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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카라과, 北 당 창건행사에 최고위급 대표단 파견…"첫사례"

연합뉴스

2025.10.07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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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원장 등 7명…'韓대사관 폐쇄' 오르테가 정부, 북·중·러 밀착 행보
니카라과, 北 당 창건행사에 최고위급 대표단 파견…"첫사례"
선관위원장 등 7명…'韓대사관 폐쇄' 오르테가 정부, 북·중·러 밀착 행보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중미의 소국인 니카라과가 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 경축 행사에 대통령 측근이자 정부 기관 최고위급 인사를 단장으로 한 대표단을 파견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현지시간) 니카라과 현지 소식통과 관영언론을 통해 발표한 공식 성명을 보면 브렌다 로차 선거관리위원장은 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전날 국회·정부 대표단을 인솔하고 평양으로 향했다.
대표단에는 로차 위원장을 비롯해 루스 에스테르 가르시아 탈라베라 국회의원, 다를링 에르난데스 카스트로 청소년부 장관, 루시엔 게바라 아구에로 여성부 장관, 오스카르 페레스 오반도 청소년부 차관 겸 산디니스타청년운동 담당관이 포함됐다.
라미로 크루스 플로레스 주중 니카라과 대사와 모데스토 문귀아 마르티네스 주북한 니카라과 대사도 함께한다.
이중 로차 선관위원장은 다니엘 오르테가·로사리오 무리요 공동 대통령의 측근 중 한 명으로, 니카라과 독립이나 국가 또는 당 발전에 공을 세운 사람 등에게 국회 의결을 거쳐 부여하는 '국가 영웅' 칭호를 받은 정부 내 최고위급 인물이다.
니카라과는 세계 민주주의 국가 역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공동 대통령 제도를 최근 채택했다. 두 대통령은 부부다.
오르테가·무리요 정부가 북한 노동당 관련 행사 참석을 위해 정부 핵심 고위층 인사를 평양에 보내는 건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보인다.
니카라과는 북한과 1979년 8월 수교 후 1985년 오르테가 대통령 취임과 함께 상주 공관(대사관)을 개설했다가 1990년 우파 정부 출범을 계기로 1991년 대사관을 폐쇄하고 사실상 외교관계를 단절했다.
그러나 2007년 재집권해 장기 집권 중인 오르테가 대통령은 2023년에 북한과 상호 대사관 재개설에 합의한 데 이어 지난해 4월에는 한국 주재 대사관을 폐쇄하고 대사 임명을 철회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니카라과 정부가 북한의 크고 작은 행사에 축전을 보낸 적은 있지만, 본국에서 직접 고위급 대표단을 편성해 보낸 사례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북한의 경우 예컨대 2017년 최룡해 당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오르테가 대통령 취임식(4선)에 참석하거나 2008년 김태종 당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등이 니카라과 수도 마나과를 찾는 등 몇 차례 방문 외교를 펼친 것으로 확인된다.
니카라과 정부에 비판적인 매체인 라나시온은 "우리 대표단 파견은 첫 사례"라며 "주북한 대사관 개관으로 지난 8월 외교관이 현지의 대규모 행사에 참석한 게 전부였다"고 전했다.
베네수엘라·쿠바와 함께 중남미의 대표적인 '반미(反美) 3국'으로 꼽히는 니카라과는 최근 북한·중국·러시아·이란과의 연대 강화를 위해 부쩍 안간힘을 쓰고 있다.
러시아 정보요원을 교관으로 초빙해 경찰을 재훈련하기로 하거나, 2021년 대만과 단교하며 수교한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까지 체결한 게 그 사례다.
2021년 니카라과 대선에 출마해 오르테가 대통령에 맞섰던 후안 세바스티안 차모로 박사는 지난해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니카라과 정권은 이란, 러시아, 중국, 북한과 밀착하며 테러를 조장해 왔다"면서 "(대사관 폐쇄 같은) 니카라과 정부의 일방적 결정은 평양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제스처라는 게 분명하다"고 짚었다.
오르테가·무리요 니카라과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압박도 받고 있다.
미 국무부는 지난 6월 발표한 마약 통제 전략 보고서에서 니카라과에 대해 "만연한 인권 침해와 부패 속에 니카라과는 마약 밀매와의 전쟁에 협조적이지 않게 됐으며, 일상적인 정보 요청을 종종 무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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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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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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