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호주·캐나다 총리 등 세계 정치인 '진보 정상회의'
"기성정치에 대한 분노 해소할 진보 아이디어 필요"
"진보 살아 있다"…극우 급부상속 머리 맞댄 좌파 정상들
영·호주·캐나다 총리 등 세계 정치인 '진보 정상회의'
"기성정치에 대한 분노 해소할 진보 아이디어 필요"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서방 주요국에서 극우 세력이 급부상한 가운데 좌파 또는 중도 좌파 정치인들이 영국 런던에서 머리를 맞대고 국제 정세와 현안을 논의했다.
올해 '세계 진보 행동 정상회의'(Global Progress Action Summit)에는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크리스트룬 프로스타도티르 아이슬란드 총리 등 현직 정상이 참석했다.
저신다 아던 전 뉴질랜드 총리, 미국 민주당의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와 피트 부티지지 전 교통장관 등도 참석했다.
영국 '레이버 투게더'(Labour Together)와 공공정책연구소(IPPR), 미국진보행동센터(CAP Action) 등 진보 성향 싱크탱크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서방 주요국 진보 정권이 극우 정당들로부터 위협받는 가운데 열렸다.
IPPR은 이번 행사에 40여 개국 진보 지도자가 모였다면서 "전 세계 시민이 점점 더 주류 정치를 거부하는 가운데 현대에 가장 중요한 정치적 순간에 이번 회의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스타머 총리는 "우리 정치가 어떻게든 죽어가고 있다는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사회민주주의자들이 우리 사회에 뿌리내린 일부 도전과 거짓말에 직접적으로 맞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중도좌파 정당들은 꽤 양호한 해를 보내고 있다"며 "각국의 애국적 쇄신은 존엄성과 존중, 평등, 정의의 가치에 바탕을 두고 있고, 사회민주적 수단으로 이를 성취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확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 중도좌파 노동당은 지난해 7월 총선에 압승해 집권했으나 우익 포퓰리즘 성향 영국개혁당에 지지율이 역전당했다. 지난 13일 런던에서는 15만명이 운집한 반이민 극우 집회가 열렸다. 이 집회에서 일론 머스크는 화상 연설을 통해 "영국이 통제되지 않은 대규모 이주로 급격히 침식당할 것이고, 폭력이 여러분에게 닥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타머 총리는 이 집회를 언급하며 "역사학자가 아니더라도 그런 독이 어디로 향하는지 알 수 있다. 이는 상대를 위협하려는 벌거벗은 언어이고 전략"이라며 정치 분열을 조장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영국은 일각에서 믿고 싶어 하는 대로 무정부 상태의 황무지가 아니다"라며 이민 통제, 국가안보 강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날 발표한 디지털 신분증 도입 계획도 불법 이민 방지 노력의 하나로 소개했다.
국민이 우익 포퓰리즘 정당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이유를 진보 지도자들이 알고 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잇달았다.
니라 탠든 미국진보행동센터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분열적, 민족주의적 수사는 아주 호소력이 있을 수 있다"며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은 노동 계층에 해를 끼치고 있고 이는 전 세계에 경고 신호"라고 말했다.
IPPR은 "새로운 아이디어가 없다면 진보주의는 구시대적 아이디어에 기대 현상 유지만 하면서 사람들의 신뢰를 잃을 위험이 있다"며 "사람들이 분노하는 것은 당연하므로 포퓰리스트가 말하는 변화와 불만을 다루면서도 진보적 아이디어를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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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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