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서 살인죄로 19년 복역한 60대, 32년 만의 재심서 무죄
"고문받은 공범이 허위 진술"…형사보상금 15억7천만원 받을 듯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대만에서 살인 혐의로 19년을 복역한 60대 남성이 32년 만에 열린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26일 자유시보와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전날 대만 고등법원 재심 법정은 여대생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은 뤼진카이(65)에 대해 이같이 판결했다.
고등법원 대변인은 원심이 뤼씨의 비자발적 자백과 공범 천시칭 진술의 하자, 부정확한 DNA 검사 결과 등을 인용해 유죄를 판결했다고 밝혔다.
이어 원심의 법률 적용에 다소 무리가 있었다면서 증거 부족을 이유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판결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이에 뤼씨는 "결백을 밝혀준 판사에게 감사드린다"며 눈물을 흘렸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뤼씨는 절도죄로 3개월간 복역하다 알게 된 성폭행 전과가 있는 천씨가 1993년 12월 가석방된 후 갈 곳이 없자 자신이 구한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도록 했다.
천씨는 가정교사센터에서 여대생을 소개받은 뒤 면접을 보겠다며 뤼씨와 함께 살던 아파트로 유인했으며 이곳에서 성폭행하고 살해했다.
검경은 천씨를 체포한 뒤 조사를 거쳐 뤼씨도 공범으로 검거해 살인죄로 기소했으며 1심에서 뤼씨와 천씨는 각각 징역 20년과 사형을 선고받았다.
뤼씨는 19년을 복역하고 2012년 가석방된 후 천씨가 폭행과 고문을 견디다 못해 자신을 공범으로 지목했다고 말했다며 당국에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후 2021년 검찰총장은 판결 당시 변호사가 참석하지 않았고 법원은 피고의 항소 여부를 확인하지 않아 뤼씨의 권익이 침해됐다며 비상 상고를 제기했다.
감사원도 2022년 발표한 해당 사건 조사 보고서에서 뤼씨가 억울한 점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으며 이에 고등법원은 올해 4월 재심에 동의했다.
대만언론은 뤼씨의 무죄가 확정되면 형사보상금으로 최고 3천400만 대만달러(약 15억7천만원)를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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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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