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구단 단장 '홍콩 반중시위 지지' 발언 이후 中서 첫 경기
글로벌타임스 "2019년 사건서 교훈 얻고 사태 재발 피해야" 경고
美NBA '홍콩 갈등' 6년만에 마카오 시범경기로 中 복귀 시험대
2019년 구단 단장 '홍콩 반중시위 지지' 발언 이후 中서 첫 경기
글로벌타임스 "2019년 사건서 교훈 얻고 사태 재발 피해야" 경고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미국 프로농구(NBA)가 마카오에서 두차례 시범경기를 치르며 2019년 '홍콩 반중시위 갈등' 이후 6년 만에 중국 시장 복귀를 시도한다.
중국 관영매체는 전문가를 인용해 이번 경기는 '시험' 성격이며 '2019년 사태'의 재발은 피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10일 로이터와 블룸버그 통신, 영국 BBC방송,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브루클린 네츠와 피닉스 선스는 마카오의 베네시안 아레나에서 10일과 12일 두차례 시범경기를 치른다.
NBA 시범경기가 중국 땅에서 열리는 것은 2019년 10월 상하이에서 개최된 로스앤젤레스(LA) 레이커스와 브루클린의 경기 이후 6년 만이다.
중국과 NBA는 홍콩의 반중국 시위가 한창이던 2019년 10월 대릴 모리 당시 휴스턴 로키츠 단장이 홍콩 시위대에 지지 의사를 밝힌 것을 계기로 갈등을 겪어왔다.
모리 전 단장의 발언을 두고 애덤 실버 NBA 커미셔너가 모리 단장의 '표현의 자유'를 지지한다며 사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자 중국 팬들은 거세게 반발했고 여러 중국 기업이 리그와 휴스턴 구단 후원 계약을 철회하는 등 파문이 커졌다.
이 일로 중국 내 NBA 중계도 2년 가까이 중단됐으며 약 20년 전부터 정기적으로 중국에서 개최해오던 프리시즌 시범경기도 6년간 열리지 못했다.
NBA는 미국 카지노 업체 라스베이거스 샌즈의 자회사인 샌즈 차이나와 다년 계약을 하고 향후 5년간 매년 두차례 프리시즌 경기를 마카오에서 열기로 했다.
NBA는 또한 중국 거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와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기술 관련 파트너십을 맺고 중국 내 NBA 팬들을 위한 AI 모델과 개발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번 시범경기는 무역갈등 등 미중 간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에도 핵심 시장인 중국에 재진입하려는 NBA의 노력을 반영한다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중국에서는 2002년 자국 선수 야오밍이 NBA에 진출하며 농구 인기가 급증해 2019년 기준으로 농구팬이 3억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NBA는 2008년 이후 중국에서만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해 사업 규모가 50억달러로 불어났으나 홍콩 시위 관련 갈등으로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
중국 스포츠산업 전문가인 마크 드레이어는 로이터통신에 중국 본토가 아닌 마카오에서 시범경기를 다시 시작하는 것이 "중국 시장으로의 부드러운 재진입이라는 점에서 매우 영리하다"고 말했다.
중국 팬들은 6년 만에 중국 땅에서 열리는 NBA 경기에 기대감을 표했다.
이번 두 차례 시범경기 모두 몇시간 만에 입장권이 매진됐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광둥성에서 사업을 하는 에이든 간(43) 씨는 친구 두 명과 이번 시범경기를 보러 며칠 전에 마카오로 왔다.
두차례 경기 입장권 구입에 수천위안을 쓰고 숙박비로 6천위안을 지출했다는 그는 티켓과 호텔 가격이 "비싸기는 하지만 재밌을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수십년간 NBA를 봐왔다"고 SCMP에 말했다.
이번 시범 경기에 앞서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와 스테픈 커리(골든스테이트). 니콜라 요키치(덴버 너기츠) 등 스타 선수들의 중국 방문도 이어졌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후원사 홍보를 위해 지난달 중국을 찾은 제임스와의 인터뷰 내용을 '농구는 서로를 연결하는 다리'라는 제목으로 지난달 10일 지면에 싣기도 했다.
하지만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타임스는 NBA가 2019년 사태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전날 농구해설자 푸정하오를 인용해 NBA가 모리 전 단장의 사건에서 "교훈을 얻어 2019년 사태의 재발을 피해야 한다. 마카오 경기는 NBA의 중국 복귀를 위한 시험대에 불과하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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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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