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손흥민(33, LAFC)이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 무대에서도 선한 영향력을 펼치는 중이다. 그가 팬들을 챙기는 모습으로 LAFC의 동료들의 솔선수범이 되고 있다.
LAFC 소식을 주로 다루는 MLS 언론인 셀소 올리베이라는 24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손흥민이 경기 후 LAFC 홈구장 BMO 스타디움을 한 바퀴 돌면서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드는 영상을 공유했다.
많은 팬들에겐 그리 놀랍지 않은 장면이었다. 손흥민은 토트넘 홋스퍼 시절에도 매번 팬들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 하지만 경기를 마치자마자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그의 모습은 미국 축구팬들의 눈엔 다소 생소했던 모양이다.
올리베이라는 "손흥민은 승리 후 BMO 스타디움을 돌며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여러 선수들이 그의 뒤를 따랐다. 손흥민의 모습엔 전염성이 있음을 볼 수 있다. 한마디로 리더십이라고 할 수 있다"라며 손흥민의 행동을 조명했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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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경기장 안팎에서 LAFC를 바꿔놓고 있는 손흥민이다. 그는 지난달 LAFC에 합류한 뒤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하며 7경기에서 6골 2도움을 기록 중이다. 조금만 공간이 나오면 완벽한 슈팅으로 득점하며 여전한 클래스를 자랑하고 있다.
'파트너' 드니 부앙가도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그는 손흥민 덕분에 생긴 공간을 파고들며 시즌 28경기 22골이라는 무시무시한 기록을 만들었다. 이는 부앙가의 커리어하이. 그는 LAFC 통산 성적 146경기 97골을 달성하며 카를로스 벨라를 넘어 구단 역대 최다 득점자에 오르기까지 했다.
MLS는 손흥민과 부앙가를 '다이나믹 듀오'라고 부르며 모두가 무서워 할 조합이라고 극찬했다. 실제로 파블로 마스트로에니 솔트레이크 감독도 두 선수를 '리그 최고의 공격수 두 명'이라고 불렀으며 'ESPN'도 "다른 팀 수비수들에게 공포의 대상"이라고 평가했다.
그럴 만도 하다. 손흥민과 부앙가는 최근 LAFC가 5경기에서 기록한 14골을 각각 8골과 6골씩 책임지며 둘이서 몰아넣고 있기 때문. 그 결과 LAFC도 최근 3연승을 질주하며 3위 미네소타 유나이티드(승점 54)를 바짝 추격, MLS 파워랭킹에서도 10위에서 6위까지 점프했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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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효과는 경기장 위 실력만이 아니다. LAFC는 "손흥민 영입 발표가 클럽의 이전 유명 선수 영입 벤치마크인 2022년 가레스 베일 영입 때보다 5배 이상 큰 글로벌 영향력을 일으켰다. 8월 초 LAF의 콘텐츠가 약 339억 8000만 뷰로 594% 증가했으며 미디어 보도가 289%나 증가했다는 점도 짚을 수 있다"라고 전했다.
미국 언론들도 손흥민을 주목하고 있다. 그는 MLS 역대 최고 스타성 4위로 뽑히기도 했다. '프런트 오피스 스포츠'는 "손흥민의 유니폼은 LAFC 이적 직후 전 세계 스포츠 선수를 통틀어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LAFC는 손흥민을 통해 오타니 쇼헤이급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게다가 손흥민은 주장 완장 없이도 리더의 품격을 보여주고 있다. 경기장을 찾아온 팬들을 먼저 챙기면서 동료들의 모범이 된 것. 팬들이 그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도 경기장 중앙이 아니라 원정 팬들 앞에서 허들(어깨동무한 채 구호를 외치는 의식)을 하는 등 팬들을 먼저 생각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동료들이 졸전 후 팬들의 야유에 발길을 돌리려 하자 크게 질책하며 서포터즈 앞으로 다같이 이동하게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