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이 15년만에 최대 규모의 시스템 개편을 단행한 가운데 내부 관계자가 "우리가 하고 싶어서 이렇게 만들었겠냐"는 토로를 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4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자신을 카카오에 근무하는 개발자라고 밝힌 이가 "개발자 욕은 하지 말아달라. 시키는 대로 만들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란 내용으로 글을 올렸다.
블라인드는 회사 이메일이나 사원증 등으로 재직 회사를 인증해 사용하는 구조다. 블라인드 아이디 앞에 '카카오'라는 사명을 붙인 이 이용자는 "우리가 하고 싶어서 이렇게 만들어겠냐"며 "욕 신나게 해도 되는데 개발자 욕은 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이어 "그냥 기획자, 디자이너들이 시키는대로 만들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라며 "그 위에서 하나하나 다 지시한거다"라고 주장했다.
작성자는 또 "이번 카톡 업데이트는 여러 기획자들이 부딪혀서 만든게 아니"라며 "그냥 1인 기획 작품으로 봐달라"고 했다. 끝으로 "어딜가나 개발자 욕이라 주변 사람들 자존감 박살나는 중"이라고 호소했다.
이에 다른 카카오 직원은 댓글을 달아 "개발자, 기획자, 디자이너 싹 다 반대했다"며 "우리가 뭘 더 할 수 있겠냐"고 동조했다.
앞서 카카오는 카카오톡 친구 탭을 소셜미디어(SNS) 피드처럼 전환하는 실험을 단행했다. 카카오 측은 "다양한 관심사와 취향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밝혔으나 카카오톡을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상당수 이용자로부터 "사생활 노출"이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피곤하다"며 신규 업데이트에 벌써 질린다는 반응도 보인다. 적극적으로 카카오톡 업데이트를 막는 방법을 찾아 나선 이용자도 있다. 피드에 내 사진이 뜨지 않게 막는 방법을 활발히 공유하기도 한다.
이같은 반응에 대해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업데이트 후 일부 이용자의 불편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용자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개편"이라는 해명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