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부임 한 달도 채 되지 않았지만,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60)의 입지가 급속도로 흔들리고 있다
영국 ‘BBC’는 4일(한국시간)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당장은 노팅엄 포레스트 수뇌부의 신임을 유지하고 있지만, 오는 5일 열리는 뉴캐슬 원정이 그의 거취를 가를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포스테코글루는 지난달 9일 누누 이스피리투 산투 감독의 후임으로 노팅엄의 지휘봉을 잡았다. 그러나 지금까지 결과는 참담하다. 부임 이후 리그와 유럽대항전을 포함해 6경기에서 단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고, 4패를 당하며 실점은 무려 13골에 달한다. 리그 17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도 팬들의 불만을 자극하고 있다.
‘BBC’는 “포스테코글루 체제에서 노팅엄은 경기당 평균 2.17골을 내주고 있다.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더 나쁜 수비 지표를 가진 팀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번리뿐”이라며 수비 붕괴를 지적했다.
3일 미트윌란과의 UEFA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2차전 홈 경기에서 2-3으로 패배한 직후, 분위기는 급속히 냉각됐다. 홈 팬들은 “아침이면 경질될 거야”라는 노래를 부르며 감독에게 야유를 보냈고, 일부 팬들은 전임 감독 누누 산투의 이름을 연호하며 불만을 드러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후 “마리나키스 구단주와는 경기 직후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우리 모두 그런 기분이 아니었다. 다만 그는 늘 ‘어떻게 도와줄까’라고 묻는다”며 여전히 구단주와의 관계가 원만함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어 “현재 상황에 만족할 수는 없다. 구단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현실을 바꿀 수 있는 것은 내 손에 달려 있다. 팀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는 것이 내 책임”이라며 스스로에게 책임을 돌렸다.
문제는 노팅엄이 전통적으로 감독 경질을 주저하지 않는 구단이라는 점이다. 겉으로는 신임을 유지한다고 하지만, 내부에서는 이미 결단을 고민하고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BBC’는 “뉴캐슬 원정은 포스테코글루의 거취를 판단할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단순히 결과뿐만 아니라 경기 내용 역시 주요 평가 기준”이라며 “만약 대패한다면 A매치 휴식기 동안 경질 가능성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포스테코글루는 압박이 낯설지 않다. 토트넘을 이끌 당시에도 극심한 압박을 받았고, 결국 17위라는 성적을 이유로 경질됐다.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토트넘에서 경질될 걸 석 달 전부터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내가 유로파리그 트로피를 드는 걸 막지 못했다. 압박은 내 판단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내 임무는 구단을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당시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노팅엄은 현재 리그 17위까지 밀려났고, 포스테코글루는 구단 역사상 100년 만에 부임 후 6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한 첫 번째 정식 감독이 됐다.
팬들과의 관계도 문제다. ‘BBC’는 “전임 감독 누누 산투와 스티브 쿠퍼는 팬들과 강한 연결고리를 만들어냈지만, 포스테코글루는 임명 초기부터 회의적인 시선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현지 팬 칼럼니스트 팻 리델은 “노팅엄은 30년 만에 유럽 무대에 복귀했고 최고의 스쿼드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시즌 초반 기대는 사라졌다. 팬들의 질문은 한 가지뿐이다. ‘그가 과연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까?’”라고 꼬집었다.
포스테코글루에게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뉴캐슬 원정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한다면, A매치 휴식기 동안 그의 운명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당장의 경기뿐만 아니라 경기력까지 모두 증명해야만 자리를 지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