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흥부 듀오'가 함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무대를 누빌 수 있을까. 드니 부앙가(31)가 손흥민(33, LAFC)의 뒤를 이어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한다.
LAFC는 7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LAFC 선수 두 명이 몸담고 있는 국가대표팀이 이미 내년에 열리는 FIFA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지었다. 그들의 '블랙 앤 골드' 팀 동료 중 최소 3명이 추가로 축구계의 가장 큰 무대에 함께하게 될 수 있다"라고 전했다.
LAFC는 "내년 여름 세계 최고의 축구 경기가 LA에서 시작된다. 손흥민과 한국 대표팀은 이미 본전 자격을 얻었다. 마티외 슈아니에르와 캐나다 대표팀도 미국, 멕시코와 함께 대회 개최국으로 본선에 나선다. 또 어떤 LAFC 선수들이 월드컵에 합류할 예정일까? 이는 다가오는 10월과 11월 A매치 기간에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가봉 대표팀에서 활약 중인 부앙가다. 가봉은 현재 아프리카 예선에서 F조 2위를 달리고 있다. 선두 코트디부아르와는 단 1점 차. 남은 두 경기에서 순위를 뒤집는 데 성공한다면 월드컵 직행에 성공하고, F조 2위로 조별리그를 마치면 대륙 간 플레이오프로 마지막 희망을 노리게 된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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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봉은 오는 10일 케냐에서 감비아와 맞붙은 뒤 14일엔 안방에서 부룬디를 상대한다. 둘 다 한 수 아래 팀으로 평가받는 만큼 승점 6점을 추가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특히 부앙가가 최근 엄청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6일 열린 애틀랜타전에서도 득점하며 시즌 24골로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와 함께 MLS 득점 1위로 올라섰다. 손흥민이 합류한 뒤 9경기에서 11골을 터트리며 펄펄 날고 있는 부앙가다.
관건은 코트디부아르의 경기 결과. 가봉이 1위로 올라서기 위해선 케냐나 세이셸이 코트디부아르의 발목을 잡아주길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 다만 세이셸은 8전 8패를 기록하고 있는 조 최약체이기 때문에 사실상 케냐전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만약 가봉이 부앙가와 함께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오른다면 새로운 역사가 된다. LAFC는 "가봉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적이 없다. 가봉은 부앙가와 또 다른 월드클래스 공격수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마르세유)와 함께 2026 월드컵에 출전할 수 있는 아프리카 팀(최소 9개)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기대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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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앙가 외에도 나탄 오르다스(엘살바도르)와 아드리안 위보우(인도네시아) 역시 월드컵의 꿈을 꾸고 있다. 엘살바도르는 북중미 최종 예선에서 파나마, 수리남, 과테말라와 순위 싸움을 펴치고 있다. 현재 순위는 수리남에 승점 1점 뒤진 조 2위.
이번에 치르는 파나마전과 과테말라전이 엘살바도르의 운명을 가를 수 있다. 엘살바도르는 10월 2연전을 안방에서 치른 뒤 다음달 수리남 원정 경기와 파나마 원정 경기를 소화한다. 조 1위를 차지하면 2026 월드컵에 직행하고, 2위로 마무리하면 대륙간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게 된다.
인도네시아도 역사상 첫 월드컵 본선 자력 진출을 꿈꾸고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는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와 함께 아시아 4차 예선 B조 일정에 속해 있다. 한 번씩 맞붙어 순위를 정해 1위 팀은 월드컵 본선 무대로 향하고, 2위는 A조 2위와 대륙간 플레이오프 진출 자격을 걸고 단판 승부를 치르게 된다.
위보워는 미국에서 나고 자란 미국인이지만, 아버지가 인도네시아 출신이다. 그는 지난달 인도네시아 대표팀으로 A매치 데뷔전을 치르면서 미국 대표팀 대신 인도네시아 대표팀 합류를 택했다. 이제 1938년 이후 인도네시아의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 힘을 보탤 예정인 위보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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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손흥민도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에 합류해 A매치 2연전을 소화할 예정이다. 한국은 오는 10일 브라질을 상대한 뒤 14일 파라과이와 맞붙는다. 두 경기 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이로 인해 손흥민과 부앙가 '흥부 듀오'는 잠시 해체하게 됐다. MLS는 대부분의 리그와 달리 A매치 브레이크 기간에도 리그 일정을 소화한다. LAFC는 최근 7경기에서 팀이 기록한 18골을 모두 책임지고 있는 두 명의 핵심 공격수 없이 9일 토론토전, 13일 오스틴전을 치러야 한다.
리그 최고의 듀오가 된 둘을 잃는 대형 변수를 맞닥뜨리게 된 LAFC. 여기에 오르다스와 슈아니에르도 A매치 차출로 자리를 비운다. 스티브 체룬돌로 감독은 "이제 두 경기가 힘든 경기가 될 거다. A매치에 나서는 4명의 선수를 잃게 된다. 우리에게 큰 상처"라며 "하지만 그 공백을 메우고, 이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줄 선수들도 많다"라고 언급했다.
손흥민과 부앙가는 마지막까지 제 역할을 하고 대표팀으로 향했다. LAFC는 열린 애틀랜타 유나이티드전에서 부앙가의 선제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비록 5경기 연속골은 무산됐지만, 손흥민도 풀타임을 소화하며 힘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