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구, 이석우 기자] 3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삼성은 후라도가, 방문팀 KIA는 김태형이 선발 출전했다.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이 마지막 투구를 마치고 팬들에 인사를 하고 있다. 2025.09.30 / [email protected]
[OSEN=대구, 손찬익 기자] ‘끝판대장’ 오승환(삼성 라이온즈 투수)이 팬들과 동료, 가족 앞에서 뜨거운 은퇴사를 전했다.
3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은퇴식에서 오승환은 “저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해 주시기 위해 이렇게 많은 발걸음을 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운을 뗐다. 이어 “늘 승리만 생각하며 걸어 나오던 이 길을 마지막 인사를 드리기 위해 걸으니 가슴이 벅차고 한편으론 먹먹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오승환은 은퇴사에서 야구·삼성·가족·팬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진심 어린 목소리로 전했다. 그는 “야구는 인생 그 자체였다. 다시 태어나도 주저없이 야구를 택할 것”이라며 프로 첫 등판의 설렘을 떠올렸다. 또한 “삼성은 특별한 팀이었다. 저를 선택해줬고, 최고의 환경에서 다섯 번의 우승을 팬들과 함께 할 수 있었다”며 구단과 동료들, 선후배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OSEN=대구, 이석우 기자] 3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삼성은 후라도가, 방문팀 KIA는 김태형이 선발 출전했다.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이 마지막 투구를 하고 있다. 2025.09.30 / [email protected]
가장 긴 시간을 함께한 가족에 대해서도 “어린 시절 넉넉지 않은 환경에도 희생해주신 부모님과 형들, 또 언제나 곁을 지켜준 아내와 아들 덕분에 끝까지 버틸 수 있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하늘에 계신 어머니를 향해서는 “오늘따라 더욱 보고 싶다. 이제는 걱정 내려놓으시고 편히 쉬시길 바란다. 오늘 이 순간을 함께 보고 계실 거라 믿는다”고 울먹였다.
팬들에게도 진심을 전했다. 그는 “오늘의 오승환이 있기까지 제 존재와 영광은 모두 팬들 덕분이었다. 뜨거운 박수와 야유까지 저를 강하게 만들었다”며 “후회 없이 던졌고 후회 없이 떠난다. 제가 가족만큼 사랑하는 삼성 라이온즈와 후배들에게 지금 주시는 사랑을 아낌없이 보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끝으로 오승환은 “이제 유니폼을 벗지만, 여러분의 함성과 박수는 제 가슴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며 “앞으로는 팬들과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한국야구를 사랑하겠다. 여러분의 모든 날에 행복이 가득하길 기원한다”고 고개 숙여 인사했다.
[OSEN=대구, 이석우 기자] 3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삼성은 후라도가, 방문팀 KIA는 김태형이 선발 출전했다.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이 9회초 KIA 타이거즈 최형우를 삼진으로 잡고 인사를 하고 있다. 2025.09.30 / [email protected]
이날 프로야구선수협회 양현종 회장, 주장 구자욱, 이종열 단장, 유정근 대표이사가 차례로 오승환에게 정성 가득한 선물을 건냈다. 은퇴 축하 영상 편지 라인업은 그야말로 초호화 멤버였다.
메이저리그에서 인연을 맺은 다르빗슈 유, 야디어 몰리나, 애덤 웨인라이트, 놀란 아레나도, 찰리 블랙맨을 비롯해 옛 스승 오치아이 에이지 코치와 일본 무대에서 함께 했던 아라이 타카히로, 후쿠도메 코스케 등이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연예계 인맥도 어마어마했다. 엑소 세훈, 다이나믹 듀오 개코와 최자, 영화 배우 김성균, 개그우먼 이수지, 영화 배우 김강우, 개그맨 조세호, 영화 배우 마동석, 가수 볼빨간 사춘기, 가수 피프티 피프티 등이 오승환의 앞날을 응원했다.
20년 넘게 KBO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로 군림했던 ‘끝판대장’은 이날 은퇴사와 함께 프로 무대의 마지막 인사를 전하며 야구 인생에 마침표를 찍었다.
[OSEN=대구, 이석우 기자] 3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삼성은 후라도가, 방문팀 KIA는 김태형이 선발 출전했다.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이 마지막 투구를 마치고 팬들에 인사를 하고 있다. 2025.09.30 / [email protected]
다음은 오승환의 은퇴사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오승환입니다.
저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해 주시기 위해 이렇게 많은 발걸음을 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늘 승리만 생각하며 걸어 나오던 이 길을 이렇게 여러분께 마지막인사를 드리기 위해 걸으니 가슴이 벅차고 한편으론 먹먹합니다.
평소 인터뷰에서 짧게 감사의 인사만 드렸습니다만 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무대인 이 그라운드에서는 여러분을 마주보고 오늘 제 진심을 직접 전하고자 합니다.
저에게는 정말 소중하고 특별한 것들이 몇가지 있습니다. 야구, 가족, 삼성 그리고 팬 여러분들입니다.
저에게 야구는 말로 다할 수 없이 특별한 존재, 인생 그 자체 였습니다. 공을 던지는 자체가 너무 즐거웠고 매순간 행복했습니다. 모든 조건을 타고난 편도, 모든 길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지만, 노력하면 이겨낼 수 있다는 걸 야구가 알려줬습니다.
[OSEN=대구, 이석우 기자] 3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삼성은 후라도가, 방문팀 KIA는 김태형이 선발 출전했다.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이 마지막 투구를 마치고 팬들에 인사를 하고 있다. 2025.09.30 / [email protected]
프로무대 처음 올라 수많은 관중 앞에서 공을 던지던 그 순간이 아직도 눈앞에 생생합니다. 제가 온 힘을 다해 던진 공으로 팀이 승리하고 팬들이 기뻐하는 모습에 행복했고 큰 희열을 느꼈습니다. 더 잘하고 싶어서 쉬지 않고 노력했고, 그 노력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다시 태어나 또 선택의 기로에 선다 해도, 저는 주저 없이 야구를 택할 것입니다. 결과가 어떻든 후회는 없을 겁니다.
그리고, 삼성. 삼성은 저에게 매우 특별한 팀이었습니다. 저는 남들보다 늦게 프로에 입단했습니다. 입단 당시엔 부상도 있었고 그저 평범한, 내세울 만한 성적도 없었던 선수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 가능성을 보여줄 자신이 있었습니다.
그런 저를 삼성구단이 선택해주었고, 세계 최고의 기업 중 하나인 삼성이라는 최고의 환경에서 뛰었기에 다섯 번의 우승을 팬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고 이건희 회장님과 이재용 회장님, 유정근 사장님 그리고 구단 관계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또한, 늘 함께 땀 흘리며 싸운 동료들, 그리고 늘 맞서 싸워준 상대 선수들에게도 존경과 감사를 전합니다. 여러분 모두가 있었기에 제 야구 인생이 더욱 빛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의 동료들과 함께 삼성의 아홉 번째 우승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팀에 자부심을 갖고 후배들이 꼭 이루어주길 바랍니다.
[OSEN=대구, 이석우 기자] 3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삼성은 후라도가, 방문팀 KIA는 김태형이 선발 출전했다.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이 마지막 투구를 마치고 강민호와 인사하고 있다. 2025.09.30 / [email protected]
그리고 저에게 가장 중요한 가족. 어린 시절 넉넉하지 않은 환경에도 부모님과 형들은 저를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해주셨습니다. 아버지! 언제나 내색하지 않고 묵묵히 보여주신 그 사랑이 힘이 되었습니다. 지금의 돌부처 오승환을 있게 한 건 마운드 위에서는 감정을 숨기라고 알려주신 아버지 덕분입니다. 그리고 우리 형들, 제가 야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헌신해주었고, 덕분에 든든하게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지난 수년간은 사랑하는 아내와, 저의 아들 그리고 장인어른과 장모님도 항상 제 곁을 지켜주었습니다. 선수 생활을 함께 오래 못한 것이 아쉽지만, 지난 몇 년 힘든 순간마다 다시 마운드에 설 수 있게, 공을 잡을 수 있게 저를 단단하게 잡아준 것은 와이프와 아들 덕분입니다. 기억 못할 수도 있는 아들에게 오늘을 영상으로 보여주며 아빠가 야구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끝까지 노력하면 안 되는 건 없다는 것을, 그리고 너와 이 자리에 같이 있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는 것을 꼭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
[OSEN=대구, 이석우 기자] 3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삼성은 후라도가, 방문팀 KIA는 김태형이 선발 출전했다.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이 마지막 투구를 마치고 선수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5.09.30 / [email protected]
그리고 사랑하는 와이프 김지혜. 옆에서 나를 지탱해주고 어쩌면 감당하지 않아도 될 짐들을 함께 짊어져주고 오승환의 아내로서, 서준이의 엄마로서 항상 미안하고 고마워. 당신이 있었기에 끝까지 버틸 수 있었고, 앞으로 야구선수가 아닌 남편으로, 서준이 아빠로서 더 많이 노력할게. 앞으로 우리 더 재밌고 행복하게 살자.
그리고 무엇보다 오늘 이 자리에 계셨으면 했던 분이 있습니다. 바로 하늘에 계신 어머니입니다. 경기장에 오셔도 제 투구를 끝까지 보지 못하시고 도중에 나가시곤 했던 어머니… 늘 제 걱정이 먼저셨던 분이셨습니다. 어머니는 누구보다 저를 믿어주셨고, 언제나 큰 힘이 되어주셨습니다. 은퇴투어를 진행하면서 정말 많은 꽃을 받았는데, 생전 좋아하시던 꽃도 더 많이 드리지 못한 것이 후회로 남습니다. 야구선수 아들을 둬서 누구보다 마음 졸였을 어머니, 오늘따라 유난히 어머니가 많이 보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어머니. 이제 걱정 내려놓으시고 편히 쉬세요. 오늘 이 순간을 하늘에서도 함께 보고 계실 거라 믿습니다.
[OSEN=대구, 이석우 기자] 3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삼성은 후라도가, 방문팀 KIA는 김태형이 선발 출전했다.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이 마지막 투구를 마치고 김재윤에게 공을 넘겨주고 있다. 2025.09.30 / [email protected]
마지막으로 제게 또 다른 특별한 존재인 팬 여러분. 오늘의 오승환이 있기까지 저의 존재와 영광은 모두 팬 여러분 덕분이었습니다. 부족한 저에게 늘 용기와 희망을 주셨고, 제가 조금이나마 팀에 보탬이 될 때마다 뜨거운 박수와 응원을 보내주셨고, 때로는 야유도 저를 더 강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어떤 이는 박수칠 때 떠나라고 말하지만, 저는 끝까지 박수를 얻기 위해 노력한 제 길에 후회가 없습니다. 공 하나에 끝까지 제 모든 것을 다해 던지는 모습을 후배들과 제 아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덕분에 저 오승환, 후회 없이 던졌고 후회 없이 떠납니다.
한 가지 여러분께 부탁을 드리자면, 제가 가족만큼 사랑하는 삼성 라이온즈 그리고 후배들에게 지금 주시는 과분한 사랑 앞으로도 아낌없이 보내주시길 바랍니다. 강민호, 구자욱, 김재윤, 원태인 선수부터 2군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 선수들까지 모두가 이 팀의 미래입니다. 또한, 저를 이끌어 주셨던 선배들에게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OSEN=대구, 이석우 기자] 3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삼성은 후라도가, 방문팀 KIA는 김태형이 선발 출전했다.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이 1982년생 동료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2025.09.30 / [email protected]
그리고 제가 끝까지 야구를 할 수 있었던 건 선수들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늘 헌신해주신 분들 덕분입니다. 항상 제일 먼저 출근하고,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유니폼을 제일 늦게 벗는 트레이닝 코치님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특히 오늘 이렇게 멋진 은퇴식을 준비해주신 마케팅팀 여러분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는 이제 유니폼을 벗지만, 여러분의 함성과 박수는 제 가슴속에 영원히 남을 것입니다. 그 함성과 박수를 그들에게 더 많이 부탁드립니다. 저는 마주보고 계신 팬 여러분들과 앞으로는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여러분과 함께 한국야구를 사랑하겠습니다. 여러분의 응원 속에서 살아온 시간, 제 인생의 가장 큰 영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