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이한범(23, 미트윌란)이 덴마크 현지 매체의 극찬을 받으며 수페르리가 공식 '이주의 팀'에 이름을 올렸다.
수페르리가는 30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25-2026시즌 수페르리가 10라운드 베스트 11을 공개했다. 4-4-2 포메이션으로 AGF 오르후스와 미트윌란, 코펜하겐, 브뢴비 등 승리를 거둔 상위 4개 구단에서 총 8명이 선정됐다.
미트윌란에선 중앙 수비수 이한범이 유일하게 이주의 팀에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 첫 선정이다. 득점포를 가동한 조규성 대신 이한범만 베스트 11에 포함된 것. 수페르리가는 이한범이 키패스 2회, 패스 성공 59회, 가로채기 2회, 경합 승리 7회 등을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이한범은 같은 날 덴마크 헤르닝의 MCH 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수페르리가 10라운드 라네르스와 홈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올 시즌 리그 7번째 선발이었다. 스리백의 한 축을 맡은 그는 풀타임 활약을 펼치며 팀의 2-1 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이날 승리로 2연승을 달린 미트윌란은 6승 3무 1패(승점 21)를 기록하며 선두 경쟁에 불을 붙였다. 기분 좋은 역전승을 거두며 선두 AGF 오르후스(승점 23)를 2점 차로 추격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OSEN DB.
[사진]OSEN DB.
두 명의 코리안 리거가 미트윌란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한범은 단단한 수비로 팀 후방을 책임졌을 뿐 아니라 공격에도 적극 참가하며 존재감을 뽐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그는 90분간 패스 성공률 85%(50/59), 기회 창출 2회, 공격 지역 패스 7회, 크로스 성공 1회, 롱패스 성공 3회(3/5), 공중볼 경합 승리 6회(6/9) 등을 기록했다. 평점도 7.2점으로 높았다.
공격에서는 조규성이 펄펄 날았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투입된 그는 후반 7분 환상적인 바이시클킥으로 동점골을 터트렸다. 수비가 달라붙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과감한 슈팅으로 골망을 가른 것. 미트윌란은 "조규성의 아크로바틱 동점골"이라며 100점을 줬다.
1년이 넘는 공백을 이겨내고 부활의 신호탄을 쏘고 있는 조규성이다. 그는 이번 득점으로 부상 복귀 후 4경기 3골을 기록했다. 올보르 BK전과 비보르전에 이어 3경기 연속골이기도 하다.
조규성은 2024년 5월 실케보르전을 끝으로 경기장에서 사라졌다. 그는 시즌을 마친 뒤 국내에서 무릎 반월판 수술을 받았고, 이탈리아에서 추가로 수술받던 중 혈액 감염으로 합병증이 생겨 지난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조규성은 몸무게 12kg가 빠지는 험난한 재활 과정을 겪었지만, 돌아오자마자 연일 득점포를 가동하며 2026 북중미 월드컵 출전까지 겨냥하고 있다.
[사진]OSEN DB.
이번 라네르스와 경기에서도 아름다운 동점골을 뽑아낸 조규성을 향해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그는 부상으로 고생하기 전까지 미트윌란의 확실한 주전 공격수이자 수페르리가 우승의 주역이었던 만큼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이한범도 뛰어난 활약을 바탕으로 조명받았다. 덴마크 'TV2'는 "미트윌란은 뛰어난 정신력과 경기력을 보여줬다. 많은 수비수들의 공격적인 터치와 함께 흥미진진한 전술적 움직임이 보여줬다. 특히 이한범이 큰 칭찬을 받았다"라고 강조했다.
경기 최우수 선수도 이한범의 몫이었다. 매체는 "난 조용하고 자기 역할에 충실한 한국인 이한범을 좋아한다. 그는 평소엔 같은 국적의 동료 조규성의 그늘에 가려져 있지만, 라네르스전에선 오히려 안정적으로 플레이한 센터백 이한범이 최고였다고 생각한다. 비록 조규성이 멋진 골을 넣었지만 말이다"라며 이한범에게 평점 8점을 매겼다.
여기에 리그 베스트 11에도 선정된 이한범. 긴 인내 끝에 소속팀에서도 한국 대표팀에서도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는 이한범이다. 그는 2023년 여름 FC서울을 떠나 미트윌란에 입단하며 유럽에 도전했지만, 거의 기회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막판부터 조금씩 출전 시간을 늘려가며 한 자리를 꿰차는 중이다.
[사진]OSEN DB.
소속팀에서 활약하자 대표팀 승선도 자연스레 따라왔다. 이한범은 한동안 태극마크와 멀어졌었지만, 지난 9월 A매치에서 미국과 멕시코를 상대로 2경기 모두 풀타임을 소화하며 홍명보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홍명보호로서도 이한범의 성장은 반가운 소식이다. 최근 스리백 전술을 사용 중인 만큼 이한범이 미트윌란에서 좋은 모습을 이어간다면 김민재의 파트너로 안성맞춤이기 때문. 양발을 잘 사용하고 피지컬도 뛰어난 이한범은 앞으로도 한국 수비를 이끌어갈 재목이다.
한편 이한범은 10월 A매치에서도 홍명보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그는 국내에서 열리는 브라질·파라과이와 2연전에서 다시 한번 김민재와 호흡을 맞추며 수비진을 꾸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