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한용섭 기자] 부자 구단 LA 다저스가 두터운 뎁스의 장점을 누리며 월드시리즈 2연패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1032억 FA 마무리 태너 스캇은 부진과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일본에서 건너온 괴물 투수 사사키 로키(23)가 선발에서 불펜으로 보직을 바꿔 ‘철벽 마무리’로 재탄생했다.
사사키는 포스트시즌에서 4경기 등판해 2세이브를 거두며 5⅓이닝 무실점 평균자책점 ‘0’다. 안타는 단 1개 맞았고, 삼진은 5개를 잡아냈다. 볼넷은 하나도 없다. 무결점 피칭이다.
사사키의 압권은 지난 10일 디비전시리즈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4차전이었다. 1-1 동점인 8회 마운드에 오른 사사키는 중심타선 카일 슈와버, 브라이스 하퍼, 알렉 봄을 공 8개로 삼자범퇴로 끝냈다. 9회 불펜으로는 처음 멀티 이닝에 나섰고, J.T. 리얼무토를 100.2마일(약 161.3km) 강속구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며 삼자범퇴로 마쳤다. 연장 10회도 등판한 사사키는 세 타자를 가볍게 처리했다. 3이닝 36구 퍼펙트 피칭으로 홈팬들을 열광시켰다.
LA 지역 매체 ‘다저네이션’은 “사사키의 활약을 믿을 수 없다”며 ‘Damon(악마)’라고 칭찬했다. 'USA 투데이'의 밥 나이팅게일 기자는 "다저스에는 철벽 클로저가 있다"고 극찬했다.
[사진] 사사키 로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사키의 활약으로 스캇의 부진은 묻히고 있다. 다저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FA 마무리 태너 스캇을 4년 7200만 달러(약 1032억원) 계약으로 영입했다. 스캇은 지난해 시즌 도중 마이애미에서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됐고, 두 팀에서 뛰며 72경기 9승 6패 22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1.75를 기록했다. 지난해 샌디에이고에서 포스트시즌 5경기 등판해 4⅓이닝 2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 평균자책점 0으로 맹활약했다.
그러나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올해 정규시즌 61경기 1승 4패 23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점 4.74로 부진했다. 블론 세이브가 10개였다. 스캇은 와일드카드 시리즈와 디비전 시리즈에서 단 1경기도 등판하지 못했다.
다저스는 불안한 불펜을 해결하기 위해 에밋 시한, 클레이튼 커쇼 등 선발을 불펜으로 투입했고, 알렉 베시아, 블레이크 트라이넨, 사사키 로키가 필승조 임무를 맡았다.
[사진] 태너 스캇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디비전시리즈 4차전을 앞두고 가진 스캇을 로스터에서 제외시켰다. 로버츠 감독은 “스캇이 하체 종기 제거 수술을 받았다”고 전했다. 부진한데다 몸에 이상도 생겼다.
다저스는 스캇을 제외하고 투수 저스틴 로블레스키를 로스터에 올렸다. 스캇은 챔피언시리즈 로스터에 포함될 수 없다. 브랜든 곰스 단장은 “다저스가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면 스캇이 다시 출전하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사사키는 지난 겨울 지바 롯데 마린스의 포스팅 허가로 미국 진출에 도전했고, LA 다저스와 계약금 650만 달러(약 93억원)에 계약했다. 23세인 사사키는 만 25세가 지나지 않아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어야 했다. 대박 계약을 하지 못하는 처지였지만, ML 꿈을 하루라도 빨리 이루고 싶어했다. 사사키의 올해 연봉은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 76만 달러(약 11억원)다.
사사키의 정규 시즌에서는 어깨 부상으로 10경기 1승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4.46으로 부진했지만, 포스트시즌에서 마무리를 맡아 대반전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