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유수연 기자] 최근 tvN STORY와 티캐스트 E채널이 공동 제작한 예능 ‘내 새끼의 연애’ 연출을 맡은 박현석 PD가 OSEN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프로그램 기획 의도부터 섭외 과정, 시청자 반응, 시즌2 구상까지 솔직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달 20일 첫 방송된 ‘내 새끼의 연애’는 자식들의 연애를 지켜보는 부모의 마음, 그리고 연애를 통해 성장하는 자녀들의 이야기를 담은 리얼리티 예능이다. 이종혁 아들 이탁수, 김대희 딸 김사윤, 안유성 아들 안선준, 이철민 딸 이신향, 박호산 아들 박준호, 전희철 딸 전수완, 이종원 아들 이성준, 조갑경 딸 홍석주가 출연해 풋풋한 로맨스를 보여주고 있다.
박 PD는 “‘연애 프로그램의 패널이 부모님이면 어떨까?’라는 한 줄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다”며 “TV 주 시청자인 부모님 세대들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부모 입장에서 가장 궁금한 건 ‘내 새끼의 연애’일 것이다. 다른 건 다 가르쳐 줄 수 있어도 연애는 직접 볼 수도, 가르쳐 줄 수도 없다. 그 답답한 마음을 대리 만족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고 싶었다”고 밝혔다.
[사진]OSEN DB.
그는 기존 연애·가족 예능과 차별화된 지점에 대해 “크게 두 가지 차이가 있다. 첫째는 패널이다. ‘내 새끼의 연애’에서는 출연자와 가장 가깝게 관련이 있는 부모가 직접 패널로 참여한다. 그래서 더 리얼하고 과몰입하는 리액션이 가능하다. 단순한 응원을 넘어 부모로서 느끼는 복합적인 감정이 담긴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번째는 연애 소재에 대한 접근 방식이다. 우리는 ‘성장’에 집중했다. 연애는 짝을 찾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자기도 몰랐던 자신을 발견하는 계기가 된다. 여러 감정을 경험하고 힘든 시간을 겪으며 더 성숙해지는 것이다. 자녀의 성장을 지켜보는 부모의 모습을 함께 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박 PD는 연출 포인트로 세 가지 키워드를 꼽았다. 첫째는 ‘여름날의 20대 연애’. 그는 “출연자 대부분이 대학생이라 그 나이에 맞는 풋풋한 감정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하이틴 느낌의 공간을 위해 영화 미술을 했던 임성미 감독을 어렵게 섭외했다. BGM도 2000년대 초반 음악을 활용해 톤을 살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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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아날로그’. “부모 입장에서 자녀는 ‘나와 가장 닮은 또 다른 나’다. 부모님들이 자신의 20대를 자녀를 통해 회상하길 바랐다. 아이들 역시 부모 세대의 방식대로 연애를 하면 색다른 느낌을 받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라디오 방송으로 미션을 전달하거나 테이프에 메시지를 담아 전달한 연출을 언급했다. 셋째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사랑하는 이야기’. 그는 “자녀의 연애를 보며 결혼식날 떠나보내는 부모의 마음을 담고 싶었다. 응원하면서도 아쉬워하는 부모의 감정을 드러내기 위해 ‘절친 소개서’, ‘아빠가 했던 데이트’ 같은 요소를 넣었다”고 말했다.
출연진 섭외 과정에 대해 박 PD는 “최대한 아빠와 엄마가 같이 나오길 바랐지만, 현실적으로 엄마 입장에서는 출연이 더 부담스러웠을 것 같다”며 “그럼에도 출연해준 조갑경 님께 감사하다”고 전했다. 또한 “출연진은 20대 위주로 섭외했다. 풋풋한 성장 드라마를 표현하기에 적합하다고 봤다. 자녀 출연자들끼리 캐릭터가 겹치지 않도록 신경 썼다”며 “예상은 했지만 가족이 함께 출연하기에 섭외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저희를 믿어주신 부모님과 자녀들에게 감사하다”고 털어놨다.
방송 직후 “연예인 자녀들을 오랜만에 봐서 반갑다”는 반응과 함께, “네포 베이비(특혜 논란)”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박 PD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중요한 건 우리가 보여주려는 주제 의식이다. 단순히 ‘연예인 2세 연애 예능’이 아니라, 연애를 통해 성장하는 자녀와 이를 지켜보는 부모의 이야기다. 부모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사진]OSEN DB.
또 준(準)일반인에 가까운 출연자들의 과거 행적이 재조명되는 상황에 대해서는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따뜻한 성장 스토리’라고 생각했다. 그 결에 맞춰 섭외했고, 촬영 전 부모와 자녀들을 여러 번 만나 대화했다”며 “제가 직접 만나본 친구들은 모나지 않고 따뜻한 사람들이었다”고 강조했다.
박 PD는 가장 화제가 된 장면으로 안유성 셰프 아들 선준의 진심 어린 고백을 꼽았다. 그는 “성공보다 실패하는 순간이 많다. 누구나 겪어본 실패라 시청자들도 더 공감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불어 마지막 8인의 이별 장면도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으며 “단순히 방송을 넘어 각자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시청자들에게도 울림을 줬다”고 말했다.
시즌2에 대한 구상도 밝혔다. 박 PD는 “만약 시즌2가 제작된다면 30대 자녀로 구성하고 싶다. 시즌1과는 전혀 다른 프로그램이 될 것이다. 결혼 적령기 자녀들이 실제 결혼 상대를 찾는 이야기를 다뤄보고 싶다”며 “합숙 기간도 10일 정도로 늘려 깊은 이야기를 담고 싶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요즘 콘텐츠가 워낙 많다. ‘내 새끼의 연애’가 조금이나마 시청자들에게 쉴 수 있는 시간, 따뜻한 기운을 줄 수 있길 바란다”며 “인생이 힘들고 지칠 때 다시 꺼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길 바란다. 애정을 갖고 봐주신 시청자들에게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