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말 경북 경주시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북도가 ‘1000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점검하는 등 막바지 손님맞이 채비가 한창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주요 정상들이 경주 APEC 정상회의 참석 의향을 내비치면서 각종 변동 사항도 늘었다. 참석자가 많아져 정상회의 공식 만찬장이 국립경주박물관에서 라한셀렉트 경주호텔 대연회장으로 바뀐 것이 대표적이다.
경북도는 25일 경주엑스포공원 대회의실에서 실·국장과 경주시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경주 APEC 정상회의 지원 준비 상황 점검 회의를 진행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경주에 현장 도지사실을 차리고 근무 체제를 전환한 이후 두 번째 회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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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둣솔까지 챙기는 체크리스트
앞서 이 지사는 첫 번째 회의에서 ‘APEC 준비상황 1000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점검할 것을 지시했다. 체크리스트에는 숙소의 위생 상태나 경호 관리 등은 물론 커피포트 비치 여부, 구둣솔 비치 여부까지 살필 정도로 세세한 것까지 적혀 있다.
김상철 APEC 준비지원단장은 “현재 정상회의장을 비롯한 모든 인프라 공사가 막바지 단계에 있고 외교부·문화체육관광부 등 중앙부처에서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남은 기간 숙박·수송·의료 지원과 서비스 향상 등으로 회의 참가자가 불편함과 어려움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지난 회의 이후 한 주 동안 트럼프 대통령·시진핑 주석의 경주 회동이 약속되는 등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큰 행사일수록 날짜가 임박함에 따라 많은 변수가 생기겠지만, 남은 기간 흔들리지 말고 체크리스트를 잘 정비해 지방 차원에서 할 일을 꼼꼼하게 챙겨 나가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경북도와 경주시는 지난 23일 경주 일대에서 ‘새단장의 날’ 행사를 열고 대대적 환경정비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600여 명이 동참한 이날 행사는 이재명 대통령이 다음달 1일까지 ‘전 국민 대청소 운동’이라는 이름의 범국민적 캠페인을 제안하면서 이뤄졌다. 참가자들은 경주 중심상가와 황리단길, 중앙시장, 버스터미널 일대에서 쓰레기 줍기 등의 대대적인 환경정비 활동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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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열리는 경주는 새단장 중
나아가 경주시는 APEC 정상회의 기간에는 불국동과 읍·면 지역을 제외한 모든 동 지역에서 10인승 이하 비영업용 승용차와 승합차를 대상으로 자율참여형 차량 2부제를 실시한다. 공공기관은 의무적으로 시행하고 민간은 자율로 참여한다.
또 정상회의를 앞두고 불거진 숙박요금 '바가지' 논란 차단에도 나섰다. 허위·과장된 요금 표기를 막고 합리적인 숙박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점검과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과도한 바가지 요금을 제재할 법적 근거는 없지만, 경주시장 명의로 협조 서한을 발송해 투명한 요금 운영을 당부했다.
오는 30일에는 경주실내체육관에서 ‘2025 APEC 정상회의 성공개최 범시민실천결의대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3000여 명이 참석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 행사는 정상회의를 앞두고 시민 열기를 하나로 모으고 성공적인 행사 개최의 의지를 대내외에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