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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 신고자 갈비뼈 5개 부러뜨린 경찰…새벽 2시 길거리서 무슨 일

중앙일보

2025.10.01 22:00 2025.10.02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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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오전 울산 남구의 한 도로에서 30대 A씨가 경찰관들에게 제압당하고 있다. 연합뉴스
폭행 장면을 목격하고 신고한 시민이 출동한 경찰관과 말다툼을 벌이다가 체포되는 과정에서 갈비뼈 골절 등 부상을 입어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울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30대 남성 A씨는 지난달 27일 오전 2시53분쯤 울산 남구 도로에서 ‘한 여성이 남성을 폭행하고 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지구대 경찰관인 B 경장과 C 경위가 현장에 출동했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는 것처럼 보이자 A씨는 경찰의 대응이 미온적이라고 생각해 항의했다.

경찰관들은 A씨에게 참견하지 말라는 취지로 말했고 A씨는 “폭행 장면을 봤는데 신고도 못 하느냐”고 응대하면서 시비가 붙었다.

당시 시민들의 제지로 A씨가 근처 집으로 들어가면서 현장이 정리되는 듯했지만 몇 분 뒤 다시 다툼이 벌어졌다.

담배를 피우기 위해 다시 밖으로 나온 A씨와 순찰차 안에 타고 있던 B 경장이 서로를 바라보면서 분위기가 다시 험악해졌다. 이어 B 경장은 순찰차에서 나와 A씨에게 다가갔고 두 사람은 한 발짝 떨어진 거리에서 대치하며 언쟁을 이어갔다.

이때 A씨가 B 경장을 향해 욕설을 하고 머리를 들이미는 등 위협적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옆에 있던 A씨 지인이 두 사람을 제지했으나 신경전은 이어졌다.

이후 B 경장이 접근을 제지하는 A씨 지인의 손을 내치며 A씨 코앞까지 다가가면서 서로 이마를 맞대는 상황이 됐다.

그 순간 C 경위가 A씨 목을 뒤에서 감아 바닥에 넘어뜨렸고 B 경장은 넘어진 A씨 위로 몸을 덮쳐 무릎으로 머리와 목을 짓눌러 제압한 뒤 A씨에게 수갑을 채워 연행했다. 이 장면은 근처 폐쇄회로(CC)TV에 담겼다.

A씨는 체포되는 과정에서 갈비뼈 5개가 부러졌고 얼굴 등에 찰과상 등을 입어 전치 2~4주 진단을 받았다.

A씨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당시 두 번이나 신고했는데도 경찰관이 데이트 폭력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 같지 않아 지적했다”면서 “온몸이 눌리면서도 혹시라도 대응하면 문제가 될까 봐 가만히 있었다”고 주장했다.

B 경장 등은 A씨가 욕설해 모욕죄로 현행범 체포했으며 이 과정에서 A씨가 폭력을 행사하려는 것처럼 보여 물리력을 행사했다는 입장이다. 또 A씨가 순찰차 안에서 침을 뱉어 공무집행방해 혐의도 추가했다.

남부경찰서 측은 A씨 체포 과정을 면밀히 검토해 과잉이 있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A씨는 위협이나 반항이 없는 상황에서 경찰관이 강압적으로 제압한 것은 경찰이 권력을 남용한 것으로 보고 B 경장과 C 경위를 독직폭행치상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장구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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