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LA 팔리세이즈와 말리부 일대를 잿더미로 만든 대형 산불이 결국 한 남성의 방화로 시작된 인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연방 검찰은 9일 “플로리다주 멜버른에 거주하는 29세 남성이 새해 첫날 불을 지른 혐의로 체포됐다”고 밝혔다. 그는 ‘방화를 통한 재산 파괴’ 혐의로 기소됐으며, 유죄가 확정되면 최대 20년형을 받을 수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 남성은 1월 1일 자정 직후 LA 팰리세이즈 인근 스컬 록 트레일(Skull Rock Trail) 부근에서 불을 지른 뒤 자리를 떠났다. 당시 불길은 금세 꺼진 것으로 보였지만, 불씨가 땅속에서 남아 있다가 일주일 뒤 강풍을 타고 되살아나면서 ‘팰리세이즈 화재(Palisades Fire)’로 번졌다.
이 화재는 2만3,400에이커를 태우고 주택 6,800여 채를 전소시켰으며, 12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피해 규모는 약 750억 달러로,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재난 중 하나로 꼽힌다.
수사 결과, 피의자는 사건 당일 우버 운행 중이었고 승객들에게 “흥분하고 분노한 상태였다”는 인상을 남겼다. 마지막 손님을 내려준 뒤 팰리세이즈로 향했고, 등산로에 차를 세운 뒤 불을 붙인 것으로 조사됐다.
KTLA 캡쳐
당시 그는 불이 번지던 현장에서 불과 10여 미터 떨어진 곳에서 911에 신고 전화를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아이폰 위치 기록과 ChatGPT를 이용해 만든 ‘불타는 숲’ AI 이미지 등이 증거로 확보됐다.
검찰은 “한 사람의 무모한 행동이 엄청난 참사를 불러왔다”며 “수많은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정의가 실현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