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발 단체팀 몰려 예약 폭주 로컬 수요까지 예약률 500%↑ 버스·가이드 부족 모처럼 활기 “침체 시장 회복 신호탄” 평가
추석 황금연휴를 맞아 여행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미서부 투어에 나선 삼호관광. [각 업체 제공]
아주투어 한인 여행객들. [각 업체 제공]
올해 추석 황금연휴가 최장 10일간 이어지면서 한인 여행업계가 팬데믹 이후 모처럼 반짝 특수를 맞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여행 상품은 가을 비수기 시즌 대비 예약률이 최대 500%에 달하고 있다”며 “이번 추석 특수는 침체한 한인 여행 시장의 회복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
신영임 삼호관광 부사장은 “단풍 관광과 가을 미서부 투어 같은 계절상품에 이처럼 예약이 몰린 것은 드문 사례”라고 설명했다. 스티븐 조 아주투어 전무도 “버스와 가이드 인력이 부족할 정도로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았다”고 전했다.
올해 추석 특수의 특징은 패키지 조기 마감과 가족 단위 맞춤 여행 증가, 크루즈와 단풍 관광 수요 급증이다.
특히 미서부·옐로스톤 패키지는 예약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삼호관광은 미서부 투어 예약이 전년 대비 60% 이상 증가했으며 옐로스톤 투어는 예약이 몰리면서 여행 일정을 3주 연장된 10일까지 진행한다.
아주투어는 추석 연휴 동안 예약 건수가 전년 대비 200% 증가하며 한국에서 입국한 단체 관광객만 900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버스 12대를 투입했으며 서부 완전일주 7일 코스가 대표 인기 상품으로 꼽혔다. 특히 라스베이거스 일정에서는 카쇼, O쇼, 스피어 공연 관람 등 특별 프로그램 신청도 크게 늘었다.
박태준 푸른투어 이사는 “추석 연휴 10일 동안 예약이 최대 500% 이상 늘어났다”며 “국립공원과 도시 관광을 함께 즐길 수 있는 4대 캐년·샌프란시스코 7일 패키지는 조기 마감됐다”고 밝혔다.
춘추여행사 그레이스 이 팀장도 “미서부 4대 캐년과 샌프란시스코, 세도나를 둘러보는 일정은 이미 10개 그룹 예약이 완료됐다”고 말했다.
올해는 가족·친지 단위의 소규모 맞춤 여행이 눈에 띄게 늘었다.
아주투어 조 전무는 “이번 연휴에만 단독 가족투어가 7팀 이상 진행하고 있으며 숙소·식사를 업그레이드하고 일정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FIT(Fully Independent Travel) 수요가 많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춘추여행사 이 팀장 역시 “올해 추석 연휴 여행은 가족 단위 소규모 여행이 두드러졌다”고 전했다.
이런 여행 패턴 변화는 “비자 심사 강화로 여름방학에 한국행을 자제했던 유학생들이 추석 장기휴가에 맞춰 미국을 찾은 부모와 단기여행을 많이 떠난 영향”이라고 업계는 분석했다.
크루즈 여행도 올해 가장 큰 성장세를 보였다.
춘추여행사에 따르면 4박 5일 멕시코 엔세나다, 7박 8일 멕시코 리비에라 상품이 20팀 이상 예약되며 조기 마감됐고 삼호관광 역시 “멕시코 단기 크루즈 수요가 4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엘리트 투어도 “멕시코, 캐러비안 크루즈 등 가족과 함께 떠나는 크루즈 여행객이 많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을 모국 방문과 단풍관광 수요 급증까지 겹치면서 추석 황금연휴가 끝나는 중순 이후에도 모객 상황이 좋다”며 “이번 여행 특수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회복세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