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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안 주면 관세 올릴라…트럼프 압박에 노르웨이 긴장

중앙일보

2025.10.09 15:42 2025.10.0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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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HAP PHOTO-1736〉 US President Donald Trump speaks as he meets with Finnish President Alexander Stubb in the Oval Office of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DC, on October 9, 2025. (Photo by Jim WATSON / AFP)/2025-10-10 05:32:08/ 〈저작권자 ⓒ 1980-2025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노벨평화상 수상 의지를 보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노벨위원회를 압박했다. 오바마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 자신은 "8개의 전쟁을 멈췄다"고 강조했다.

수상자 발표를 하루 앞둔 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으로부터 노벨평화상 관련 질문을 받고 "역사상 누구도 9개월 만에 8개의 전쟁을 해결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간 이스라엘-이란, 파키스탄-인도 등 7개의 전쟁을 끝냈다고 말해왔는데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가자지구 휴전 합의까지 합쳐 "8개"라고 말한 것이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를 향해 "좋은 대통령이 아니었다"며 "우리나라를 망치는 것 외에 아무것도 안 했는데 (노벨상 위원회는) 상을 줬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대선 유세에선 "내 이름이 오바마였으면 대통령 취임 10초 만에 노벨상 받았을 것"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후 10일 만에 노벨평화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었다. 지난 2009년 1월 20일 취임하고 그해 10월에 '세계 핵확산 방지 및 평화 노력'을 인정받아 수상자로 결정됐다. 당시 노벨위원회는 공식 성명에서 '비핵화에 대한 오바마의 비전과 성과'를 높게 평가했다고 밝혔다.

2025년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이들이 수상자를 결정한다. 가장 오른쪽이 요르겐 바트네 프리드네스 위원장. 노벨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 마감은 매년 1월 31일이다. 각국 정상이나 의회, 국제기구 등에서 추천 권한이 있으며 올해는 자국 하원의원 추천으로 트럼프 역시 후보자 명단에 들어 있다. 트럼프 자녀들이 "아버지가 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면 이를 SNS 친구들에게 알려 달라"고 요청하고, 백악관 SNS에는 '평화 대통령'이라고 적힌 게시물이 올라오는 등 트럼프 측에선 수상 욕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의 발언은 노벨위원회가 있는 노르웨이까지 긴장시키고 있다. 현재 미국과 관세협상 중인 노르웨이 입장에서 트럼프 수상이 불발되면 경제·외교적 손해로 이어질까 우려하는 상황이다. 에스펜 바르트 에이데 노르웨이 외무장관은 최근 "정부가 노벨상 결정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역대 미국 대통령 중 노벨평화상을 받은 이는 4명이다. 재임 시절 수상으로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노벨위원회 측은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올해 수상자가 지난 6일 이미 결정됐다고 밝혔다. 발표는 한국 시간으로 10일 오후 6시에 나온다.



김철웅([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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