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선두 다투던 2위 감독, 1위 확정 감독에 ‘노란색’ 축하 꽃다발…그런데 오묘한 뜻이 숨겨졌다?

OSEN

2025.09.30 13:25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퍼시픽리그 TV 공식 SNS

퍼시픽리그 TV 공식 SNS


[OSEN=백종인 객원기자] 어제(9월 30일)였다. 후쿠오카 페이페이돔에서 야간 경기가 열렸다. 홈팀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니폰햄 화이터즈와 펼치는 일전이다.

플레이볼 1시간 전이다. 배팅오더 교환이 이뤄진다. 소프트뱅크 감독 고쿠보 히로키가 타순표를 챙긴다. 홈 플레이트의 심판에게 제출하기 위해서다.

이 무렵 분위기는 늘 그렇다. ‘비장함’까지는 아니다. 그래도 게임을 앞둔 긴장감은 제법 팽팽하다.

그러던 중이다. 고쿠보는 맞은편을 보더니, 갑자기 표정이 환하게 변한다. 잠시 후 이유가 밝혀졌다. 상대팀 감독 때문이다. 엄청 커다란 꽃다발을 안고 나오고 있다.

이윽고 구심 앞에 마주 선다. 그리고 출전 선수 명단과 함께 꽃다발 전달이 이뤄진다. 10초 남짓의 이 장면은 일본 전역을 하루 종일 훈훈하게 만들었다.

사실 두 팀은 칼날 같은 라이벌 관계다. 시즌 내내 선두 싸움을 벌이던 사이다. 중반만 해도 니폰햄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돌풍을 일으키며 1위로 치고 나갔다.

반면 소프트뱅크는 허우적거렸다. 전통적인 강호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한때 4위까지 추락했다. 그러다가 6월 이후 살아났다. 6게임 차이로 벌어졌던 선두를 위협하기 시작한다. 결국 8월 들어 역전에 성공한다.

조마조마한 1~2위 다툼은 막판까지 계속됐다. 줄곧 2~3게임 차이의 아슬아슬한 추격전이다. 결국 지난달 27일에야 결론이 났다. 소프트뱅크의 리그 우승이 결정된 것이다. 동시에 클라이맥스 시리즈(CS) 직행에 성공했다.

그리고 사흘이 지났다. 두 팀은 다시 만났다. 이제는 당분간 으르렁거릴 일은 없다. 대신 깔끔하게 승복하고, 축하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한 것이다.

소프트뱅크 호크스 공식 SNS

소프트뱅크 호크스 공식 SNS


니폰햄의 감독 신조 쓰요시는 이렇게 설명한다. 마치 리그 커미셔너 같은 멘트다.

“축하와 함께 감사의 말씀을 드렸다. 소프트뱅크가 없으면 우리 퍼시픽리그가 이렇게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없었다. 우리 니폰햄과 끝까지 멋진 경쟁을 펼치며, 우승했기 때문에 리그 전체의 분위기가 많이 살아날 수 있었다.”

퍼시픽리그는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낮다. 센트럴리그에 비해 인기 차이가 꽤 난다. 하지만 최근 들어 격차가 줄어드는 추세다. 특히 올해는 (센트럴리그) 한신의 독주가 워낙 두드러졌다. 2위와 10게임 이상 차이를 보여, 긴장감 없는 시즌이었다.

꽃다발을 받은 고쿠보 감독도 활짝 웃는다.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받았다. 무척 감사하게 생각한다. 역시 신조 감독은 프로야구와 우리 퍼시픽리그를 제대로 띄우는 인물이다.”

신조는 연예인 기질이 다분한 캐릭터다. 평범한 오더 교환을 흥미로운 이벤트로 만드는 재주를 지녔다. 상대 감독과 악수 대신 힘차게 ‘하이파이브’를 한다. 함께, 멋진 경기를 하자는 뜻이다.

또 있다. 작년 6월의 일이다. 한신과 교류전(인터리그)을 위해 고시엔을 찾았다. 현역시절 전성기를 보낸 곳이다. 여기에 예전 유니폼(상대팀 한신)을 입고 나타났다. 그 상태로 출전선수 명단을 제출했다.

팬들은 환호하며 즐거워했다. 하지만, NPB 사무국의 경고 조치를 받아야 했다. 물론 그렇다고 위축될 인물은 아니다.

일본 아사히 TV 6채널 ABC-TV 공식 유튜브 채널

일본 아사히 TV 6채널 ABC-TV 공식 유튜브 채널


사실 소프트뱅크와 니폰햄의 관계는 썩 매끄럽지 않다. 일단 두 감독이 53세 동갑내기다. 그래서 더 치열한지 모른다.

게다가 올해 개막을 앞두고 시끄러운 일도 있었다. 투수 우와사와 나오유키 문제 탓이다.

그는 니폰햄의 핵심 전력이었다. 선발진의 주축으로 12시즌을 보냈다. 그리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탬파베이로 이적했다. 이어 보스턴 레드삭스로 트레이드 됐다.

1년 만인 2024년 말에 일본으로 복귀한다. 그런데 친정팀을 외면했다. 대신 라이벌 소프트뱅크 행을 택했다. (일본의 포스팅 시스템 규정은 우리와 다르다.)

니폰햄 팬들의 거센 비난이 쏟아졌다. 감독의 심정은 오죽했겠나. SNS 사랑이 지극한 신조다. 그런데도 단칼에 우와사와를 언팔할 정도로 불편한 내색을 숨기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모른다. 어제 꽃다발 때도 한마디를 잊지 않는다.

“일단 우승을 축하한다. 그러나 우리는 (포스트시즌) 클라이맥스 시리즈에서 죽을힘을 다해서 싸울 것이다. 우리 팬들을 위해서다.” (신조 쓰요시)

그러면서 이날 경기를 포스트시즌 전초전처럼 치렀다. 덕분에 2-1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특히 꽃다발 색깔을 주목하는 팬들도 있다. 노란색(혹은 황금색)은 소프트뱅크의 팀 컬러다. 그러나 숨겨진 의미가 있다는 얘기다. AI에게 물어보면 이런 답변이 나온다.

“노란색은 일반적으로 희망, 행복, 즐거움, 긍정적인 에너지를 상징한다. 그러나 문화권이나 맥락에 따라 질병, 질투, 부러움, 주의 등의 부정적 의미를 내포하기도 한다.”

퍼시픽리그 TV 공식 SNS

퍼시픽리그 TV 공식 SNS


/ [email protected]


백종인([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