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장우영 기자] ‘개그계 대부’ 故 전유성의 빈소가 마련됐다. 딸 제비 씨와 손녀 등이 상주로 이름을 올린 가운데 발인은 오는 28일 엄수된다.
26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1호실 故 전유성의 빈소가 마련됐다. 상주로는 딸 제비 씨와 손녀 등이 이름을 올렸다.
故 전유성은 지난 25일 폐기흉 증상 악화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76세.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측은 “대한민국 개그계의 큰 별, 전유성 선생님께서 우리 곁을 떠나셨습니다. 선생님은 ‘개그맨’이라는 명칭을 직접 창시하시고, 한국 최초의 공개 코미디 무대와 개그 콘서트 실험 무대를 선보이며 한국 코미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습니다. 선생님은 언제나 ‘최초’라는 수식어와 함께, 늘 새로운 길을 개척해 온 한국 코미디의 선구자셨습니다. 웃음을 통해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고, 힘겨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건네주셨던 선생님의 발자취는 한국 코미디 역사 속에 길이 남을 것입니다. 이제 무대 뒤편에서 조용히 우리를 바라보고 계실 선생님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전했다.
1949년생으로 올해 76세인 전유성은 단순한 개그맨을 넘어 방송 작가, 공연 기획자, 영화 감독 등 다방면에서 독보적인 족적을 남긴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서라벌예술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한 그는 당대 최고 MC였던 곽규석의 원고를 써주는 코미디 작가로 연예계에 첫 발을 내디뎠다. 1970년대 TBC 인기 쇼 프로그램 ‘쇼쇼쇼’ 대본을 쓰며 작가로서 명성을 쌓은 그는 ‘코미디언’이라는 단어 대신 ‘개그맨’이란른 용어를 처음으로 제안하고 대중화시킨 인물로도 유명하다.
KBS ‘유머 1번지’, ‘쇼 비디오 자키’ 등 당대 최고의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활약한 전유성은 한번 더 생각해야 웃음이 터지는 ‘슬로우 개그’, ‘지적인 개그’를 구사, 당시 주류를 이루던 슬랩스틱 코미디와는 차별화된 자신만의 길을 걸어왔다. 특히 ‘개그계 아이디어 뱅크’라는 별명에 걸맞게 수많은 후배들의 코너에 결정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전유성의 업적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는 한국 코미디 발전을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선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2007년 경상북도 청도에 국내 최초의 코미디 전용 극장 ‘철가방 극장’을 설립했으며, 아시아 최초의 코미디 페스티벌인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명예위원장을 맡아 한국 코미디를 세계에 알리는 데 힘썼다.
또한 후배 양성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20대 시절 이미 이문세, 주병진 등을 발굴할 만큼 뛰어난 안목을 자랑한 그는 가수 김현식을 알아보고 가수로 나가길 권유했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개그우먼 팽현숙을 발굴한 것도 전유성이며, 예원예술대학교의 코미디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조세호, 김신영 등을 제자로 키워내기도 한 사람이 바로 전유성이다. 또한 배우 한 채영을 알아보고 데뷔시킨 인물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