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죽순떡볶이부터 홍어삼합까지, 목포서 펼쳐지는 가을 미식의 향연 [쿠킹]

중앙일보

2025.10.03 17:00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개천절부터 추석, 한글날까지 이어지는 긴 연휴가 시작됐다. 아직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면 전라남도 목포는 어떨까. 남도의 진한 맛은 물론, 가을 정취가 깃든 자연까지 함께 즐길 수 있어 매력적인 여행지로 꼽힌다. 특히 오는 10월 26일까지 열리는 ‘2025 남도국제미식산업박람회’는 남도의 미식을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는 대규모 행사로 볼거리와 먹거리가 풍성해 가을 나들이에 제격이다.

전남 각 시군의 소상공인 가운데 선발된 24명의 셰프들이 남도의 식재료로 만든 요리를 선보이는 미식로드. 사진 남도국제미식산업박람회 사무국
지난달 30일 오후, 목포문화예술회관 일대는 박람회 개막을 하루 앞두고 준비로 분주했다. 이 가운데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건 남도의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판매하는 부스들이 일렬로 세워진 ‘미식로드’였다. 죽순떡볶이, 떡갈비김밥, 홍어삼합, 낙지비빔냉면, 장흥 키조개 우삼겹볶음, 짱뚱어탕, 돌게장, 신안소금프레즐 등 일상에서는 접하기 힘든 메뉴들이 줄지어 시선을 사로잡았다. 남도국제미식산업박람회 윤성진 총감독은 “미식로드에서는 전남 22개 시·군의 소상공인 가운데 서류 심사와 시연 테스트를 거쳐 선발된 24명이 남도의 식재료로 만든 요리를 선보인다”며 “행사 이후에도 창업과 운영 전반에 걸친 컨설팅을 통해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스에서 구입한 음식은 바다를 바라보며 마련된 시식대에서 즐길 수 있으며, 가격도 5000원~1만원 선으로 부담 없이 남도의 미식을 맛볼 수 있다.

전시관은 단순한 전시가 아니라 미디어 아트와 체험 요소를 결합해 구성했다. 사진은 잔칫날로, 남도의 대표 음식이 화면에 나와 함께 만들어볼 수 있다. 사진 남도국제미식산업박람회 사무국
이번 박람회는 1994년 시작돼 30년간 이어온 ‘남도미식축제’를 국제 박람회로 승격한 것으로, 전국 최초로 ‘미식’을 주제로 정부 승인을 받은 국제 행사다. 주제관·미식문화관·산업관 등 3대 전시관으로 구성돼 남도의 전통과 현재, 미래를 두루 담았다. 주제관은 ‘시간과 정성이 빚어낸 맛’을 주제로 남도 미식의 과거·현재·미래를 하나의 이야기로 풀어낸다. 동선을 따라가면 발효문화와 세대를 이어온 조리법을 보여주는 ‘과거’, 현대인의 식탁에서 새롭게 해석된 남도 음식과 로컬 브랜드의 혁신 사례를 담은 ‘현재’, 남도 미식의 비전을 제시하는 ‘미래’를 차례로 만나게 된다. 특히, 주제관은 단순한 전시에 그치지 않고 미디어 아트와 체험 요소를 결합해 오감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꾸몄다. 예를 들어, '시끌벅적 잔칫날'에서는 배우 박철민씨의 응원과 함께 화면을 터치하며 남도의 유명 먹거리를 만들어 볼 수 있고, 신안의 천일염은 공간을 염전으로 꾸며, 가을 걷이를 체험해볼 수 있다.

미식문화관의 명인관에서는 남도를 대표하는 12명의 명인들의 음식과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사진 남도국제미식산업박람회 사무국
미식문화관은 남도 음식 명인관, 전남 22개 시군 홍보관, 글로벌 국가관으로 나뉜다. 명인관에서는 남도미식축제를 통해 선발된 12명의 명인이 자신들의 음식과 이야기를 전하며, ‘대동맛지도’에서는 각 시군을 대표하는 음식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글로벌 국가관에는 일본, 우즈베키스탄, 프랑스, 태국, 페루 등 5개국이 참여해 다양한 미식 문화를 소개한다. 산업관에서는 농축수산물, 가공·발효식품, 간편식, 제과·제빵, 주류, 음료 등 K-푸드를 선도하는 기업들이 참여한다. 글로벌 바이어들의 방문으로 수출 판로 확대도 기대된다.

체험형 프로그램도 다채롭다. 특히 미식에 빠질 수 없는 술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눈길을 끈다. 먼저, ‘남도미식 주류페어링’에서는 지역 전통주와 와인을 곁들여 남도의 음식을 즐길 수 있다. 10월 11~12일 미식이벤트존에서는 고흥 유자주, 강진 코리안 화이트, 목포 밀물탁주, 담양 추성주, 나주 나과 등 지역 대표 전통주를 7가지 남도 음식과 함께 페어링 하는 ‘남도미식&전통주 페어링’이 열린다. 참가비는 4만원이며, 회당 100명 한정이다. 이어 17~18일에는 목포미식문화갤러리 해관1987에서 남도 식재료로 만든 6코스 요리에 와인을 곁들이는 ‘남도미식&와인페어링’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참가비는 5만원, 역시 회당 100명 한정이다.

정지선, 오세득, 임희원, 미카엘, 남준영, 니시무라 등 스타 셰프들의 참여도 눈길을 끈다. 이들은 남도 식재료를 자신만의 아이디어로 재해석한 메뉴를 선보이는 팝업 레스토랑 ‘미식 레스토랑’을 10월 6일부터 26일까지 순차적으로 운영한다.목포 낙지 라멘, 완도 전복 춘권튀김, 벌교 꼬막덮밥, 광양식 돼지 바비큐덮밥, 남도 국밥, 고흥 유자 닭냉채 등 이번 박람회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 메뉴가 준비돼 있다.

국제 박람회답게 글로벌 이벤트도 다채롭다. 10개국의 음식과 문화를 소개하는 ‘아세안 파빌리온’, 한국 전통 장과 식재료를 활용한 세계 각국 셰프들의 ‘글로벌 미식 경연’이 대표적이다. 이번 경연에는 13개국에서 예선을 펼친 셰프들이 한국을 찾아 한국의 장 문화와 남도 음식을 배우고, 4일 결선에서 대결을 펼친다. 또한 지속가능한 조리로 미쉐린 가이드에서 ‘그린스타’를 받은 스페인 출신의 비리 셰프(본명 엘비라 페르난데스 가르시아)가 직접 목포를 찾아 남도의 신선한 재료로 요리를 선보이고 참가자들과 교류하며 요리 철학을 공유한다.

남도국제미식산업박람회는 목포문화예술회관, 평화광장, 원도심 일원에서 26일까지 진행된다. 사진은 박람회장 입구. 사진 남도국제미식산업박람회 사무국
‘2025 남도국제미식산업박람회’는 10월 1일부터 26일까지 목포문화예술회관, 평화광장, 원도심 일원에서 열린다. 입장권은 현장에서 구매할 수 있다. 홍양현 박람회 사무국장은 “이번 박람회가 남도 미식을 세계 무대에 알리고, 한국 미식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는 전환점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목포=송정 기자 [email protected]

송정([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