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연휴에 백화점은 웃고 대형마트는 울었다. 최장 10일간의 긴 연휴와 쌀쌀하고 궂은 날씨가 희비를 갈랐다.
12일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에 따르면 지난 3~9일 추석연휴 기간 일평균 매출은 지난해 연휴(9월 14∼18일)보다 크게 늘었다. 롯데백화점은 35%, 신세계백화점 25.5%, 현대백화점 25.2% 각각 증가했다. 백화점 3사의 일평균 방문객 수도 25% 이상 늘었다. 특히 패션 부문 일평균 매출이 현대백화점 50%, 신세계백화점 46.5%, 롯데백화점 35% 순으로 크게 증가했다.
업계는 긴 연휴와 날씨의 영향으로 ‘백캉스(백화점+바캉스)’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윤년이 낀 올해 추석이 지난해보다 19일 늦어지면서 서울의 최저 평균기온은 9도가량 낮았고, 연휴 대부분 비가 내렸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에서 시간을 보내는 고객이 증가했고, 쌀쌀해진 날씨로 아우터(겉옷) 등 의류 매출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9일부터 무비자로 입국하고 있는 ‘유커(游客·중국인 단체 관광객) 효과’도 컸다. 롯데백화점의 1~9일 외국인 고객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40% 증가했으며, 본점의 중국인 고객 매출은 45% 급증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본점 9층 K패션 전문관 ‘키네틱 그라운드’의 외국인 고객 비중은 50% 수준에서 연휴 기간 80%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반면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올 추석연휴 일평균 매출은 지난해보다 약 5% 감소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추석 매출은 원래 명절 상차림 수요가 몰리는 연휴 전날이 정점”이라면서도 “올해는 추석 당일(6일) 이후에도 긴 연휴가 이어지며 해외여행과 나들이 수요가 분산된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유통업계는 추석 연휴가 끝난 뒤 소비 심리를 공략하는 행사에 돌입했다. 명절 기간 받은 상여금·용돈을 쓰려고 하거나 명절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소비자들을 겨냥했다.
대형마트는 생필품과 완구 위주로 할인 행사를 연다. 이마트는 15일까지 2~3인분 광어·연어 모둠회를 2만9980원에 판매하는 등 먹거리를 할인한다. 롯데마트 토이저러스는 12일까지 완구, 전자 게임 등 2000여 종을 최대 40% 할인 판매한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명절이 포함된 달은 어린이날과 크리스마스를 제외하고 완구 매출이 가장 높다.
백화점은 가을·겨울 옷 쇼핑 수요를 공략한다. 현대백화점은 판교·목동·중동점에서 캐시미어, 울 등 가을·겨울 의류 할인 행사를 연다. 롯데백화점은 이달 19일까지 ‘웨딩페어’ 행사를 통해 롯데웨딩멤버스 고객을 대상으로 맞춤 정장을 할인 판매한다.