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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아스테카와 멕시코, 잉카와 페루…지하철·버스 타고 가는 중남미 문화탐방

중앙일보

2025.09.2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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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출신 세계적인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중남미 문화와 역사는 현실성과 상상이 맞닿아 있는 독특함을 지녔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멕시코 출신 시인 옥타비오 파스는 『고독의 미로』에서 고독은 멕시코인의 정체성이라고 말한 바 있고요. 이처럼 중남미 출신 작가들이 자신의 역사와 사회현상에 관심을 기울이고 이를 작품에 반영한 것은 수백 년의 굴곡진 역사 속에서 형성된 다양성 때문인데요. 마야·아스테카(아즈텍)·잉카 문명부터 아프리카 디아스포라까지 여러 정체성이 뒤섞인 중남미는 다양성과 혼종성의 문화가 새롭게 피어났죠. 라틴음악과 카니발의 화려한 색채 그리고 벽화 운동이 그 예이고요. 이렇듯 여러 문화가 뒤섞이면서 기존에 없던 새로운 예술 형식과 문화적 표현이 고유한 문화와 역사로 자리매김하며 중남미만의 정체성을 확립했습니다. 이에 중남미 문화·역사에 관한 이야기를 2주에 걸쳐 연재합니다.

①아스테카와 멕시코, 잉카와 페루…지하철·버스 타고 가는 중남미 문화탐방
②지역마다 독특하게 나타나는 가면만 봐도 '문화 용광로' 중남미 느낄 수 있죠
 아치형 대문은 멕시코의 건축 양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디자인 요소다. 멕시코에서 직접 가져온 아치형 대문 앞에 선 이서윤·이한호 학생기자와 손지우 학생모델(왼쪽부터).
'아메리카' 하면 흔히 미국과 캐나다를 떠올리는데, 거대한 아메리카 대륙은 이들 북미 지역 이외에도 중남미 지역과 카브리해 지역으로 나뉩니다. 그중 중남미(Latin America and the Caribbean)는 미주대륙의 북미 지역인 미국·캐나다를 제외한 중미와 카리브 및 남미 지역을 지칭하죠. 북위 32도와 남위 54도 사이에 위치한 중남미의 총면적은 약 2055만㎢(한반도의 93.5배)로 전 세계 면적의 15%를 차지하며, 멕시코·과테말라·브라질·아르헨티나·칠레·페루·콜롬비아·베네수엘라 등 총 33개 독립국으로 구성돼 있어요.

중남미 지역의 여러 국가는 각각 독특한 문화와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언어와 지리적 특성, 경제 상황 등에서 차이를 보이죠. 예를 들어 브라질은 중남미에서 가장 크고 인구가 많은 국가로 유일하게 포르투갈어를 사용해요. 남미 지역 남동부에 위치한 우루과이는 대한민국과 정확하게 지구 대척점에 있어 시차와 계절이 정반대죠. 한국이 겨울일 때 우루과이는 여름이며, 한국보다 12시간 느려 낮과 밤도 반대죠. 아스테카의 후예 멕시코는 중남미에서 한국의 최대 수출 시장이자 무역 흑자 창출국으로 알려져 있고요. 또 칠레는 다른 중남미 국가보다 안정적인 정치를 바탕으로 꾸준한 경제 성장 중이라고 해요. 특히 석유·가스·구리·리튬 등 다양한 광물자원을 보유한 중남미 지역은 젊은 인구 구조를 가진 매력적인 시장으로도 주목받죠.
코스타리카 관광도시 살치에서 축제·장식 용도로 쓰이는 꽃마차는 2005년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꽃마차 앞에 선 소중 학생기자단.
미주개발은행(1959년 설립된 중남미와 카리브해 지역의 경제·사회 개발을 지원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다자개발은행)에 따르면 2023년 한국과 중남미·카리브 지역의 상품 교역 규모는 약 568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어요. 2000년대 초반 100억 달러 수준이었던 교역이 20여 년 만에 5배 이상 확대된 것이죠. 이에 전문가들은 한국과 중남미 간 교역이 향후 더 확대될 것이라 예측해요. 이렇듯 우리나라와 접점을 넓혀가며 조금씩 가까워지는 중남미 지역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소중 학생기자단이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중남미문화원을 찾았습니다.

중남미문화원에 가다
1994년 설립한 중남미문화원은 아시아 최초로 중남미 문화와 역사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곳으로 약 3000여 점의 유물이 전시돼 있어요. 박물관과 미술관·종교전시관·조각공원으로 나뉘어 있다고 소개한 이지훈 학예사는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차례대로 둘러보자고 제안했습니다. “중남미는 라틴아메리카와 같은 개념인가요?” 지우 학생기자 질문에 이 학예사는 “중남미와 라틴아메리카는 비슷한 지역을 가리키지만, 중남미는 지리적·행정적 개념이고 라틴아메리카는 언어·문화적 개념을 의미해요. 멕시코를 포함해 카리브해 지역과 남미 지역을 통칭하며, 스페인어·포르투갈어 등 라틴어 계열 언어를 사용하고 라틴 문화의 영향을 받은 국가들을 라틴아메리카라고 해요. 그러나 중남미 지역에는 영어와 네덜란드어를 사용하는 카리브 국가들도 있기에 UN 등 국제기구에서는 공식적으로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국가(Latin America and the Caribbean Countries)라는 명칭을 사용하죠. 또 중남미 지역을 300여 년간 지배한 스페인에서는 ‘이베로 아메리카’라고도 부르고요”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스테카 건국 신화가 새겨진 석벽.
박물관은 BC 3000년경 발견된 유물부터 마야·아스테카 그리고 현대 생활양식까지 중남미 역사와 문화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돼 있습니다. "중남미는 우리나라와 정말 먼 곳인데, 놀라운 사실이 있어요. 우리 조상과 중남미 원주민 조상 뿌리가 북방계 몽골계통으로 같다는 학설이 제기됐죠. 먼 옛날에는 비행기도 없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이 학예사 질문에 한호 학생기자가 "먼 옛날 사람들은 걸어갔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죠. "정답이에요. 2만5000여 년 전 아시아와 아메리카가 이어져 있을 때 베링해를 통해 이동했을 것이란 학설이 있어요. 조상의 뿌리가 같다니까 멀어도 가깝게 느껴지지 않나요? 하지만 콜럼버스가 중남미 지역을 발견하면서 이들 역사와 문화가 급격하게 바뀌기 시작해요. 그래서 중남미 역사와 문화는 1492년 콜럼버스가 도착하기 전과 이후로 나눠서 얘기하고, 스페인은 중남미 지역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나라로 인식돼요."

“중남미 역사라고 하면 마야·아스테카 제국이 생각나는데, 어떤 나라였나요?”서윤 학생기자가 물었습니다. “중남미 역사에서 가장 대표적인 문명은 멕시코 일대의 아스테카와 유카탄 반도 지역의 마야 문명 그리고 페루·에콰도르·볼리비아 등 안데스 산맥 중심의 잉카 제국이 있어요. 그중 가장 오래된 마야 문명은 크게 선고전기·고전기·후고전기 등으로 나뉘어 흥망성쇠를 거치다 스페인 침략자들의 파괴로 없어졌는데, 아직도 미스터리로 남아 있는 게 많죠. 이들은 천문학과 수학이 매우 발달해 정확한 태양력과 춘분·추분 예측을 했고, 0의 개념도 제일 먼저 사용했다고 알려졌어요. 이처럼 중남미 지역에는 위대한 역사와 문명이 있었으나 16세기 스페인에 멸망한 이후 긴 식민지배와 독립을 거치며 현재 중남미 국가의 정체성을 확립했습니다.”
 제1전시실에는 BC 3000년경 인디오들뿐만 아니라 아 스테카인들이 만든 토기가 진열돼 있다.

제1전시실은 콜럼버스 이전 시대(Pre-Columbian era)의 중남미 유적들이 전시돼 있었어요. “콜럼버스 이전 시대 유물은 대부분 종교와 연관이 있다고 보면 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종교란 우리가 아는 기독교·불교·이슬람교와 같은 종교가 생겨나기 훨씬 이전부터 있었던 종교로 모든 자연을 신으로 숭배하는 애니미즘·토테미즘·샤머니즘 등을 의미해요.”

이 학예사 설명처럼 BC 3000년경 멕시코와 페루 고원지대에 정착한 인디오들은 제례 의식에서 신에게 바치는 제물이나, 신과 소통하는 매개로 토기나 조각 등을 사용했으며 형태와 크기에 따라 계층이나 신분을 나타냈다고 해요. 이를 올멕(OLMEC) 문화라고 하는데, 오늘날 멕시코만 연안에 위치한 베라크루스 남부와 타바스코 지역을 중심으로 올멕 양식이 꽃피웠죠. 이 학예사는 재규어 형상 조각을 가리켰습니다.
기원전 올멕 문화권 인디오들이 숭배한 재규어 조각.
"당시 인디오들은 동물과 식물은 물론 돌에도 신이 있다고 믿었죠. 이런 사상을 '애니미즘'이라고 해요. 애니미즘은 인류 신앙의 가장 오래된 형태 중 하나로, 신석기 시대 농업의 시작과 함께 자연물을 숭배하게 된 데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해요. 재규어는 이들 문화에서 지배적인 영향을 끼친 동물이었죠. 원주민들은 재규어를 숭배했고 그래서 재규어 조각을 만들어 신에게 바친 거죠. 인디오 문화는 BC 1000년 전 무렵부터 매우 세련된 토기를 생산했으며 콜롬비아 이전 시대 문화의 대표적인 예술품으로 주목받고 있어요." 올멕 문명 이후 중남미에 번성한 아스테카와 마야는 각각 멕시코 중앙부와 메소아메리카에 독자적인 문명을 건설하며 중남미 역사와 문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해요. 마야는 고도의 천문학, 수학, 문자 체계, 건축 등이 발전했고, 아스테카는 군사 동맹을 통한 제국 건설, 인신 공양 의식, 의학 발달 등과 같은 특징적인 문화를 이루었죠. 유럽이나 아시아와 단절된 채 독자적인 문화를 일군 아스테카와 마야 문명은 중남미 고유의 문명적 기틀을 마련했다고 평가받습니다.

"여러분이 아는 중남미 음식 있어요?" 이 학예사가 묻자 서윤 학생기자가 "타코랑 케사디아가 멕시코 음식이라고 알고 있어요"라고 대답했죠. "서윤 학생기자가 말한 멕시코 대표 음식으로 이런 음식의 기초가 되는 재료가 옥수수인데요. 옥수수는 1만 년 전 지금의 멕시코 남부에서 최초로 재배했다는 기록이 있어요. 그래서 이들 문명에서는 옥수수가 잘 재배되라고 태양신에게 제물을 바쳐 의식을 치렀다는데, 무엇을 바쳤을까요?"
아스테카 신화에서 죽음과 재생, 농업, 봄의 신이자 풍요의 신인 시페토텍(Xipe Totec)
"동물이나 사람을 제물로 바치지 않았을까요?" 지우 학생모델이 말하자 이 학예사는 "잘 아는군요. 사람을 태양신에게 바치는 행위를 '인신 공양'이라고 했어요. 이집트 피라미드는 위가 뾰족하지만, 아스테카 피라미드는 위가 평평했죠. 이들은 피라미드 위에 사람을 제물로 올렸는데, 이때 사람 심장이 태양과 닮았다고 해 심장을 꺼내 태양신에게 바쳤다고 해요. 이런 인신 공양을 여러 번 하려면 그만큼 많은 사람이 필요했겠죠? 그래서 주변 국가에서 사람들을 데려와 태양신에 바쳤고, 이런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니 아스테카 사람들은 잔인하고 무섭다는 인식이 생겼다고 전해져요"라면서 전시된 '풍요의 신'을 짚었습니다.

“이 조각은 아스테카 신화에 나오는 시페토텍(Xipe Totec)으로 탄생과 죽음, 농경, 풍요를 상징해요. 시페토텍은 자신의 껍질을 벗어 인간을 위해 희생했는데, 이것은 옥수수 씨앗의 발아나 뱀이 허물을 벗는 과정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해요. 아스테카인들은 시페토텍에게 이와 같은 방식으로 사람을 죽여 제물로 바쳤죠.” 이렇게 강력하고 독자적인 발전을 이룬 아스테카 제국은 1492년 스페인 정복자들의 침략으로 코르테스가 도착하고 2년 만에 멸망하고 마는데요. 이후 아스테카를 비롯해 당시 여러 부족은 스페인의 식민 지배를 받게 됩니다.
동행취재=손지우(경기도 모당초 6)학생모델·이서윤(서울사대부초 5)·이한호(경기도 홈스쿨링 초5)학생기자

이복형 중남미문화원장 인터뷰
1994년 문 연 중남미문화원은 고대 잉카·마야·아스테카 유물부터 근현대 미술품까지 중남미 고유의 문화·예술을 관람할 수 있는 곳입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부인 홍갑표 전 이사장과 문화원을 설립한 이복형 원장을 만났죠.
주소 경기 고양시 덕양구 대양로285번길 33-15,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동절기 오후 5시까지)
이복형 원장과 홍갑표 전 이사장 부부.


Q : 지우 중남미문화원 설립 배경과 이유가 궁금해요.

저는 중남미 지역 4개국(멕시코·코스타리카·도미니카 공화국·아르헨티나)에서 33년 동안 외교관으로 근무했습니다. 그 시절 취미 삼아 모은 것들을 둘 곳이 따로 없어 은퇴 후 농장 하려고 마련한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고양동에 있는 별장에 전시해뒀는데요. 여러 유물과 작품을 보고 좋아하는 지인들 모습을 통해 쉽게 접하기 어려운 중남미 문화를 소개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1994년 박물관을 시작으로 미술관·종교전시관·조각공원을 차례대로 개관했죠.


Q : 서윤 중남미문화원에 유물과 그림 등이 많은데, 어떻게 모으셨나요.

제 아내(홍갑표 설립자, 전 이사장)가 골동품 애호가였습니다. 중남미에 근무하면서 주말마다 골동품 가게와 벼룩시장을 돌며 유물을 수집했죠. 은퇴할 무렵에 박물관 설립을 결심하고는 더 적극적으로 유물과 미술작품을 수집했고요. 모두 컨테이너에 실어 배로 들여왔는데 수십 차례의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어요. 중남미문화원은 우리 부부의 열정과 눈물이 담긴 곳으로 시멘트와 벽돌 빼고는 다 중남미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자부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Q : 한호 개인이 박물관을 설립·운영한다는 게 쉽지 않은데, 어려운 점과 뿌듯한 점을 말해주세요.

박물관은 국립·공립·사립으로 나누는데 국립은 나라에서, 공립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사립은 개인이 운영하는 곳입니다. 사립 박물관도 큰 기업이 운영하는 곳이 아니면 아무래도 운영에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과 같은 어린이·청소년들을 비롯한 많은 분이 방문해서 즐기는 모습을 보며 중남미와 대한민국 문화의 가교 구실을 하는 데서 큰 보람을 느끼죠.


Q : 지우 소년중앙 독자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유물에 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3전시실에 있는 가면들이 애착 가고 여러분에게 소개하고 싶어요. 유리장에 있는 석가면들은 매우 소중한 유물로 무덤에서 발굴된 부장품이거나 데스마스크거든요. 그밖에 미술관에 있는 작품과 의상, 종교전시관에 전시된 높이 6.5m에 달하는 레따블로(Retablo)는 라틴 바로크 양식을 잘 담은 작품으로 꼭 한번 관람해보기 추천해요.


Q : 서윤 중남미 여러 국가에서 대사관을 지내셨는데, 각 나라의 특징을 알려주세요.

중남미의 역사는 크게 콜럼버스 이전의 중남미 고대 문명과 콜럼버스 이후 스페인 식민지 시대, 그리고 독립 이후의 시기로 나누어집니다. 이를 바탕으로 나라마다 정치적·문화적·경제적·환경적으로 다르다고 할 수 있어요. 코스타리카·도미니카 공화국 등을 카리브해 지역이라고 하는데, 이곳은 미국과 가깝고 관광산업이 발달했죠. 또 식민지배와 노예무역의 거점지역이었던 만큼, 흑인 혼혈인 인구가 많고 사탕수수·카카오·커피 재배와 같은 플랜테이션(단일 작물을 재배하는 거대 규모의 농장)이 많아서 경제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고요. 이곳의 특징은 좋은 기후와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꼽을 수 있어요. 중남미 지역 중에 유럽에서 이주한 이민자들의 후손이 많이 사는 지역(아르헨티나·우루과이·칠레 등)은 목축업이 많이 발달했죠. 유럽인들이 소·말·양·닭·돼지를 중남미 지역에 대량으로 사육하면서 소고기를 먹는 육식의 시대가 열리게 됐습니다. 또 아마존 정글로 유명한 브라질이나 원주민 인구 비중이 높은 안데스 고지대 지역에는 자연 훼손이나 원주민 인구 감소와 문화 보존 문제가 대두하고 있답니다.


Q : 한호 중남미 국가 여행은 위험하다는 편견이 있는데, 치안은 어떤 편인가요.

치안이 좋은 곳도 있고 나쁜 곳도 있어요. 나라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여행 가기 전, 외교부 홈페이지에서 안전공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관광지는 치안이 좋은 편이니 관광지 이외의 곳은 다니지 않는 것을 추천합니다.


Q : 지우 중남미 국가들 대부분이 축구에 빠져 사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기원전 약 1600여 년 전부터 아스테카와 마야를 비롯한 중미 지역에서 공놀이가 행해졌는데, 이는 일종의 종교적 의례와 관련 있었어요. 아스테카와 마야는 이 스포츠를 각각 올라마(Ollama), 삐츠(pitz)라고 불렀는데, 단단한 고무공을 이용해 지금의 축구처럼 손을 이용하지 않은 채 골대에 골을 넣는 경기였죠. 특이한 것은 골대가 경기장 벽에 고리 형태로 있었던 건데요. 지금도 고대 유적지 곳곳에 경기장이 남아 있어요. 경기가 끝나면 인신 공양 의식이 치러졌다고 합니다.


Q : 서윤 중남미 국가 중 추천해주고 싶은 여행지와 유적지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려요.

매우 많지만, 자연환경이 아름다운 카리브해 지역 국가와 유적지가 많은 멕시코·과테말라·페루 등을 추천합니다. 청소년들이 방문한다면 세계사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높일 수 있을 거예요.


Q : 한호 앞으로 우리나라와 중남미 국가가 어떤 관계를 맺고 나아가야 할까요.

중남미 국가들은 냉전 시대부터 국제무대에서 우리나라의 입장을 변함없이 지지해 온 전통적인 우방국입니다. 좁은 국토에 적은 인구를 가진 우리나라에 비해 중남미 국가는 넓은 국토와 풍부한 지하자원, 많은 인구를 가지고 있죠. 특히 중남미 지역에서 K-문화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어 이를 잘 활용한다면, 양국에 관계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이 중남미 국가들과 관계를 공고히 하며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외교의 지평을 넓히는 게 중요하겠죠.

축구 vs 야구, 위치 따라 나뉘는 중남미 국민 스포츠
중남미 지역은 비슷한 문화와 생활양식을 가지고 있으나 스포츠만큼은 확연히 다른 취향을 나타냅니다. 브라질·아르헨티나·우루과이 등 남미 지역 국가들은 축구가 국민 스포츠인 반면, 쿠바·도미니카공화국·푸에르토리코 등 카리브해 인접 국가들은 야구를 최고의 스포츠로 꼽아요. 이렇게 비슷한 문화권에서 선호 스포츠가 나뉜 이유는 식민지 지배에 따른 역사가 달라진 것과 미국의 영향력이 뒤섞여 이런 결과를 자아냈다고 분석돼요.

축구의 대륙 중남미

브라질
전설적인 스트라이커 펠레를 보유한 브라질은 1930년대부터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거리의 축구 문화와 삼바 리듬이 어우러져 독창적인 플레이 스타일을 만들었다는 평을 받아요.

아르헨티나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아르헨티나는 강한 유럽 이민자 문화와 결합해 전술적이고 열정적인 축구를 발전시켰죠. 대표선수로는 디에고 마라도나, 리오넬 메시 등이 있습니다.

우루과이
우루과이는 인구는 적지만 1930년, 1950년 월드컵을 우승하며 ‘작은 거인’으로 분류됐죠. 루이스 수아레스, 에딘손 카바니 등의 선수를 배출한 우루과이는 두꺼운 선수층을 자랑합니다.

야구의 섬 카리브

쿠바
스페인에서 독립한 쿠바는 인접한 미국의 영향으로 야구가 뿌리내렸는데요. 혁명 이후에도 야구는 국가적 상징으로 자리 잡으며 요안 몬카다, 아롤디스 채프먼 등을 배출했죠.

도미니카공화국
미국과 가까운 도미니카공화국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스카우트 시스템 덕분에 수많은 선수를 배출했죠. MLB에서 도미니카 출신은 ‘최다 외국인 선수’로 꼽혀요.

푸에르토리코
미국령으로 분류되는 푸에르토리코는 미국식 스포츠 문화가 깊이 스며든 곳으로 야구는 가장 인기 스포츠예요. MLB 명예의 전당에 오른 로베르토 클레멘테가 이곳 출신이죠.


소중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중남미문화원 취재 일정이 잡히고 잘 알지 못했던 중남미에 대해 검색해봤습니다. 중남미는 캐나다와 미국을 제외한 중앙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 그리고 카브리해 지역을 의미했죠. 대표적인 나라는 멕시코·브라질·아르헨티나·페루 등이 있더군요. 중남미문화원은 중남미에서 30여년간 외교관 생활을 한 이복형 선생님이 우리나라와 중남미 문화 교류와 지역 문화발전에 기여하고자 설립했다고 하셔서 인상 깊었죠.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규모가 훨씬 크고 볼거리가 많았어요. 조각공원에서 본 조각들은 제 방에 가져다 놓고 싶을 만큼 멋있었고, 정말 크고 장엄했던 마야 벽화도 기억에 많이 남아요. 학예사 선생님의 자세한 설명을 듣고 기회가 되면 중남미의 여러 나라를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번 취재 덕에 중남미의 다양한 면을 알게 돼 뿌듯했습니다.

손지우(경기도 모당초 6) 학생모델

중남미문화원으로 들어가는 순간 마치 다른 나라에 온 것 같은 이국적인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책이나 TV에서만 봤던 잉카·아스테카·마야 문명의 유물을 직접 볼 수 있어 신기했죠. 살사·탱고·보사노바 등 라틴음악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악기들은 물론 동물과 사람 얼굴의 가면도 만나볼 수 있었어요. 특히 가면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조금은 무섭게 생긴 탈이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어 약간 오싹한 기분도 들었죠. 그리고 조각공원에서 본 거대한 벽화와 조각들의 웅장함에 놀랐어요. 벽화를 통해 국민에게 글과 역사를 알려줬다는 설명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중남미문화원을 취재하며 제가 몰랐던 지구 반대편의 세계에 대해 자세히 배울 수 있었죠. 앞으로도 우리나라와 중남미 국가들이 좋은 관계를 맺고 중남미 국가도 더 많은 발전을 했으면 좋겠어요. 중남미 국가에 관심 많은 소중 독자들은 중남미문화원에 꼭 한번 방문해보세요.

이서윤(서울사대부초 5) 학생기자

집에서 제법 가까운 거리에 이렇게 근사한 중남미문화원이 있었는지 몰랐습니다. 중남미문화원은 박물관과 조각공원, 미술관으로 구성돼 있었는데 빨간 벽돌 건물이 정말 예뻤죠. 학예사 선생님의 설명으로 몰랐던 중남미 역사와 문화에 대해 재미있게 배울 수 있었어요. 중남미 조상이 우리와 같은 계열이란 사실도 놀라웠죠. 대륙이 이어져 있을 때 그 멀리까지 걸어갔다니, 그 당시 사람들은 중남미에 도착할 걸 알고 떠났을까요? 또 콜럼버스가 금과 향신료를 얻기 위해 중남미 원주민들에게 가혹한 노동을 시켰고 이로 인해 부족이 아예 없어졌다는 설명을 듣고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중남미문화원에는 작은 유물부터 예술품 심지어 거대한 벽화까지 다양한 볼거리가 가득했죠. 취재를 마치고 중남미문화원에 있는 멕시코 음식점에서 케사디아를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어요. 취재를 통해 멀리 떨어진 중남미를 여행한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이한호(경기도 홈스쿨링 초5) 학생기자




이보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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