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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실세”“불순한 목적”…김현지 국감 불출석 놓고 충돌

중앙일보

2025.09.25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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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 7월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4차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불리는 김현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의 국정감사 증인 출석 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26일 원내대책회의에서 “1987년 민주화 이후 14대 국회에서부터 총무비서관이 국감 증인에서 제외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며 “(증인 불출석은) 김현지의 그림자 실세론을 인정하는 자기 고백”이라고 말했다. 김 비서관을 ‘만사현통’(모든 것은 김 비서관을 통한다)에 비유한 유 수석은 “대법원장에겐 거친 비난을 해대며 청문회장으로 불러 세우려는 더불어민주당이 정권 핵심 비서관이라는 이유로 국회 출석을 막아주며 고개를 조아리는 참으로 굴욕적 모습을 보인 것”이라며 “오죽했으면 친명계 김영진 의원조차 총무비서관이 국정감사에 나서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며 지적했겠나”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 측근으로 분류되는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전날 김 비서관의 불출석 문제를 놓고 “총무비서관이든 법무비서관이든 정무비서관이든 국민의 대표인 국회에 나와서 공직자로서 자기 입장을 표명하는 게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부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 국회(정기회) 국회운영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주진우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총무비서관은 대통령실 살림살이를 관장한다. 예산과 내부 인사 담당”이라며 “대통령실 내부 살림 외에 온갖 다른 일에도 관여하고 있으니, 안 나오려 한 것 아닌가”라고 적었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전날 매일신문 유튜브에 나와 “도둑이 제 발 저렸다고 본다. 김현지를 보호해야 될 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했고, 최은석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논평에서 “사법부에는 협박을 일삼으면서 권력 실세는 감추려 드는 이중적 태도, 바로 그 저열한 패거리 의식이 민주당의 민낯”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박상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원칙적으로 비서실장이 기관장으로서 책임을 갖고 국회의원이 질의하는 문제에 대해서 충분히 대답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지금 보면 야당 쪽에서는 운영위뿐만 아니라 다른 상임위에서도 (증인으로) 막 신청을 하려고 하면서 정치 공세로 가려고 한다”며 “그런 불순한 목적이 있기 때문에 저희들이 (김 비서관 증인 출석을) 반대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수석대변인이 지난 6월 24일 국회에서 열린 중동발 위기 관련 긴급 안보 점검회의를 마친 뒤 관련 내용을 백브리핑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최근 여론 흐름이 좋지 않게 흐르자 민주당 내부 기류 변화도 감지된다. 박상혁 의원은 김 비서관의 국감 출석 가능성에 대해 “아직 이게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저희 운영위 차원에서 조금 더 협의를 하고, 또 야당과도 협의를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장경태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여야 간 공방 끝에 순리대로 되지 않겠나, 이런 생각”이라고 했다. ‘순리대로’란 표현에 대해 장 의원은 “공직자로서의 본분을 다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라며 “김현지 비서관님도 제가 보기에는 뭐 굳이 안 나올 생각을 갖고 있거나 이러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국회 운영위원회는 지난 24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정감사 계획서와 증인·참고인 출석 요구의 건을 논의했다. 당시 대통령실 국감 증인 명단엔 강훈식 비서실장과 김용범 정책실장 등 총 11명이 포함됐지만 김 비서관은 제외됐다.



김규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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