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소속 10개국 축구 지도자와 행정가들이 축구발전 방안에 대해 함께 교류하며 머리를 맞댄 ‘한-아세안 FIELD(Football Interpersonal Exchange & Leadership Development) 프로그램’이 지난 3년간의 여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FIELD 프로그램은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서울에서 닷새간의 2025년 일정을 진행한 뒤 폐회식을 갖고 모든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한-아세안 협력기금(ASEAN-Korea Cooperation Fund·AKCF) 지원 사업으로 진행했다. 축구를 통해 한국과 아세안의 인적 교류를 확대해 상호 신뢰와 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3년차 프로그램의 마지막 일정을 소화한 올해는 ‘Beyond the Game’을 주제로 참가국들이 머리를 맞댔다. 축구에 대해 단순한 ‘스포츠 경기’를 뛰어넘어 교육과 문화, 외교, 산업을 아우르는 협력의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논의 됐다. 이러한 노력은 지난해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제25차 아세안-한국 정상회의 의장 성명 제30조에 FIELD 프로그램이 공식 반영되면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는 축구가 한-아세안 관계의 중요한 의제이자 공동의 미래를 준비하는 수단으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준다.
지난 22일 서울에서 열린 개회식은 김호곤 대한축구협회(KFA) 축구사랑나눔재단(이하 재단) 이사장의 개회사와 함께 막을 올렸다. 김 이사장은 “지난 3년간 FIELD 프로그램은 한국과 아세안이 함께 미래를 설계하는 과정이었다”면서 “여기서 맺어진 네트워크와 경험이 향후 공동 발전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용수 KFA 부회장은 “축구는 국경을 초월해 우정을 잇는 가장 강력한 언어”라면서 “FIELD 프로그램은 한국과 아세안이 함께 축구의 내일ㅇ르 맞들어가는 공동의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하대국 외교부 아세안협력과장 역시 “이번 교류가 양 지역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로 작용하길 바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개회식에는 함정한 주아세안대표부 공사, 변석화 대한축구협회 고문 겸 재단 이사, 이장관 대한축구협회 기술발전위원장, 권병규 축구사랑나눔재단 감사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후 닷새간 진행한 프로그램은 지도자와 행정가의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맞춤형 커리큘럼을 제공해 호평 받았다. 기술 세션에서는 김지훈 KFA 전략강화팀장이 ‘한국 축구 기술 철학(MIK)’을 발표하며 선수 육성과 전술 발전 방향을 소개했다. KFA 소속 주원우 연구원, 최성환·임완섭·이임생·김인완 전임 강사는 개인 맞춤형 선수 개발, 게임 기반 훈련, 지도자의 비전과 철학, 감정 관리 등을 주제로 심화 강의를 진행했다.
행정 세션에서는 이정섭 KFA 마케팅 실장, 박성균 프로축구연맹 사무국장, 이종권 프로축구연맹 마케팅 본부장이 각각 협회의 마케팅 이니셔티브, K리그 운영 구조, K리그 비즈니스 모델을 공유했다. 참가자들은 강의 후 토론을 통해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으며 한국 축구의 성장 모델을 자국 환경에 접목할 방안을 모색했다.
이한빛 현대자동차 책임 매니저는 특별 강연의 강사로 연단에 올라 글로벌 기업의 스포츠 후원 철학을 공유하며 기업과 스포츠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상생 모델을 제시했다. 과거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팀 매니저로, 현재는 아세안 현대컵 담당자로 활동하며 쌓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과 아세안을 잇는 최전선 담당자로서의 인사이트를 차분히 풀어냈다.
특히나 내년에 열릴 아세안 현대컵은 현대자동차가 후원하는 아세안 최대 규모의 축구대회로, 이번 프로그램에서 논의한 ‘Beyond the Game’ 정신을 현실에서 구현할 축구 이벤트라는 점에서 참가자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기업의 참여가 단순한 마케팅을 넘어 축구 생태계 전반의 발전과 협력 증진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그의 강연은 향후 한-아세안의 건전한 관계 증진과 관련해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신승호 미국프로풋볼(NFL) 인디애나폴리스 콜츠 부사장은 ‘축구장에서 미식축구장까지(From Pitch to Gridiron)’라는 제목의 강연을 통해 프로스포츠 리그 운영의 지속 가능성을 소개하며 “축구와 미식축구는 다르지만 성공의 공통적인 핵심은 팬과 지역사회와의 끊임없는 연결”이라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25일 천안시 일대에 최근 완공한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를 방문해 한국 축구의 중장기 미래 설계의 현장을 체험했다. 47만㎡ 규모의 부지에 조성된 최첨단 시설을 둘러본 참가자들은 한국 축구의 미래 전략과 인프라 구축 과정을 직접 체험했다.
26일 폐회식에서는 전한진 KFA 국제위원장이 ‘ASEAN-KFA 비전 제안’을 발표하며 3년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FIELD 프로그램은 한-아세안이 쌓아온 신뢰와 우정의 상징”이라 언급한 그는 “앞으로 유소년 육성, 지도자 교류, 여성 축구 활성화, 산업 협력으로 지평을 넓혀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는 단순한 훈련장이 아니라 아세안과의 인적 교류를 잇는 교두보이자, 양 지역 미래 세대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종합 플랫폼”이라면서 “언제든 아세안 소속 모든 나라에 활짝 열려 있는 공간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참가자들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지식과 경험을 각국의 축구 발전에 접목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3년 여정의 모든 일정을 마무리했다.
지난 3년간 FIELD 프로그램은 아세안 축구 지도자와 행정가들을 한국에 초청해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며 의미 있는 작업을 이어왔다. 단순한 교육을 넘어 청소년·여성 축구 확대와 지속 가능한 산업 모델 구축으로 발전해온 이 사업은 스포츠 교류를 넘어 국가간 실질적 협력 플랫폼의 모범 사례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