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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총회 보란듯 가자 때린 이스라엘…난민촌 가족 9명 몰살

연합뉴스

2025.09.27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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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탱크·드론 접근…구호품 줄선 주민 6명 등 51명 숨져 국경없는의사회 등 구호활동 속속 중단…의료시설 마비 중재국 이집트-이스라엘 갈등 속 美대사 이례적 카이로행
유엔총회 보란듯 가자 때린 이스라엘…난민촌 가족 9명 몰살
병원에 탱크·드론 접근…구호품 줄선 주민 6명 등 51명 숨져
국경없는의사회 등 구호활동 속속 중단…의료시설 마비
중재국 이집트-이스라엘 갈등 속 美대사 이례적 카이로행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이스라엘은 27일(현지시간) 유엔총회에서 국제사회의 휴전 압박을 무시하고 전쟁 강행을 선포한 직후 가자지구에 공격을 퍼부어 민간인 수십명을 숨지게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가자 보건 당국은 이스라엘의 공습과 총격으로 최소 59명이 숨졌다고 이날 밝혔다.
특히 난민촌에서 인명피해가 잇따랐다. 누세이라트 난민촌에 대한 공습으로 일가족 9명이 한집에서 숨졌고, 이후 같은 난민촌에서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해 15명이 추가로 사망했다. 또 다른 공습으로 임시 거주용 천막에 있던 5명도 목숨을 잃었다.
가자시티에 있는 시파병원 측은 AP에 "폭격이 한순간도 멈춘 적이 없다"며 이스라엘군의 탱크가 병원 인근에 다가오면서 주민들의 의료 접근이 제한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이 병원에는 환자 159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
또 같은 가자시티의 헬루병원에선 드론들이 상공을 선회하면서 병원 정문이 폐쇄됐다. 이 병원 신생아 집중치료실에는 인큐베이터 속 미숙아 14명이 있다.
가자시티 투파 지구에선 공습으로 최소 11명이 숨졌고, 샤티 난민촌에선 4명이 공습으로 사망했다.
가자지구 남부와 중부에선 구호품을 기다리던 주민 6명이 이스라엘의 총격으로 숨졌다.
이번 공격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전날 유엔총회에서 '하마스를 끝내야 한다'며 전쟁 지속 방침을 밝힌 직후 벌어졌다.
이스라엘 공습이 계속되면서 가자시티 의료상황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가자시티에서 지상전을 개시한 지난 15일 이후 진료소 두 곳이 공습으로 파괴됐고, 병원 두 곳은 문을 닫았다. 다른 병원들도 의약품, 장비, 식량, 연료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호단체 국경없는의사회(MSF)는 가자시티에서 활동을 중단했다.
전날 MSF는 이스라엘군 탱크가 의료시설에서 1㎞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주둔하고 있어 직원들에게 상당한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유엔은 요르단강 서안지구 내 이스라엘 정착촌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의 명단을 공개하고, 인권침해에 관여하지 않도록 시정을 촉구했다.
유엔인권사무소는 이날 보고서에서 에어비앤비 등 글로벌 여행 플랫폼을 포함해 158개 기업이 서안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명단에는 2023년에 비해 독일 대형 시멘트업체 하이델베르크 머티리얼즈 등 68개 기업이 새로 포함됐고, 활동을 중단한 7곳은 제외됐다.
명단에 오른 기업들은 주로 건설, 부동산, 채굴, 채석 관련 기업 중심이었다. 에어비앤비, 부킹닷컴, 익스피디아, 트립어드바이저 등 여행 관련 플랫폼들도 계속해서 명단에 올랐다.
볼커 튀르크 유엔 최고인권대표는 "이 보고서는 분쟁 상황에서 활동하는 기업이 인권침해에 기여하지 않도록 주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1967년 3차 중동전쟁 승리로 서안을 점령한 후 유대인 정착촌을 계속 확대해왔으나, 유엔은 이는 국제법에 어긋난다며 불법으로 보고 있다.
이스라엘은 반발했다. 이스라엘은 해당 보고서에 법적 근거가 없고 유엔인권사무소의 활동 범위를 훨씬 벗어난다고 비판했다.

한편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가 이례적으로 이집트를 공식 방문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가자전쟁 휴전 협상을 중재했던 이집트와 이스라엘 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나온 움직임이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가 며칠 내 이집트를 방문, 고위 당국자들과 회담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집트 외무장관과의 면담도 예상된다.
가자 난민들의 대규모 유입을 우려하는 이집트는 이스라엘의 가자시티 지상작전을 비판해왔다. 이스라엘은 이집트의 시나이 반도에 병력을 늘리고 있다며 미국 측에 우려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는 병력 증강이 국경 방어 차원이라며 평화조약 위반이 아니라는 입장을 전했다.
허커비 대사의 방문은 양국 간 긴장을 완화하고,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아랍 국가 지도자들에게 공유한 가자 평화 계획을 포함해 가자전쟁에 관해 논의하는 자리로 기대된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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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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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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