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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女 죽자 돈 뒤지러 왔다…“무연고 시신해라” 남동생 쇼크

중앙일보

2025.10.04 13:00 2025.10.04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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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쓸쓸한 결말을 맞았을까요. 유품정리사 김새별 작가가 삶과 죽음에 대해 묻습니다. 중앙일보 유료구독 서비스 더중앙플러스가 ‘ 어느 유품정리사의 기록’(https://www.joongang.co.kr/plus/series/130)을 소개합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구독 후 보실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청소업체입니다.”
현장에 차를 대려고 보니 빌라 건물 앞에 의뢰인들이 미리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연세가 꽤 되신 할머니와 그의 아들이었다.
50대 여성 세입자가 숨졌는데 이런 사연은 처음이었다.

“어머니께서 전화를 하셨어요. 몸도 안 좋은 처자가 요새 통 얼굴도 안 보이고, 그 집 문 앞에 가면 냄새가 난다고요.”
아들은 고독사에 대해 꽤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어머니 말을 듣자마자 세입자의 죽음을 떠올렸다고 한다.

부랴부랴 어머니댁을 찾아와 그 집 앞에 서자 이미 썩은내가 진동하고 있더란다.
냄새 탓에 현관문에 가까이 가기도 어려웠지만 세입자에게 전화를 걸면 희미한 벨소리가 안에서 들려나왔다.
각오를 하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한다.

출동한 경찰들도 그 냄새를 맡자 바로 현관문을 강제 개방하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세입자는 죽지 않았다.
그냥 누워 있었다.
의식이 없어보이진 않았고, 힘들게나마 말은 또렷이 했다.

“제가 지금 몸이 좋지 않아서요. 가끔 이래요.”
함께 병원에 갈 것을 강력하게 권유했지만 그녀는 강하게 거부했다.
“본인이 거부하면 치료를 강제할 권리가 저희한테는 없어요.”
경찰은 결국 돌아갔다.

걱정이 됐지만 한사코 도움을 거부하니 더는 뭐라 묻지도 못했다.
다만 너무 힘들어지면 전화를 주시라, 걱정돼서 그러니 전화 걸면 받으시라….
그 정도만 당부하고 그 집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불과 이틀 뒤.
이틀 전에 괜찮다며 치료를 거부한 세입자는 그새 싸늘한 시신이 돼 있었다.

사연을 전해듣고 고독사 세입자의 집으로 향했다.
죽기 전부터 났다는 썩은 내의 정체가 궁금했다.
문 앞에서부터 악취가 진동했다.
시취는 아니었다.

문을 열고 보니 현관 입구에 놓인 냉장고에서 나는 냄새였다.
집 안엔 대형 냉장고 두 대와 김치냉장고까지 있었다.
그중 한 대가 고장나 냉장고 안 음식물들이 부패한 것이다.
냉장고 문 밖으로도 썩은 물이 흘러나와 있었다.
건물주 노인과 아들은 고독사 현장 냄새로 착각했던 것이다.

일단 냉장고 청소부터 손대야 했다.
냉장고 문을 열자 어이쿠.

냉장실·냉동실 가리지 않고 초콜릿이 가득했다.
대형마트 초콜릿 매대 같았다.
뜯지 않은 택배 박스도 까보니 초콜릿 상자였다.

이지우 디자이너
고인은 당뇨를 앓고 있었다.
저혈당 쇼크를 대비해 응급약품처럼 초콜릿을 비축해 둔 모양이다.

그녀가 죽은 자리를 멍하니 바라봤다.

고인의 마지막 흔적은 침대 옆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다이어리였다.
집어들어 펼쳐보니 가장 첫 장에 남동생의 전화번호와 주소가 적혀 있었다.
부모님은 모두 돌아가셨을 게다.
하늘 아래 유일한 피붙이는 남동생뿐이었다.

누나가 죽은 뒤에 찾아온 남동생의 행동은 기막혔다.
“무연고 시신 처리 해주세요.” 그 말만 남기고 집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그 집에서 목격한 또다른 ‘쇼크’.
서랍이란 서랍은 다 열어놓고 그 집안에서 뭘 찾으려 했을까.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50대女 죽자 돈 뒤지러 왔다…“무연고 해주세요” 남동생 쇼크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69192




김새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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