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나니 사람이 달라졌다. 라스무스 호일룬(22)이 SSC 나폴리에 이어 덴마크 축구대표팀에서도 펄펄 날았다.
덴마크는 10일(한국시간) 헝가리 절러에게르세에 위치한 ZTE 아레나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유럽예선 조별리그 C조 3차전에서 벨라루스를 6-0으로 무너뜨렸다.
이번 경기는 벨라루스의 홈 경기였다. 그러나 벨라루스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지원한 이유로 유럽축구연맹(UEFA)으로부터 제재를 받았기 때문에 중립 구역에서 무관중으로 진행됐다.
경기 결과는 덴마크의 대승. 이로써 덴마크는 2승 1무, 승점 7로 조 1위를 기록하며 월드컵 본선 진출에 한 발 더 가까워졌다. 조 1위 스코틀랜드와 승점은 같지만, 골득실에서 앞섰다. 이번 월드컵 유럽 예선은 12개 조의 각 1위가 본선에 직행하고, 각 조 2위에 오른 12개 팀과 각 조 3위 중 UEFA 네이션스리그 성적 상위 4개 팀이 4개 조로 편성돼 마지막 티켓 4장의 주인공을 가린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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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의 주인공은 단연 호일룬이었다. 그는 전반 19분과 전반 45분 연속골을 터트렸고, 전반 추가시간엔 맨유에서 함께했던 파트리크 도르구의 추가골을 어시스트했다. 혼자서 2골 1도움을 올린 호일룬은 경기 최우수 선수(POTM)으로 선정됐다.
맨유를 떠나 180도 달라진 호일룬이다. 그는 2023년 여름 아탈란타를 떠나 맨유에 합류했다. 당시 이적료는 무려 8500만 파운드(약 1606억 원)에 달했다.
그러나 호일룬은 맨유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데뷔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16골 2도움을 올렸지만, 경기력은 기대 이하였다. 그는 지난 시즌에도 50골 10도움으로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긴 했으나 무딘 결정력과 적은 영향력으로 엄청난 비판을 받았고, 팀을 떠나야만 했다.
맨유에서 최악의 공격수로 낙인 찍힌 호일룬은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쫓겨나다시피했다. 그는 공개적으로 맨유에 남아 경쟁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후벵 아모림 감독은 그를 내치고 베냐민 세슈코를 영입했다. 자리를 잃은 호일룬도 완전 이적 조건이 포함된 나폴리 임대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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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에 A로 돌아간 호일룬은 나폴리 유니폼을 입고 6경기 4골을 기록 중이다. 지난 시즌 맨유에서 남긴 프리미어리그 득점 기록(34경기 4골)을 따라잡은 것. 그는 로멜루 루카쿠의 부상 공백을 잘 메워주면서 안토니오 콘테 감독을 미소짓게 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시즌 초반 맨유와 나폴리의 희비는 엇갈리고 있다. 맨유는 세슈코가 단 한 골을 넣은 가운데 프리미어리그 10위에 올라 있고, 아모림 감독은 끊임없는 경질설에 시달리고 있다. 반면 나폴리는 호일룬과 함께 세리에 A 1위를 달리는 중이다.
덴마크 대표팀에서도 맹활약을 펼친 호일룬. 그는 부활의 이유를 묻자 "좋은 팀에 합류한 것 말고는 특별히 달라진 건 없다. 많은 경기에 출전했고, 잘 되고 있다. 몸 상태도 좋고, 스스로 날카롭다고 느낀다. 여름 휴식기 동안 다가오는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경기장 밖에서 열심히 노력했다"라고 답했다.
브라이언 리머 덴마크 감독은 조금 더 직설적으로 얘기했다. 그는 "호일룬은 논의할 여지 없이 잉글랜드와 이탈리아 두 리그 모두에서 능력을 갖추고 있다"라며 "호일룬은 지금 잘 돌아가는 팀에 있다. 주변에 다른 사람을 위해 좋은 일을 한다는 자부심을 가진 선수들이 있다. 이 사실이 패스가 필요한 호일룬 같은 공격수의 결과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그게 어느 리그에서 뛰느냐보다 더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