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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기술, 나노 초 차이”…중국 치켜세운 젠슨 황, AI 거품론엔 정면 반박

중앙일보

2025.09.29 08:02 2025.09.29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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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거품론? 틀렸다. 미-중 기술 격차? 10억분의 1초 정도. 오픈AI? 1000조 기업 된다. 후발 AI 칩? 우리 못 따라온다.

젠슨 황(사진)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쏟아낸 직설이다. 그는 지난 26일(현지시간) 기술 팟캐스트 BG2에 출연해 오픈AI 투자, AI 시장 전망, 미국 H1-B 비자, 미-중 기술 경쟁에 대해 105분 동안 거침없이 ‘AI 황제의 진단’을 내놨다. 황 CEO는 최근 엔비디아가 오픈AI에 1000억 달러(약 140조원) 투자를 발표한 것에 대해 “오픈AI가 수조 달러 규모 기업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며 “오픈AI가 처음으로 자체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걸 엔비디아가 돕는 것”이라고 했다. 지금은 마이크로소프트(MS)·구글의 AI 인프라를 빌려 쓰는 오픈AI가 차세대 하이퍼스케일러(대형 데이터센터 운영사)가 된다는 전망이다.

그 근거로는 ‘AI 추론 수요 폭증’과 ‘범용에서 가속으로 컴퓨팅 전환’을 들었다. 이미 구글·메타·바이트댄스 같은 주요 빅테크의 기반은 모두 AI에서 나오며, AI 없이는 틱톡도 유튜브 쇼츠도 할 수 없다는 거다.

오픈AI가 엔비디아 투자금으로 다시 엔비디아 칩을 사는 ‘돌려막기’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서, 그는 “오픈AI에 투자할 절호의 기회일 뿐, 매출과 투자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픈AI 창업 초기) 투자 권유를 받았을 때 엔비디아가 가난해서 투자 못한 게 아쉬울 뿐”이라고 했다.

그는 중국에 대해 “세계 최고의 STEM(이공계) 경영자들이 가장 혁신적이고, 가장 절실하며(hungry), 가장 규제 없이 9-9-6(아침 9시부터 밤 9시까지 6일 근무)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젠슨 황 “오픈AI, 수조 달러 규모 기업될 것”

중국이 중앙 통제라고 생각하는 건 오해고, 지방 정부 간 엄청난 내부 경쟁과 시장 경제가 일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굉장한 활력을 끌어내고 있다는 것.

그는 “중국이 AI 칩을 못 만들 거라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면서 “미-중 기술 격차는 2~3년이 아닌 ‘나노(10억분의 1) 초’ 단위”라고 했다. 황 CEO는 “디커플링(탈동조화)은 완전히 잘못된 개념”이라며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에 들어가 경쟁하는 게 중국에게 최선의 이익이자, 미국의 이익에도 부합한다”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정부에는 오로지 찬사만을 보냈다. “성장을 믿는 행정부”라거나 “AI 시대에 친 에너지 정책을 쓰는 정부가 있어서 천만다행”이라면서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중요성을 알고 존중한다”라고 했다.

최근 트럼프 정부가 이공계 전문직 비자(H1-B) 수수료를 올려 이민의 문을 좁히는 것에 대해, 황 CEO는 “불법 이민 남용을 막는 좋은 시작이며 끝이 아니길 바란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좋은 경청자이니 정답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완곡하게 말했다.

황 CEO는 엔비디아에 도전하는 AI 반도체 및 주문형 반도체(ASIC) 기업의 경쟁력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했다. “50만 개의 GPU가 함께 작동하게 하는 건 기적같은 일이고, 엔비디아 아키텍처가 검증됐기에 고객이 500억 달러(약 70조원)어치를 구매하는 것인데, 어떤 고객이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칩을 이런 규모로 사겠느냐”라는 거다. 500억 달러는 1기가와트(GW) 용량 데이터센터 구축 비용으로 추산된다.

또한 그는 “사람들은 엔비디아를 칩 회사로 오해하는데, 우리는 사실 AI 인프라 회사”라고 했다. 엔비디아는 풍부한 소프트웨어 인력을 보유하고 AI 모델, 알고리즘, 시스템, 칩을 동시에 최적화하고 있는데, ASIC 등 경쟁사는 이를 따라올 수 없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심서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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