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서정원 청두 룽청 감독이 온갖 흔들기를 이겨내고 결과로 증명했다. 중국 슈퍼리그(CSL) 8월 최고의 감독은 바로 서정원 감독이었다.
중국 '넷이즈'는 25일(한국시간) "청두를 이끌고 3승 1무! 서정원 감독이 CSL 8월 최우수 감독으로 선정됐다. 그는 8월 한 달간 리그 4경기에서 무패를 유지했고, 9득점을 기록하는 동안 단 2골만 허용했다"라고 보도했다.
CSL 사무국은 리그 19라운드부터 22라운드까지 총 4경기 성적을 기반으로 8월 이달의 감독상을 결정했다. 이 기간 청두는 산둥 타이산을 2-1로 꺾었고, 다롄 잉보전에선 1명이 퇴장당했음에도 2-0으로 승리했다. 이후 칭다오 하이난과는 0-0으로 비겼고, 위난 윈쿤과 경기에선 5-1 대승을 거뒀다.
그 결과 청두는 8월의 상승세를 바탕으로 리그 선두를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차곡차곡 승점을 쌓으며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고, 9월 열린 3경기에서도 2승 1무를 기록하며 상하이 하이강을 따라잡았다. 승점은 같지만, 청두가 골득실에서 앞서며 1위에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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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청두의 다음 목표는 구단 역사상 첫 우승이다. 시즌 종료까지 5경기가 남은 가운데 충분히 노려봄직하다. 지금까지 청두의 최고 성적은 지난 시즌 서정원 감독과 함께 만들어낸 리그 3위다.
남다른 지도력을 바탕으로 청두의 역사를 써나가고 있는 서정원 감독이다. 그는 2020년 12월 청두에 부임한 뒤 4년 반 넘게 팀을 훌륭히 지휘 중이다. 서정원 감독은 곧바로 청두를 1부로 승격시켰고, 지난 시즌엔 구단 역대 최고 성적인 CSL 3위를 기록하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얻어냈다.
올 시즌에도 청두의 돌풍은 계속되고 있다. 청두는 전반기 들어 구단 역사상 최초로 리그 1위를 질주했고, ACLE 플레이오프에서 방콕 유나이티드를 3-0으로 완파하며 대회 본선 진출에도 성공했다. 이 역시 청두 구단 최초다.
이처럼 청두를 강팀으로 바꿔놓은 서정원 감독. 그의 거침없는 상승세가 더욱 대단한 이유는 청두 구단과 불화를 겪고 있기 때문. 중국 매체에 따르면 보드진이 우승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재계약 조건을 어기는 등 서정원 감독의 입지를 흔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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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참다 못한 서정원 감독이 작심발언을 터트리기도 했다. 그는 지난 7월 "분명히 하고 싶다. 구단이 만족하지 않는다면, 최대한 빨리 우리에게 알려달라. 우리는 결정을 내릴 수 있으며, 가능한 한 빨리 나와 소통하기를 바란다"라고 최후 통첩을 날렸다.
서정원 감독의 아내인 윤효진 씨도 소셜 미디어를 통해 "최소한의 양심도 없는가. 그의 손발을 잘라내고 입을 막고, '내가 나갈테니 목숨만은 건지게 해달라'라고 말하라고 강요하는 건가?"라고 분노했다.
이외에도 서정원 감독과 주장 저우딩양과 함께 내년에 윈난 위쿤으로 떠난다는 소문이 떠돌기도 했다. 다만 저우딩양은 이를 거짓이라고 강력히 부인하며 팀 전원이 끝까지 한마음으로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언론에서도 서정원 감독을 흔들고 있는 것.
그럼에도 서정원 감독과 청두는 두 달가량 무패 행진을 달리며 첫 우승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 중심에는 서정원 감독의 지도력이 있다. '타이탄 스포츠'는 "서정원 감독의 이번 수상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라며 "청두는 강력한 공격력과 조직적인 수비로 이미 우승을 노릴 만하다. 산둥과 상하이를 꺾으며 우승을 위한 탄탄한 기반을 마련했다"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