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손흥민(33, LAFC)의 부드러운 리더십이 미국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수비수 조르조 키엘리니가 달라진 LAFC를 보며 손흥민 효과에 감탄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는 지난 24일 공식 유튜브 채널 중 하나인 '디스 이즈 MLS'를 통해 키엘리니와 인터뷰 영상을 공개했다. 동시에 "손흥민과 드니 부앙가가 MLS 최고의 듀오인가?"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키엘리니도 LAFC 출신이자 LAFC 구단주 그룹의 일원인 만큼 초청받은 것. 그는 지난 7월부터 LAFC 공동 구단주가 됐고, 또 다른 친정팀 유벤투스에서 행정가로 활동 중이다. 현역 시절 세계적인 센터백 중 한 명이었던 그는 2022년 여름 LAFC에 합류해 커리어 황혼기를 보냈고, 2023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했다.
축구화를 벗은 키엘리니는 LAFC가 피부로 느끼고 있는 손흥민 효과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지난 6월 일찍이 손흥민 영입 가능성을 접했다며 손흥민이 불러온 변화가 상상 이상이라고 기뻐했다. LAFC 측은 수년 동안 손흥민의 에이전트와 연락을 주고받았으며 6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협상 테이블을 차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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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엘리니는 "난 지난여름 클럽 월드컵 기간 구단 관계자들과 만나 손흥민 영입 가능성이 있다고 들었다. 그때 나는 '할 수 있다면 무조건 추진하라'고 했다”고 회상했다"라며 "당시에도 좋은 영입이 될 거라 믿었다. 하지만 지금 손흥민이 팀에 끼친 파급력은 정말 믿기 어려울 정도"라고 혀를 내둘렀다.
특히 키엘리니는 손흥민의 실력이 아니라 모범적인 태도를 강조했다. 그는 "시즌 초반 팀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기복이 컸고, 결과도 꾸준히 내지 못했다. 기쁨과 즐거움이 사라졌다. 그런데 손흥민이 오면서 바뀌었다. 팬들뿐만 아니라 라커룸 내 선수들도 모두 그 에너지를 느끼고 있다. 세리머니할 때 보이는 활기찬 분위기는 대부분 손흥민이 가져온 것"이라고 극찬했다.
손흥민은 경기장 위에서도 7경기 6골 2도움을 터트리며 LAFC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그 덕분에 LAFC는 손흥민이 합류한 뒤 4승 2무 1패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미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확보했으며 서부 컨퍼런스 3위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
경기력뿐만 아니라 팀 분위기 자체가 달라진 LAFC. 키엘리니는 "손흥민은 경기장 밖에서도 기쁨을 퍼뜨린다. 그는 팬들과 웃음을 나누고, 동료들과 즐거움을 공유하며 구단 문화를 바꿨다. 이런 긍정적인 에너지는 구단주와 감독 모두가 바라던 것"이라며 "난 여름 투어를 시작할 때부터 손흥민이 라커룸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다. 지금 그 확신은 현실이 됐다"라고 강조했다.
[사진]OSEN DB.
실제로 손흥민은 경기를 마친 뒤 경기장을 한 바퀴 돌며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모습으로도 미국에서 주목받고 있다. LAFC 동료들도 이를 보고 동참하며 그의 리더십을 따르는 중이다.
전술적 균형은 물론이고 경기 분위기 자체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예전처럼 경기 흐름에 기복이 심하거나 불필요한 패배를 거듭하던 장면은 사라졌다. 손흥민이 들어온 뒤로는 팀 전체가 단단히 묶여 웃으면서 승리를 쌓아 올리는 모습이다.
키엘리니는 "손흥민은 경기장 밖에서도 기쁨을 퍼뜨린다. 그는 팬들과 웃음을 나누고, 동료들과 즐거움을 공유하며 구단 문화를 바꿨다. 이런 긍정적인 에너지는 구단주와 감독 모두가 바라던 것"이라며 "난 여름 투어를 시작할 때부터 손흥민이 라커룸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다. 지금 그 확신은 현실이 됐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LAFC를 떠나는 스티븐 체룬돌로 감독도 이미 손흥민에게 푹 빠진 모양새다. 그는 최근 "내가 가장 감명받은 것은 손흥민이 팬과 동료들을 대하는 방식이다. 그는 놀라운 인간이다. 아주 친절하고, 인내심 있으며, 정말 훌륭한 사람"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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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엘리니도 "체룬돌로 감독과 손흥민과 관계는 매우 끈끈하다. 체룬돌로 감독에게는 (LAFC에서) 마지막 몇 달이다. 모두가 시즌을 마치면서 트로피를 들어 올리길 바라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제 LAFC의 다음 목표는 우승이다. MLS는 "부앙가와 손흥민이 LAFC의 챔피언십 희망에 다시 불을 붙이고 있다"라며 LAFC의 가장 최근 파워 랭킹 순위를 10위에서 6위까지 올렸다. 만약 LAFC가 정상에 오른다면 지난 2022년 손흥민의 토트넘 선배인 가레스 베일 시절 이후 3년 만의 우승이자 역사상 두 번째 우승이 된다.
손흥민과 부앙가의 활약이 계속된다면 불가능도 아니다. 부앙가 역시 손흥민이 최전방에서 수비의 시선을 끌어주는 덕분에 더욱 날개를 펼치는 중이다. 그는 손흥민 합류 이후 9골 1도움을 올리며 MLS 역사상 최초로 3시즌 연속 20골 이상 달성한 선수가 됐다. 리오넬 메시와 치열한 득점왕 경쟁도 펼치고 있다.
LAFC가 최근 5경기에서 넣은 14골 모두 손흥민과 부앙가의 발끝에서 나온 상황. 키엘리니는 "두 선수가 자신감을 회복하고 호흡을 맞추면서 특별한 듀오가 됐다. 중원과 수비가 균형을 잡아준다면 리그 전체를 지배할 '괴물 듀오'가 될 수 있다"라고 기대를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