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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中'희토류 공격' 맞대응…"APEC서 시진핑 만날 이유 없다"

중앙일보

2025.10.10 08:56 2025.10.10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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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통보와 관련 “전 세계를 인질(captive)로 잡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며 “중국에서 들어오는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상하겠다”며 맞대응 방침을 내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달 말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6년 만에 대면할 계획에 대해서도 “이제 그럴 이유가 없어 보인다”며 정상회담을 하지 않을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中이 거짓말 한다는 내 생각 옳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중국은 전 세계 각국에 서한을 보내 희토류와 관련한 모든 생산 요소와 중국에서 제조되지 않더라도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가할 뜻을 전달하고 있다”며 “이는 본질적으로 시장을 막고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 특히 중국의 삶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양자 회담을 마친뒤 자리에서 떠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그는 이어 “중국은 자석(희토류로 생산)과 그들이 독점적 지위로 어느 정도 축적해온 다른 요소들로 전 세계를 인질로 잡는 것을 계획해왔던 것 같다”며 “나는 항상 그들이 거짓말 한다고 느꼈고 이제 내 생각이 옳았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지난 9일 중국이 발표한 희토류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에 대한 강력한 맞대응을 시사한 말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중국보다 훨씬 더 강력하고 광범위한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그렇게 할 이유도 없었을 뿐”이라며 미국의 독점적 지위를 활용해 희토류 수출을 막은 중국에 대한 대응 조치를 하겠다고 했다.
김주원 기자



“APEC서 시진핑과 만날 이유 없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이제 시 주석고 만날 이유가 없어졌다”며 이달말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예정됐던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하지 않을 가능성도 시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국빈식당에서 열린 안티파 관련 원탁회의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건네준 메모를 읽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는 “오늘은 3000년 동안의 침략과 전쟁을 끝내고 중동에 평화가 찾아온 날이라는 점에서 중국의 편지를 부적절했다”며 “미국 대통령으로서 중국이 적대적인 명령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재정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계산하고 있는 정책 중 하나는 미국으로 들어오는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상하는 것이고, 그 외의 다른 대응책도 진지하게 검토되고 있다”며 “고통스러울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미국을 위해 매우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무역 전쟁 재점화? 협상력 높이려는 수단?


중국은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릴 예정이던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을 향한 압박 수위를 지속적으로 높여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월터 리드 국립군의료원으로 향하는 길에 지난 1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 있는 마린 원으로 걸어가면서 손짓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은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하며 농업 인구의 지지를 받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한 데 이어, 지난 9일엔 희토류 합금 수출 통제 강화 방침을 발표하며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에 정면 대응했고, 10일엔 미국무역대표부(USTR)의 중국 선박에 대한 입항료 부과에 대한 보복 차원으로 미국 선박에 대한 입항료 맞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과 중국의 일련의 조치들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측이 협상 ‘지렛대’를 쌓아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현지시간) “미중 정상의 대면 회담을 앞두고 중국이 영향력을 더욱 키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일각에선 이러한 기류와 관련 정상회담을 앞둔 양국 정상의 단순한 ‘기 싸움’을 넘어 그간 소강 상태였던 미·중 무역 전쟁이 재점화할 계기가 될 거란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의 입장에서도 미·중 정상회담이 불발될 경우 APEC을 외교적 돌파구로 활용하려던 구상에 차질을 빚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강태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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