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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항공 대란 조짐

Los Angeles

2025.10.08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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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뱅크 공항 관제탑 한때 텅 비어 ‘아찔’
FAA “전국 공항 운항 차질 우려” 경고
급여 못 받는 관제사들 대거 무급 휴직
뉴섬 “트럼프 셧다운 책임져야” 직격탄

원문은 LA타임스 10월8일자 “FAA warns of disruption” 기사입니다.

 
할리우드 버뱅크 공항의 항공관제탑에는 10월6일 한때 관제 인력이 전혀 없었다. [알렉스 호르바스 / LA타임스]

할리우드 버뱅크 공항의 항공관제탑에는 10월6일 한때 관제 인력이 전혀 없었다. [알렉스 호르바스 / LA타임스]

연방정부 셧다운이 시작된 지 일주일째인 10월7일, 할리우드 버뱅크 공항의 관제탑 인력이 일시적으로 비워지고 수십 편의 항공편이 지연되거나 취소된 뒤 비행기 이착륙이 재개됐다.
 
공항 대변인 마이크 크리스텐슨은 10월7일 오전 “이제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왔다”며 “출발과 도착 모두 장기 지연은 없다”고 밝혔다.
 
10월6일에는 항공교통관제 인력 부족으로 인해 미국 전역 여러 공항에서 항공편 지연이 발생했다. 대표적으로 뉴어크 리버티 국제공항(Newark Liberty International Airport), 덴버 국제공항(Denver International Airport), 라스베이거스의 해리 리드 국제공항(Harry Reid International Airport)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버뱅크 공항이 정상 운영을 재개했음에도 연방항공청(FAA)은 정부 셧다운으로 인한 인력 부족으로 앞으로 더 많은 공항에서 운항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0월7일 기준, FAA의 운영 계획은 “인력 부족(trigger)” 상태에 놓인 공항 목록을 확대했다.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Chicago O'Hare International Airport)과 내슈빌 국제공항(Nashville International Airport)이 관제탑 인력 부족을 겪고 있으며, 휴스턴의 두 주요 상업공항(윌리엄 P. 하비 공항과 조지 부시 인터콘티넨털 공항)도 운항 중단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셧다운 기간에도 항공교통관제사들은 무급으로 근무해야 하며, 셧다운이 끝날 때까지 임금을 소급해서 받지도 못한다. 교통부 장관 션 더피는 최근 며칠간 “병가를 내는 직원이 약간 증가했다”고 밝혔다.
 
“우리의 영공이 안전하지 않느냐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더피 장관은 10월6일 뉴어크 리버티 국제공항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만약 공역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우리는 즉시 운항을 중단할 것입니다. ... 우리는 지연시킬 겁니다.”
 
연방정부 셧다운이 시작된 지 거의 일주일이 경과했고, 수십만 명의 연방 공무원이 무급 휴직 중이거나 급여 없이 근무 중이다. 많은 기관의 운영도 중단되거나 축소된 상태다.
 
더피 장관은 항공관제사들이 아직 급여를 받지 못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지만, 워싱턴DC의 정치 교착 상태가 계속되면서 앞으로의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제 그들은 단지 영공의 안전이나 자신들이 수행해야 할 일만 생각하는 것이 아닙니다.” 더피는 말했다. “그들은 ’내 급여는 어떻게 될까?‘라고 걱정합니다. 그들의 급여는 내일로부터 일주일 후에 나와야 하는데, 지금 그들은 '모기지(주택 대출)는 어떻게 갚지? 자동차 할부는? 아이들 밥은 어떻게 사지?' 같은 생각을 하며 비행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닉 대니얼스 전미항공교통관제사협회(NATCA) 회장은 10월6일 더피 장관과 함께 뉴어크 공항을 방문해 셧다운 종료를 촉구했다.
 
그는 “이번 셧다운을 끝내야 FAA와 헌신적인 항공안전 전문가들이 이 혼란을 뒤로하고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FAA는 항공관제 인력 확충과 시스템 현대화를 가속화하려 노력해왔다고 덧붙였다.
 
“이 두 가지 과제는 이미 너무 늦었으며, 지금 즉시 전념해야 합니다. 우리는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할 여유가 없습니다.”
 
가장 최근 정부 셧다운으로 인한 항공편 대규모 차질은 2019년 1월이었다.
 
2018년 12월 시작된 당시 셧다운 35일째에, FAA는 많은 관제사가 병가를 내자 뉴욕 라가디아 공항(LaGuardia Airport)으로의 항공편 착륙을 일시 중단했다.
 
이 조치는 82분 만에 해제됐지만 정치권의 압박을 크게 높였고, 몇 시간 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셧다운을 일시적으로 종료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FAA에 따르면 10월6일 버뱅크 공항에서는 인력 부족과 활주로 공사로 인해 오후 5시경 출발 항공편이 평균 2시간 31분 지연됐고, 최장 지연은 3시간 55분에 달했다.
 
크리스텐슨 대변인은 오후 4시 이후 총 56편의 항공편이 지연되고 12편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FAA 대변인 크리스틴 올솝은 “이번 지연의 주요 원인은 인력 부족”이라고 설명했다.
 
관제탑 인력이 비워져 있었지만, FAA 산하의 남가주 TRACON(Southern California TRACON)이 해당 공역의 항공관제를 담당했다고 덧붙였다. 이 기관은 샌디에이고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남가주 수십 개 공항의 항공 흐름을 감시하는 레이더 시스템을 운영한다.
 
도널드 루이스 전 밴나이스 공항(Van Nuys Airport) 관제사는 10월7일 LAist 라디오 프로그램 'AirTalk'에 출연해 “작은 공항은 하루 전체 인원이 9~15명 정도”라고 말했다. “LAX처럼 큰 공항은 그 두세 배 이상일 수 있습니다.”
 
그는 “만약 LAX에서 10명의 관제사가 오늘 근무를 빠진다면 즉시 지연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며 “모든 인력이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번 인력난의 책임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렸다. 그는 10월6일 X(옛 트위터)에 “고마워요, @realDonaldTrump! 오늘 오후 4시 15분부터 10시까지 버뱅크 공항에는 항공관제사가 한 명도 없습니다. 당신의 정부 셧다운 덕분이죠.”라고 올렸다.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관제탑 인력 부족 사태가 발생해 몇 시간 동안 관제 인력없이 운영됐던 할리우드 버뱅크 공항이 정상 운영을 재개한 10월7일 여행객들이 비행기에 탑승하고 있다. [로이터]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관제탑 인력 부족 사태가 발생해 몇 시간 동안 관제 인력없이 운영됐던 할리우드 버뱅크 공항이 정상 운영을 재개한 10월7일 여행객들이 비행기에 탑승하고 있다. [로이터]

 
전미항공교통관제사협회(NATCA)는 이번 버뱅크 공항 사태를 “전국적인 항공안전 인력 부족 속에서 우리의 항공 시스템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밝혔다.
 
성명에서 NATCA는 “관제 인력 부족이 시스템을 취약하게 만든다는 점을 우리는 지속적으로 경고해왔다”며 “이번 사태는 인력 교육과 채용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긴급한 필요성을 다시 보여준다”고 말했다.
 
현재 약 1만1000명의 항공관제사들이 셧다운 기간에도 무급으로 근무 중이며, 이 중 다수는 주 6일, 하루 10시간씩 일하고 있다고 NATCA는 밝혔다.
 
이 단체는 FAA와 협력해 여행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있으며, 항공관제 인력 충원 확대를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제프리 프라이스 덴버 메트로폴리탄 주립대학교 항공학 교수는 “정부 셧다운으로 인한 인력 부족과 집중력 저하가 항공 안전과 보안 모두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TSA 검색요원들 또한 결근률이 증가하고, 인력 부족으로 일부 보안 검색대가 폐쇄될 가능성도 있다”며 “셧다운이 길어질수록 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며, 항공 산업의 안전성과 보안은 더욱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글=제니 자비, 클라라 하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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