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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자산 예치된 벨기에, EU '우크라 무이자대출' 반대

연합뉴스

2025.09.28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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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푸틴 돈 갖다쓰고 위험은 벨기에에 떠안기는 일 일어나지 않을 것"
러 자산 예치된 벨기에, EU '우크라 무이자대출' 반대
총리 "푸틴 돈 갖다쓰고 위험은 벨기에에 떠안기는 일 일어나지 않을 것"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벨기에가 동결된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을 활용해 우크라이나 무이자 대출금을 마련하자는 유럽연합(EU) 구상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27일(현지시간) 유락티브에 따르면 바르트 더 베버르 벨기에 총리는 "푸틴의 돈을 가져다 쓰고 위험은 벨기에에 떠안기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 정치인들 결정에 따라 (EU에 투자된) 중앙은행 자산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각국이 보게 된다면, 그 나라들은 아마도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에서 그들의 예치금을 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베버르 총리의 발언은 25일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집행위 구상에 공개적으로 지지 입장을 표명한 이후 나온 것이라고 유락티브는 해설했다.
집행위는 일명 '배상금 대출'이라는 명칭으로 우크라이나를 위한 신규 지원금을 검토 중이다. 동결된 러시아 자산 원금을 몰수하지는 않으면서도 법적 문제가 없는 선에서 활용하는 것이 골자다.
이 구상에 따르면 집행위가 0% 금리로 벨기에 내 중앙예탁기관인 유로클리어에 묶여 있는 러시아 자산 약 2천억 유로(약 330조원) 가운데 투자 만기 도래로 현금화된 1천400억 유로(약 231조원)를 차입하게 된다.
집행위는 차입한 돈을 우크라이나에 무이자 대출금으로 제공하고, 상환은 러시아가 전후 우크라이나에 지급하는 전쟁 배상금으로 하겠다는 구상이다.
차입하는 러시아 자산에 대한 보증은 27개국이 공동으로 지자고 제안했다.
이렇게 하면 원금 잔고를 활용하면서도 법적으로는 원금 몰수에 해당하지 않고 우크라이나의 부채도 늘어나지 않는다는 게 집행위 주장이다.
벨기에의 인구 규모가 작다는 점에서 EU 의사결정을 위한 표결에 영향을 끼칠 만한 영향력은 없지만, 유로클리어 소재지인 만큼 추후 EU 협의 과정에서 핵심 당사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버르 총리의 발언과 관련, 벨기에 당국자는 집행위의 계획에 아예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합의에 도달하기 전에 보다 상세한 내용을 검토하려는 것이라고 수위를 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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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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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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