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유민(22)이 스폰서십 초청 선수 자격으로 출전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총상금 300만 달러)에서 깜짝 우승했다.
황유민은 5일 미국 하와이주 오아후섬 에바비치의 호아칼레이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하며 김효주(30)를 한 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 45만 달러(약 6억3000만원)도 획득했다.
황유민은 지난 2022년 8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무대에 입회한 이후 두 차례 우승했다. 이번 대회에서 통산 3승을 LPGA 투어 무대에서 기록하며 깜짝 스포트라이트의 주인공이 됐다. 내년 LPGA 투어 진출을 준비 중이던 황유민은 이번 우승과 함께 연말 퀄리파잉 시리즈를 거치지 않고 곧장 LPGA 투어 카드를 확보했다.
한국 선수가 LPGA 투어 무대에서 정상에 오른 건 지난 2월 개막전인 힐튼 그랜드 베케이션스의 김아림(30), 3월 포드 챔피언십의 김효주, 5월 블랙 데저트 챔피언십의 유해란(24), 6월 2인 1조 대회인 다우 챔피언십의 임진희(27)-이소미(26)에 이어 5번째다.
3라운드를 선두 이와이 아키에(일본)에 한 타 뒤진 공동 2위로 마친 황유민은 최종 라운드에서 막판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14번 홀까지 한 타를 줄이는 데 그쳤지만, 이후 15번 홀부터 18번 홀까지 4홀 연속 버디로 장식하며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앞서 선두로 올라선 김효주와 가쓰 미나미(일본)가 17번 홀에서 나란히 보기를 범해 주춤하는 사이 버디를 낚은 황유민이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이어 18번 홀에서도 버디를 기록하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김효주는 지난 2022년 이 대회 우승 이후 3년 만에 정상 탈환의 기회를 잡았지만 막판에 역전을 허용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가쓰 미나미가 15언더파 273타로 3위, 세계랭킹 2위 넬리 코다(미국)가 14언더파 274타로 공동 4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3라운드 중간 선두 이와이 아키에는 공동 4위로 내려앉았다. 디펜딩 챔피언 김아림은 12언더파 공동 10위, 윤이나(22)는 4언더파 공동 42위다.
황유민은 “올 시즌 종료 후 퀄리파잉 시리즈에 참가할 예정이었는데, 메인 후원사인 롯데에서 초청해 줘 이번 대회에 출전할 수 있었다”면서 “LPGA 투어 진출은 오랜 꿈이었다. 제 꿈이 시작되는 기분이라 설렌다”며 수줍게 웃었다. 이어 “나 자신을 믿지 못하던 순간에도 옆에서 믿음을 주고 격려한 캐디에게 감사한다”면서 “(격려의) 그 말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