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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美장성 800명 싹 불렀다…美국방 '전례없는 소집령' 왜

중앙일보

2025.09.25 20:06 2025.09.25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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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 AP=연합뉴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세계 각지에서 복무 중인 미국 현역 장군 전원을 소집했다. 매우 이례적인 소집에 그 배경을 두고 여러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일시 집결에 따른 안보상 우려도 제기된고 워싱턴포스트(WP)는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헤그세스 장관은 미군의 준장 이상 지휘관 거의 전원에게 오는 30일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대 기지로 모이라고 지시했다. 회의에는 국내뿐 아니라 유럽, 중동, 아시아·태평양 등 세계 각지의 미군 기지에서 복무하는 장성 대다수들이 참석하며, 분쟁 지역 장성들도 포함된다고 WP는 전했다.

숀 파넬 국방부 대변인은 "헤그세스 장관이 다음 주 초 고위 장성들과 회동할 것"이라고 확인하면서도 소집 사유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미군 전체에서 준장 이상 장성은 약 800명이다. 각 장성을 보좌하는 인력까지 포함하면 전체 집결 인원은 1000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례적 소집 배경을 두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지시는 연방정부의 셧다운 가능성과 헤그세스 장관의 노골적인 정치적 행보로 인해 불안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발표됐다고 WP는 전했다. 최근 국방부를 상대로 대규모 인력 감축에 나선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헤그세스 장관은 취임 이후 찰스 브라운 합참의장, 리사 프란체티 해군 참모총장 등 고위 장성 다수를 해임했고, 4성 장군 20% 감축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군 관계자들은 어떤 국방장관도 군 장성들을 일시에 한 자리에 소집한 사례를 본 적이 없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한 관계자는 "사람들이 매우 우려하고 있다. 이게 무슨 뜻인지 전혀 모르겠다"고 WP에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해외 주둔 지휘관까지 즉흥 회의에 참석해야 한다는 점에 불만을 표했고, 일부는 이 조치의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 국방부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사태 발생 시 지휘체계가 약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JD 밴스 부통령은 이번 소집이 미국 장성들을 대상으로 한 것임을 밝히면서도 중요성을 축소했다. 밴스 부통령은 "장군들이 육군 장관과 이야기를 나누러 오는 것은 그리 드문 일이 아니다"며 "이렇게 큰 화제가 된 게 이상하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밴스 부통령으로부터 회의 소집 사실을 보고받았는지, 회의에 참석할 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몰랐던 것으로 보였다고 전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전 세계에서 어디로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바로 "(회의 자리에) 오라고 하면 갈 것"이라며 "그게 왜 그렇게 큰 일이냐"고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은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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