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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모른다”는 이기훈…삼부토건 주가조작 공범 기소

중앙일보

2025.09.25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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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26일 이기훈 삼부토건 전 부회장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추진하는 것처럼 허위‧과장한 보도자료를 발표해 삼부토건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한 혐의다.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김 여사나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 등과의 연관성은 드러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겸 웰바이오텍 회장)이 경찰에 체포돼 11일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팀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369억원 주가조작만 기소

이날 특검팀은 “이 전 부회장을 삼부토건 주가 조작으로 총 369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의 공소장엔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 이응근 대표 등과의 공모 사실 등이 기재됐다. 특검팀은 이 회장이 삼부토건을 인수한 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통해 주가를 띄운 전 과정을 이 부회장이 주도했다고 본다.

이 부회장은 지난 7월 특검팀이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도주했다가 지난 10일 전남 목포에서 체포됐다. 이후 특검팀 조사에서 그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에 대해 “모르는 사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 여사의 계좌를 관리한 인물로, 2023년 5월 삼부토건 주가 급등 전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는 메시지를 지인 카카오톡 대화방에 올렸다. 이 메시지가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의 발단이 됐다.

이 전 대표와 김 여사와의 관계 등을 근거로 주가조작에 김 여사가 연결돼 있을 것이란 의혹이 제기됐지만, 이 부회장이 이 전 대표와의 관계부터 부인했다. 삼부토건 주가 급등의 계기가 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 참석 계획을 사전에 알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건희·조성옥·웰바이오텍 수사 계속

특검팀은 구속영장이 한 차례 기각된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김 여사와의 관련성도 추가로 확인할 예정이다. 특검팀은 주가조작으로 가장 큰 이득을 본 인물이 조 전 회장이라는 게 특검팀 판단이다. 조 전 회장이 이 회장에게 삼부토건 주식을 매각하고 경영권을 넘길 당시 이 부회장은 중개인 명목으로 5억원을 받아갔는데 주가조작 계획을 사전에 공유했을 것이라는 게 특검팀 의심이다.

한편 이 부회장은 삼부토건과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를 이용한 주가조작 의혹을 받는 웰바이오텍의 회장이기도 하다. 특검팀은 웰바이오텍 역시 허위‧과장 양해각서(MOU)를 이용해 주가를 띄웠다고 보고 수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웰바이오텍 주가조작으로 인한 이익이 누구에게 흘러 들어갔는지를 추적하고 있다. 차명 수표가 주로 활용된 만큼 부당이득을 얻은 사람을 특정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진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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