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거센 눈보라로 중국 티베트 자치구에 속한 에베레스트산의 동쪽 경사면 근처에서 등산객 수백명이 고립됐다고 로이터통신이 5일(현지시간) 현지 매체를 인용해 보도했다.
로이터가 인용한 중국중앙TV(CCTV) 보도에 따르면 구조대원들의 도움을 받아 근처의 작은 마을인 쿠당(曲当)으로 등반객 350명이 대피했으며, 나머지 등반객 200여명과 접촉이 이뤄진 상황이다.
나머지 등반객들은 지방정부가 조직한 구조대의 안내와 도움을 받아 단계적으로 쿠당으로 대피할 예정이라고 CCTV는 전했다.
중국의 국경절(國慶節)과 중추절(中秋節)로 여드레간 연휴가 이어지면서 에베레스트산 동쪽 벽(康雄壁)으로 가는 트레킹 코스인 '카르마 협곡'(甲瑪溝)에는 수백명의 등반객들이 방문 중이었다.
평균 해발고도가 4천200ｍ인 카르마 협곡에는 3일 저녁부터 눈이 오기 시작했으며 4일에는 눈이 종일 이어졌다.
5일 하산해 쿠당에 도착한 여성 등반객 한 명은 로이터에 강수량이 너무 많고 추워서 저체온증을 겪을 위험이 컸다면서 "올해 날씨는 정상이 아니다. 안내인은 10월에 이런 날씨는 처음 겪는다고 말했다. 그리고 (눈보라가) 너무나도 급속히 발생했다"고 말했다.
티베트의 팅그리 지역 관광공사는 에베레스트 근처 구역 진입과 입장권 판매를 5일 중단했다.
CCTV의 상세 보도에 앞서서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현지 매체 '지무 뉴스'는 1천명에 가까운 인원이 이 지역에 고립됐으며 인근 마을 사람들과 구조대들이 배치돼 접근을 막고 있던 눈을 치웠다고 전했다.
CCTV 보도에 나온 집계에 등반객들을 돕는 현지 안내인이나 지원인력 등이 포함돼 있는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또 포장 도로로 쉽게 접근이 가능해 등반객들이 많이 몰리는 에베레스트 북쪽 면 근처에 있는 등반객들도 영향을 받았는지 여부도 명확하지 않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중국 티베트 자치구에 있는 에베레스트 북쪽 면은 인도 몬순이 끝나고 하늘이 맑아지는 10월에 등반객들이 가장 많이 몰린다.
네팔과 중국의 국경지대에 있는 에베레스트산은 지구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중국과 네팔 당국의 2020년 공식 측량에 따르면 높이가 해발 고도 8848.86ｍ다.
3일부터 티베트 남쪽의 네팔에서는 폭우가 내려 산사태와 홍수가 나고 도로가 막히고 다리가 떠내려갔으며 최소 47명이 숨졌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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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화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