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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청 폐지'에 부장검사 사표...총장 대리 "국회 의결 존중"

중앙일보

2025.09.26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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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26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정부조직법 수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78년 만에 ‘검찰청 폐지’가 확정되자 부장검사가 사직 의사를 밝혔다. 향후 줄사표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법안 통과 직후 대전지검 서산지청 소속 차호동 부장검사는 이프로스(검찰 내부망)에 “이번 법안에 결단코 반대하며 사직하고자 한다”고 글을 올렸다. 차 부장검사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해 “그 어디서도 찾을 수 없는 독재국가에서나 볼법한 기형적인 제도”라며 “공무원인 제가 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반대 의사표시로 사직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번 법안의 문제점을 ‘검찰 폐지’가 아니라 ‘수사와 기소의 억지 분리’라고 주장했다. 또 “미운 검사, 나쁜 검찰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라 법치주의 훼손되는 게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검찰 수뇌부를 향해서도 “오늘 검찰 간판을 내린다는데 책임질 위치에 있는 분들이 아무도 책임진다는 소리하지 않는 현실을 개탄한다”고 적었다. 차 부장검사는 올해 초까지 대검찰청 검찰연구관으로 재직했다.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이날 개정안 통과 직후 퇴근길에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의 의결을 존중한다”며 “향후 형사 사법 시스템이 공백 없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했다. 노 대행은 검찰 지휘부가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보완수사권 유지 필요성, 검찰이 헌법 기관이 아니라는 주장 등에 대해서도 “다음에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과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정성호 법무 "새 술 새 부대에 담으라는 국민 요구"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개정안 통과에 대해 검찰 수장과는 온도 차가 느껴지는 메시지를 냈다. 정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입장문을 내고 “지금의 검찰은 더 이상 신뢰할 수 없으니,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으라는 국민의 준엄한 요구”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을 위한 검찰개혁’이라는 시대의 명령을 완수해 가겠다”고 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이날 재석 180인 중 찬성 174표, 반대 1표, 기권 5표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검찰청은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 9월 공소 제기 및 유지 역할을 하는 공소청으로 이름이 바뀐다.

앞서 노 대행은 본회의 표결을 앞둔 지난 24일 오후 “헌법에 규정된 ‘검찰’을 지우는 것은 성공적 검찰개혁에 오점이 될 수 있다”며 “올바른 검찰개혁의 모습을 다듬어달라”고 입장문을 냈다. 이에 정 장관이 같은 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해당 발언은 부적절하다고 느끼고 있다”며 “어떠한 조치가 적절한지는 연구해서 보고드리겠다”고 했다.






김보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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