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10년전 러 폭격기에 참지않았던 튀르키예…나토 드론 대응 고심

연합뉴스

2025.10.01 20:25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1995년 영공 침범한 러 수호이 즉각 격추…화염 속 추락 '상징적' 장면 튀르키예, 러 보복 당해도 나토 연대 미온적…안보지형 급변
10년전 러 폭격기에 참지않았던 튀르키예…나토 드론 대응 고심
1995년 영공 침범한 러 수호이 즉각 격추…화염 속 추락 '상징적' 장면
튀르키예, 러 보복 당해도 나토 연대 미온적…안보지형 급변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최근 러시아의 드론·군용기의 영공 침범에 시달리고 있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 사이에서 2015년 러시아 폭격기를 단박에 격추해버렸던 튀르키예의 대응이 재조명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도빌레 샤칼리에네 리투아니아 국방장관이 지난달 19일 소셜 미디어 X 게시물에서 한 발언을 소개하면서 이런 분위기를 전했다.
샤칼리에네 장관은 나토 북동부 국경을 "시험"하는 러시아의 영공 침범에 나토가 보다 강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튀르키예가 "10년 전에 모범을 보였다. 생각할만한 거리다"라고 썼다.
그가 거론한 사건은 2015년 11월 24일 시리아-튀르키예 국경 근처에서 튀르키예 공군의 F-16 제트기가 러시아의 수호이 Su-24 전폭기를 격추시킨 일이다.
당시 사건은 러시아군 Su-24M 두 대가 시리아 내 흐메이밈 공군기지로 귀환하면서 시리아-튀르키예 국경에 접근하면서 발생했다.
튀르키예 측 주장에 따르면 튀르키예 측은 반복해서 항로를 변경하라고 경고했으며 러시아 군용기 두 대 중 한 대는 경고를 따랐으나 나머지 한 대는 계속 비행해 국경을 침범했다.
이에 따라 튀르키예 공군이 공대공 미사일을 발포했으며 러시아 군용기가 2만 피트 상공에서 미사일에 맞았다.
당시 화염에 휩싸인 수호이 전폭기가 숲이 우거진 산으로 추락하는 극적인 장면이 튀르키예 방송사가 촬영한 영상으로 포착되기도 했다.
이 사건은 1953년 한국전 휴전 이래 러시아나 소련의 군용기가 나토 회원국에 의해 직접 공중 교전에서 파괴된 첫 사례였다.
낙하산으로 비상탈출을 시도한 조종사 두 명 중 한 명은 낙하 도중 지상에 있던 시리아 반군의 공격으로 숨졌으며 나머지 한 명은 탈출에 성공했으나, 러시아군이 구출 작전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해병대원 한 명이 숨지고 헬리콥터 한 대가 파괴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사건 발생 후 몇 시간만에 나토는 비상회의를 소집해 튀르키예 연대 의사를 밝혔으나 정찰과 조기경보비행 등 후속 조치들은 러시아와의 대결 분위기를 완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러시아 측은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튀르키예와의 관계를 동결하고 튀르키예를 상대로 무역과 관광 제한을 가했다.
튀르키예 경제는 러시아의 무역 제재로 큰 타격을 당했으며, 나중에 튀르키예 정부는 성명서를 내고 해명했다.
러시아 측은 이 해명 성명서에 대해 튀르키예 측으로부터 사과를 받아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사건 후 미국과 다른 동맹국들은 튀르키예에서 핵심적 방어 자산을 철수시켰고, 이에 따라 튀르키예는 자력 방위 능력을 갖춰야만 한다는 굳은 결심을 하게 됐다.
튀르키예는 비용 문제를 들어 미제 패트리엇 미사일을 구매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그 대신 러시아제 S-400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을 구매했다.
이 때문에 튀르키예는 미국의 동맹국 상대 F-35 판매 계획에서 제외되고 미국의 제재를 받았으며, 이에 따른 여파가 여전히 미국-튀르키예 사이에 긴장을 일으키고 있다.
2022년 2월 본격적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은 유럽의 안보지형을 크게 변화시켰으며 최근 몇 달 사이에는 동유럽의 나토 회원국들로 전쟁이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나토는 지금까지 2015년 러시아군의 영공 침범에 대한 튀르키예의 대응 사례를 따르기를 피해 왔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임화섭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