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년 동안 5번 진행된 인천시장 당선자의 당적이다. 17개 광역단체장 중 한 진영이 연달아 선거에 승리한 적이 없는 건 인천시장뿐이다. 현역 인천시장이 소속된 국민의힘은 선거 징크스를 깨기 위해, 더불어민주당은 재탈환을 위해 묘수를 찾고 있다.
민주당 인천시장 유력 후보군은 김교흥 의원, 박남춘 전 시장, 박찬대 의원(이름순) 등이 꼽힌다. 재선 이상 국회의원 내지 시장을 역임하며 인천에 몸집을 키워온 인물들이다.
김 의원은 “인천시장을 목표로 꾸준히 인천 민심을 다져왔다”(인천지역 민주당 의원)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김 의원은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을 맡고 있어, 인천을 K-컬쳐 중심 도시로 만들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이 위치한 지리적 장점, 착공 중인 청라돔 등 인프라를 염두에 둔 구상이다.
박 전 시장은 시정 경험이 장점이다. 지난 7월 새롭게 제작한 명함에 적힌 ‘다시 인천, 봄을 잇다’는 문구도 이를 부각하는 차원이라고 한다. 인천 지역구의 민주당 의원은 “박 전 시장이 인천 정가 인사와의 접촉점을 늘리는 등 인천시장 출마를 위한 보폭을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이재명 대통령의 측근이다. 당시 당 대표 시절 원내대표로 활동하며 쌓은 조직력·인지도도 상당하다. 최근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실버버튼 언박싱,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 모델 등에 대해 이야기하며 대중 친근감을 높이는 데 노력하고 있다. 다만 당내에는 박 의원이 인천시장 출마가 아닌 정청래 대표와의 리턴 매치를 노린다는 전망이 돌고 있다. 박 의원과 가까운 한 의원은 “인천시장보단 차기 당 대표가 정치적 도약을 위한 발판이 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선 유정복 현역 시장이 유력 후보다. 리얼미터가 7월 28~31일, 8월 29일~9월 1일 18세 이상 인천시민 각 800명을 조사한 2025년 8월 광역자치단체 평가에서 유 시장은 정당지표 상대지수가 전국 1위인 138.1점이었다. 유 시장 지지층이 인천시의 국민의힘 지지층에 비해 두텁다는 얘기다. 직무수행 긍정평가(46.1%)도 전월 대비 6.7%포인트 올랐다. 지난달 29일 인천을 찾은 당 지도부는 유 시장의 역점 사업인 제물포 르네상스에 대해 “원도심 얼굴을 바꾸고 인천과 대한민국의 도약을 이끄는 발판이 될 것”(장동혁 대표)이라며 전폭 지원하고 있다. 인천에서 3선 의원을 지낸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도 야당의 잠재적 인천시장 후보다.
다만 12·3 비상계엄 여파로 인천 바닥 민심이 국민의힘에 호의적이지 않다는 게 변수다. 제21대 대선 결과 인천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51.67%를,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38.44%를 득표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인천 계양을 보궐 선거 출마 여부도 인천시장 선거에 영향을 미칠 변수다. “서울·부산시장보다는 원내 입성을 위해 보궐선거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조국혁신당 관계자)는 분위기가 감지되면서다. 인천 계양을은 이 대통령 당선으로 공석 상태다.
민주당 인천시당 관계자는 “조 위원장이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순간, 인천시장보다는 조 위원장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이라며 “조 위원장은 차기 대권 주자로 이미 주목받고 있지만 비호감도 역시 높아 어느 당에 도움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