나왔다. 손흥민은 MLS 입성 후 첫 해트트릭으로 존재감을 각인시켰고, 부앙가는 리턴 매치에서 또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공포를 이어갔다. ESPN은 “최근 3경기로 범위를 좁히면 LAFC의 12골 전부가 두 선수의 작품”이라며 “지금 이들을 막을 수 있는 수비는 없다”고 평가했다.
[사진]OSEN DB.
부앙가는 현재 MLS에서 가장 뜨거운 공격수다. 최근 5경기에서 8골을 몰아치며 시즌 22골 고지를 밟아 메시와 득점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MLS 역사상 처음으로 3시즌 연속 20골 이상을 기록했고, 통산 97골로 LAFC 최다 득점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단순한 팀의 에이스를 넘어 리그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손흥민의 합류는 팀의 공격 전술까지 송두리째 바꿔놨다. 토트넘 시절 측면에서 스피드를 살렸던 그는 LAFC에서 더욱 자유롭게 움직이며 마무리까지 책임지고 있다. 합류 직후부터 매 경기 득점을 이어가며 빠르게 적응했고, 부앙가와의 호흡을 통해 MLS 수비진을 매 경기 혼비백산으로 몰아넣고 있다. 팬들은 이들을 묶어 ‘흥부 듀오’라 부르며 열광한다.
흥부 듀오의 폭발력에 힘입어 LAFC는 최근 3연승을 달리며 승점 50(14승 8무 7패)에 도달, 서부 콘퍼런스 4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플레이오프 진출은 이미 확정했고, 이제 목표는 우승이다. MLS 사무국은 “LAFC는 두 개의 엔진 덕분에 리그에서 가장 두려운 공격 라인을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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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들의 앞을 막아서는 ‘절대 GOAT’ 메시도 건재하다. 메시의 발끝은 여전히 MLS를 지배한다. 파워랭킹이 발표된 다음 날 뉴욕 원정에서 치른 19라운드에서 메시가 2골 1도움을 몰아치며 인터 마이애미를 4-0 완승으로 이끌었다. 이 승리로 마이애미는 승점 55점(16승 7무 6패)으로 동부 콘퍼런스 3위를 유지하며 정규리그 우승까지 노려볼 수 있는 위치를 점했다.
메시의 플레이는 압도적이었다. 전반 43분 날카로운 스루패스로 선제골을 도운 뒤, 후반 29분에는 세르히오 부스케츠의 패스를 받아 단독 돌파 후 추가골을 넣었다. 후반 41분엔 다시 골망을 흔들며 멀티골을 완성했다. 그의 시즌 기록은 23골 11도움. 최근 3경기 연속 득점 포함, MLS에서 세 골 이상 관여한 경기가 무려 12차례다. 같은 기간 어떤 선수도 6차례를 넘지 못했다.
메시를 받치는 부스케츠와 수아레스의 존재도 막강하다. 부스케츠는 ‘미친 패스’로 뉴욕 수비를 무너뜨렸고, 수아레스는 PK를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쐐기를 박았다. 전성기 바르셀로나를 연상케 하는 삼각편대가 여전히 MLS를 압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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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부 듀오가 폭풍 같은 득점력으로 리그 질서를 뒤흔드는 동안, 메시와 마이애미는 여전히 ‘GOAT’의 클래스를 증명하며 정상으로 향하고 있다. 한쪽은 새 시대를 여는 폭풍이고, 다른 한쪽은 왕좌를 지키는 절대자다.
이제 MLS는 단순한 리그가 아니다. 손흥민-부앙가와 메시-부스케츠-수아레스가 맞붙는 ‘신들의 전쟁’이다. 누가 리그를 지배할 것인가. 메시가 또 한 번 왕좌를 지켜낼지, 흥부 듀오가 왕관을 빼앗을지, MLS의 시선은 오직 하나 — 신계의 충돌에 쏠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